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최고의 선물
'서울대 살리고 한국 키우는 탐구'라는 제목으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여러 분야를 소개하였다. 현대를 살아가는 학습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인 '학생 주체성'을 소개하였고, 이어서 수준 높은 영역인 연구방법 즉 과학적 방법을 기르는 전략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연구역량은 서울대의 랭킹을 올리는데도 필요하고, 선진국 대학입시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에서도 도움이 된다.
매거진의 마지막인 이 장에서는, 자녀가 이 세 부분(학생주체성, 설명하기 복습, 연구능력)을 키우는데 가정에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앞에서 부분적으로 소개한 내용을 취합하여 정리한다. 이 글은 학부형들에게 강연하는 형식의 내용을 글로 표현하였으므로 경어체를 사용하였다.
자녀의 주체성은 가장 중요한 역량입니다. 제 소견으로는 자녀가 스스로 노력하여 취업하고 결혼해야 진정으로 자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부모가 지원하겠죠. 자녀의 주체성을 키우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
첫째, 자녀가 말을 하면 끝까지 듣는다. 그리고 기분 좋은 피드백을 합니다. 부모님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자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을 해야 합니다. 나를 비롯한 우리나라 부모에게는 정말 어려운 제언인 줄 알지만, 자녀의 기분을 상하게 조언한다면 주체성은 길러지지 어렵습니다. 참고 참으며 이겨냅시다.
둘째, 가정에서도 어떤 일을 추진할 때 OECD에서 권장하는 수행방식인 목표 세우기-실천하기-성찰하기 과정을 적용해 보세요. 예를 들어, 집안 대청소를 생각 중이라면, 위의 과정을 온 가족이 함께 실천하면 자녀들이 '주체성'을 배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가족행사의 계획 및 실행을 위임해 보세요. 저의 지인은 3학년 딸에게 해외여행 계획을 짜도록 맡겼는데, 상당히 치밀했다고 자랑했습니다. 태국과 도쿄 두 군데를 딸이 선정한 항공사, 숙소, 여행지, 교통수단, 맛집으로 다녔답니다. 자제분에게 믿고 맡겨보세요. 내 아이를 내가 못 믿으면 누가 믿겠냐는 마음으로.
넷째. 공부를 하는 목적을 물으면 어떻게 답하십니까?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도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을 크게 이롭게 하기'위해서라고요.
다섯째, 자녀에게 뭔가를 권장할 때는 '근거'를 가지고 말씀하세요. 그래야 자녀도 과학적인 사고를 하게 됩니다.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거는 삼가세요. "부모 말을 잘 들어라", "모두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등은 신세대에는 효과가 약합니다.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연구역량을 기르기 위하여, 과학 수업만 잘해도 됩니다.
첫째, 과학교과서에 나오는 실험을 모두 체험하도록 도와주세요. 우선 학년초에 선생님을 면담할 때, 과학 실험을 모두 해 달라고 부탁드리세요. 학교 상황이 쉽지만은 않아요. 선생님이 바쁘기 때문입니다.
둘째, 과학교과서를 보고, 단원마다 '창의융합' 차시 즉, 발표 및 전시 내용을 자녀에게 먼저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단원을 배울 때 발표/전시를 준비하라고 알려주세요.
셋째, 과학의 한 단원을 마칠 때마다 발표 및 전시를 시키세요. 한 학기에 네 번, 일 년에 여덟 번입니다. 과학적인 방법을 훈련시킬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학교에서 발표하더라도, 집에서 한번 더 하면 됩니다. 이 때는 가족이 모두 참여하여 자녀의 설명을 듣고, 궁금한 거는 물어보면 됩니다.
그리고 연구결과 발표를 마치면 축하하는 파티도 하세요. 자녀가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거도 드시고요. 자녀가 발표하는 자리에 전문가를 참여시키면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식물의 한살이를 발표하면, 농사짓는 분을 초청할 수 있겠죠. 박물관 만들기라면, 성인들은 누구나 도움이 되는 의견을 줄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ZOOM도 있으니 거주지가 멀어도 가능하겠죠?
이것은 필자가 제안하고도 어려운 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신세대에게는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특히 3학년 때 과학교과서에 제시된 발표를 꾸준히 하였다면, 4학년 때는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자녀를 전국대회에 참여시키기 위한 조언을 몇 가지 남깁니다.
첫째,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적절한 때에, 3학년이 되면 해마다 두 개 정도의 대회에 출전해 보자고 격려하면 자녀가 준비를 할 것입니다.
둘째, 자녀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를 파악하세요. 그리고 그 분야의 전국대회가 무엇이며 언제 개최하는지를 파악하세요. 전국대회 참여에 대하여 담임선생님께 상의드리세요.
셋째, 가능하면 문과 분야에 하나, 과학/탐구 분야에 하나씩 도전해 보세요. 앞으로는 '창의융합'이 대세라고 하지 않습니까. 특히 중학교까지는 두 분야를 모두 도전하기를 권장합니다. 전국대회의 분야는 9편에서 소개하였습니다.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은 혼자도 가능하지만, 대체로 두세 명이 함께 출전합니다. 그래서 전국대회 참여에 관심 있는 학부형을 찾아보세요. 정보를 공유하기도 쉽고, 학습량을 분담하고, 역할을 나누어 탐구하니 자녀도 편하게 마음 먹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대회이니만큼 입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참여의 목표를 '입상'보다는 '과학적 방법 숙달'에 두세요. 두 번만 참여해도 노하우가 생기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연구에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이러한 경험은 자제분의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에 큰 자산이 됩니다. 탐구대회에 참여한 경험은 교사와 부모가 학생게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연재를 마치며)
이제까지는 '서울대 살리고 한국 키우는 탐구'라는 제목으로 전체 11개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는 주로 탐구와 연구를 강조하였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학교 공부를 잘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객관식 시험을 잘 쳐야 한다. 일반적인 학교 공부방법(예습, 복습, 노트필기, 시험치기 등)에 대하여는 필자의 브런치 북에 설명되어 있다. https://brunch.co.kr/magazine/study4u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