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오랜만이라면, 이 작가를 만나보세요
한국문학의 거장, 박완서입니다.
한국 성인 독서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최근에 읽었습니다.
그런데 책방에 들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명한 책방이 생기거나, 책을 읽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책 리뷰나 독서 콘텐츠를 올리는 일이 지금처럼 활성화된 적도 없습니다. 민음사 북클럽은 가입 첫날부터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지요.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 30년 만에 독서율이 최저를 기록했다는 것도 사실이고, 또 우리 주변에서 독서하는 사람들을 꽤 접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 이건 어쩌면 '책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실제로 책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 관심은 있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모르겠는 분들께, 박완서의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추천합니다.
책에 대한 관심을 쭉 이어나가려면 역시 책 읽는 게 재밌어야 합니다. 일이나 과업, 부담처럼 느껴져서는 안 되지요.
박완서의 책은 우리가 읽기에 편합니다. 번역을 통하지 않고서도 즐길 수 있는 글이 주는 매력이죠. 우리가 아는 말을 이렇게 담백하고 재미나게 다루는 박완서의 힘에 놀라기도 합니다.
솜씨 좋은 글을 재밌게 읽으면서도,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의 고통과 연륜이 느껴지는 대목들에서는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화가 박수근을 추모하는 글에서는 눈물이 고입니다. 두 분 다 그 어려운 시절을 어떻게 그리 살아가셨을까요.
박완서의 산문을 읽으면서 우리말과 우리글의 맛을 느껴보세요. 장담하건대, 한국문학의 고향과도 같은 이 작가의 책을 다 읽고 나시면 다른 책도 계속해서 궁금해지실 겁니다. 그렇게 다시 책을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