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꿈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 지난가을, 두 개의 꿈을 이루었다.
- 영국에 가서 일러스트 작가 만나는 것.
- 책의 표지디자인에 나의 그림을 담는 것.
그리고 흥미롭게도, 그 꿈들을 이루는 과정은 거의 완벽하게 닮아 있다.
꿈이란 목표를 세우고,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가는 일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이 방법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 과정 핵심은, '노력'이나 '열심'이 아니라, 현재의 나와 꿈 사이에 존재하는 간격을 인식하는 것이다.
막연히 매일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는 그 꿈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어느 지점에서는 이미 닿아 있고 어느 지점에서는 아직 멀리 있는지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일이다.
이는 추상적인 꿈에
막연한 희망을 걸고 나아가는 것과는 다르다.
현실에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꿈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하나하나 점검하는 일에 가깝다.
그 간격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어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또렷해진다.
꿈은 멀리 있는 미래의 이미지가 아니라,
현재의 나와 얼마나 정렬되어 있는가를
매 순간 묻는 질문에 가깝다.
그렇게 꿈을 향해 달려가기보다는
꿈 쪽으로 한 발씩 나를 옮겨놓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꿈은 '이루어야 할 것'이 아니라
이미 살아내고 있는 현재가 된다.
그렇게 두 개의 꿈을 현실에서 마주했다.
내가 디자인한 책이 출간되었을 때, 작가분의 첫 번째 피드백은 "책이 너무 고급스러워요~"였다.
내 안에서는 먼저, 아주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제가 처음부터 고급스러운 책을 만들겠다고 결정하고, 그에 맞는 선택을 계속해서 해왔거든요 그게 제 목표였고, 저의 꿈이었어요."
그건 건방진 생각이 아니었다. 과정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확신이었고, 나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하기에 나는 꿈을 꿀 때, 굉장히 디테일하게 머릿속에 그려 놓는다. 추상적인 이야기나 막연한 장면이 아닌, 그 결과물이 내 앞에 놓였을 때 어떤 느낌일지까지 미리 내 안에 품는 것이다. 손에 닿는 질감, 눈에 들어오는 분위기, 그리고 그 앞에 섰을 때의 나의 태도까지.
그 감각을 먼저 살아본 뒤, 나는 현실에서의 선택들을 그 느낌에 맞추어 하나씩 정렬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