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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아 Dec 17. 2023

유치원에서 온 별풍선
- 동시집

정근아 동시집 / 동씨 받아쓰기 100 / 글, 그림, 북디자인

2018년 6월에 출간되었던 저의 동시집입니다. 

브런치에서는 [유치원에서 온 별풍선]이란 제목으로 살짝 바꿔서 연재합니다. 

매주 일요일, 3편의 동시와 1편의 일러스트를 골라 브런치북으로 다시 연재합니다. 


동시집 커버디자인 by 정근아












 










작가의 말 (2018)


처음 말을 배우고 세상을 배워 가는 네 살 아들의 '일상의 말과 상상의 말'을 동시의 씨앗으로 받아씁니다. 




아들이 말을 전혀 하지 못하던 돌쟁이 아기 시절부터, 아침의 시작은 항상 창가 옆 식탁이었다. 아들은 우유를 마시고 난 커피를 마시며, 우리 둘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함께 시작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날씨 이야기

매일매일 새로운 하늘 이야기

빨강 파랑 노랑 자동차 이야기  

슈크림빵 파는 커피가게 이야기

아들이 사랑하는 가족 이야기 


그러하기를 몇년, 언제부턴가 아들은 나보다 먼저 그 일상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했다. 조그마한 입으로 종알대는데, 나의 하루가 시끄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말들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메모지에, 거실에 놓은 딸의 노트에, 스마폰 안의 일기장에 일단 재빨리 받아 적어 놓기로 했다. 밝고 웃음이 넘치는 아들의 일상과 추억을, 일기로 기록하는 대신, 나는 아들의 말을 받아쓰기로 한 것이다. 네 살 아들의 마음, 생각, 상상이 더 오랫동안, 구체적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아들의 말이 50여개 모였을 때쯤, 나는 그 모든 말들이 온통 동시의 씨앗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순수한 동심이 가득 담긴 말들에 시적인 요소를 더하여 동시로 바꾸는 작업을 하면서, 건호와의 대화가 하나하나 더 소중해졌다. 매일매일 기록할 말들이 더 많아졌고, 하루하루가 더 행복해졌다. 매일 어떤 말을 해줄까 기대했고, 나는 아들의 말에 더 집중했다. 아들이 천사의 말을 해주는 것 같았다. 나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줬다. 




1년 사이 약 300개의 동씨를 받아썼으니 1일 1동씨를 심은 셈이다. 하루하루 쌓인 동씨와 동시를 다시 읽다 보면 아들이 1년이 보인다. 1년 동안 동씨도 자라고 아들도 함께 자랐다. 그중에 잘 자란 동시 100편을 먼저 선보인다. 


지금은 다섯 살이 된 아들은 이제  네 살의 아기 말은 이제 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시로 받아 적을 네 살의 말이 없어져서 가끔은 아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가면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지금 나에게 이러한 시간이 주어졌음에 감사한다. 


2018년 봄. 정근아 










누나가 잔다


잠든 누나 발을 간질간질

누나 발이 움직인다

또다시 간질간질

누나 발이 도망간다

왜 도망가지? 











나는 나


나는 '니'가 아니에요

나는 건호예요

















꿈속에서 만나


엄마~ 꿈속으로 들어가서 자요

이불속으로 꿈이 들어가서 자요

이불속에서 꿈이랑 잘래요 

엄마 꿈속에서 잘래요














안녕하세요. 근아입니다.

다음 주 일요일, <유치원에서 받아 온 별풍선> 발행됩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메이페이퍼]들입니다.

화 / 금 - <나의 삶에는 동화가 있다> 연재

수 / 토 - <나는 호주에서 5살이다> 연재

목 - <정근아 우화집(가제)> 연재예정

일 - <유치원에서 받아 온 별풍선 > 동시 연재


매달 12일 <메이페이퍼의 브런치 성장일지> 매거진 발행

<메이페이퍼의 영어버전> 매거진 발행 (12월 25일 월요일 예정)


Copyright 2023. 정근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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