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근아 Feb 06. 2024

 로고의 탄생! 소오르름~~

2024년 2월 3일 토요일


“로고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애타게 나의 로고가 마무리되기만을 기다리는 분들께 나는 미팅 5분 전에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로고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가 더 소중하고 더 가치 있게 보이니, 옛 것은 눈에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심지어 나의 사랑을 못 받으니, 스스로 자기 생명력을 잃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하기에 나는 옛 것을 과감히 버려야 했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했다.


로고의 일부




 2024년 2월 4일 일요일 오후


“소름 ~ 부활했어요!!”


버려진 첫 번째 로고는 자체 생명력을 만들어 다시 나를 찾아왔다. 누군가의 글에 내가 댓글을 달면서, 나는 소름이 돋았다. 내가 댓글에 사용했던 말이 나의 옛 로고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식겁했다. 다시 옛 로고를 찾아와야 했다. 다시 나의 것으로 가져와야 했다. 


왜 첫 번째 로고는 다시 나를 찾아왔을 까. 일요일 오후 내내 나는 멍하니 있었다.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 미스터리를 먼저 풀어야 했다. 아무 일도 진행시킬 수 없었다. 뭘까. 뭘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2024년 2월 5일 월요일 새벽


기어코, 그 미스터리는 나에게 잠도 허락하지 않았다. 나를 2시에 깨워서는 재워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로고가 나에게 말하는 듯했다. 


자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자기가 왜 필요한지, 

자기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3시간 동안 나를 설득했고, 

나는 설득당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노트에 스케치하여 기록해 놨다.


나의 로고야!

너는 보이는 것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었구나. 

내가 널 버려서 미안. 그리고 다시 나에게 돌아와 줘서 고마워. 


그렇게 버려졌던 로고는 더 화려하게 부활하였다.


나는 지금, 호주의 해가 떠오르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지금, 한국의 해가 떠오르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의 동료(?)들에게 부활한 로고의 소식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설렌다. 

호주시간 새벽 5:37분




2월 5일 월요일 오후


애덤에게 필요한 건 '피드백'이었다. 피드백을 얻을수록 애덤은 더욱 창의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사람들과 만나 어떤 마법을 이루게 될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타인'을 발견하기 전과 후, 두 개의 시기로 나눌 수 있다. 
- 팀 페리스 (주1) -


나에게 필요한 것도 피드백이다. 내 아이디어가 실제로 제품으로 생산이 가능한 건지,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고, 전문적인 시선이 필요했다. 실제로, 피드백을 받으며 나오는 또 다른 아이디어는 더욱더 창의적인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나의 아이디어는 그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하고 구체화되며 내 눈앞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가끔은 또 다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자신의 짝꿍을 요구하듯, 시리즈가 생겨나고, 응용버전이 생겨난다.


이런 일을 나 혼자였다면 할 수 있었을까. 아니 못한다. 그래서 나의 꿈은 항상 작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만 해낼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에, 나의 꿈은 항상 작았다. 


하지만, 나는 요즘 큰 꿈을 꾼다. 

일부러 꿈을 크게 갖는 편이다. 


소로가 말해줬다.

말하라.

그러면 말한 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루어진 사실을 표현하라. (주2)

내가 내 입 밖으로 내뱉으면 약속이 되기에 

나는 그 말이 거짓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

그 꿈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내 꿈이 나를 다시 이끌고, 

그 꿈이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준다. 

그러면, 

나는 나의 꿈과 길동무가 되는 것이다. 


꿈과 같이 걸어가는 기분. 

진짜 소오르름~~~!!!  

짜릿짜릿하다.






예전에 써놓은 글이 생각났다. 그 글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해야겠다.



난 요즘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안다. 아기 백조를 도와준다. 날 수 있도록 말이다. 내가 열심히 함에 그들이 신이 나고, 그들이 즐거워하니 내가 더 성실해진다. 


나는 그들의 응원과 칭찬을 나의 에너지로 삼아, 힘찬 날갯짓을 해서 날아오르고, 내 날개를 펼치면, 나의 날개가 거대하고 튼튼해져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들을 그냥 믿는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내 날개는 이렇게 화려하고, 가끔은 변신도 할 수 있다고 자랑하면서, 그동안의 고마움에 보답하듯 나의 현란한 날갯짓을 보여줄 것이다. 






(주1)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 팀 페리스, ORNADO, 2017

(주2) 소로의 일기 / 헨리 데이브드 소로, 갈라파고스, 201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