지난주 목요일, 오랫동안 공들인 나의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담 작가님의 글과 나의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책이다. 호주에 거주 중이라 아직 실물을 손에 들지는 못했지만, 한국 여기저기로 책이 배송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치 내가 낳은 아이가 세상에 나가 혼자 힘으로 잘 자라고 있는 것만 같다.
사실, 북디자인을 마친 뒤에도 한 가지 걱정이 남아 있었다. 책이 인쇄되어 출판사 건율원으로 도착하기까지, 특정 디자인 요소의 인쇄 상태가 제대로 나올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책이 배송된 직후, 가장 먼저 그 부분을 확인했고, 결과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럼 됐네."라며 스스로 안심할 수 있었다. 이제는 책이 스스로의 길을 잘 걸어갈 것이라 믿는다. 나의 손을 떠난 순간에도 여전히 그것을 지켜보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는 그 책이 잘 자라리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도 완전히 손을 놓을 수는 없었다. 책이 세상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나도 조용히 내 마음을 담아 몇 가지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교보문고 입고를 위한 책 소개 이미지 작업이었다. 빠른 입고와 홍보를 위해 하루 종일 이런저런 디자인을 다듬으며 정성을 쏟았다. 추가적으로 다듬고 싶은 부분이나, 독자들이 처음 이 책을 마주할 때 받을 인상을 고려해 작업을 이어갔다. 새로운 책이 세상에 나와 독자들과 연결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작업했던 시간들과 그 안에 담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내가 선택한 나만의 마케팅 방법은 홈페이지 제작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개인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작업을 이어갈수록 점점 책의 홍보로 방향이 바뀌어갔다.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홈페이지는 나만의 작품을 나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내가 일러스트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와 책 속에 담긴 의미, 그리고 그것이 독자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매일 새로운 요소를 더하며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 (현재 메인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지만 임시오픈 중)
특히 이 홈페이지는 '근아' 작가로서의 나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독자들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작업의 배경과 과정을 이해하며, 작품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를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이 공간이 독자들과 나를 더욱 긴밀하게 이어주는 연결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하나하나의 구성 요소를 신중히 설계하고 있다.
한 장의 이미지를 선택하고, 한 문장의 표현을 다듬는 과정은 책을 만들 때와 다를 바 없이 많은 고민과 노력을 요구했다.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이 과정은 내 창작 여정을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했다.
책이라는 결과물이 세상에 나와 혼자서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에도, 나는 여전히 그것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홈페이지 제작은 내가 창작자로서 걸어온 길을 되새기고, 그 길 위에 새로운 다리를 놓아 독자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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