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려는 노력

by 이든


나는 내가 태생적으로 다정함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한 살 어린 남동생과 비교하자면 더 그렇다. 내 동생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어쩌면 그런 일이 있을 때조차) 거의 먼저 연락하는 일이 없는 무심한 누나에게 지치지도 않고 늘 먼저 전화를 한다. 물론 용무가 있어 전화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 왜 전화했냐는 내 물음에 그냥. 심심해서.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에,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에게 먼저 잘 연락하지 않는 나의 이 버릇은 그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 아 버릇이라기엔 기억이 닿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으니 그냥 본래부터 그랬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것을 내가 가진 성격적인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다정한 사람을 사랑한다. 나 또한 그렇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본능에 가깝다. 그 섬세한 따뜻함을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으니까. 다정은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편안함은 가끔 범람하여 감동이 되기도 하고. 다정은 관계에 있어서 꽤 많은 일들을 해낸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런 '다정'을 갖추는 것이 다소 어렵다. 나는 애초에 대부분의 관심이 밖이 아닌 안을 향해 있는 사람이라, 일상에서 수시로 타인을 떠올리는 일에 어쩔 수 없이 서툴다.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먼저 안부를 물어야지, 아무 날은 아니지만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선물해야지, 내 불편을 감수하고 상대의 편의를 살펴야지 하는 다짐들을 하지만 늘 자주 잊고, 자주 실패한다. 그래서 나는 그런게 다 아깝고 귀찮고 번거로운 나의 이 버석거리는 면이 항상. 참. 싫었다.



연애를 할 때도 그랬다. 식사를 하거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또는 자기 전에 짬을 내어 전화를 거는 건 대부분 내가 아닌 상대였고 날 좋은 날 가끔 내게 꽃을 사다 안기는 이도, 매일 아침 날씨를 확인하고 '날이 추우니 따뜻하게 입으라'든지, '비가 오니 우산을 챙기라'는 등의 애정 어린 걱정을 얹는 이도 늘 그였다.


그러니 나는 줄곧, 베푼 것에 비해 넘치는 다정을 받아왔다.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연인에게도 나는 항상 많이 받았다. 내가 준 마음에다 곱절의 마음을 얹어 돌려주는 그들 덕에 나는 얼마나 자주 따뜻하고 편안했을지. 그런 생각을 하면 나도 꼭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한다. 자꾸 실패해도 또 시도하고 노력해야지. 그래서 내 곁에 머무는 사람들이 혹여나 춥다고 느끼게 하지 말아야지. 내가 받은 다정들은 쌓이고 쌓여 이렇게 나를 키운다.


얼마 전에 유튜브를 보다가 아이유가 '나는 태생적으로 무뚝뚝한 사람이라 그것을 보완하려고 후천적으로 많은 노력을 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봤다. 그 말이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다정함을 타고나지 못한 나는 아마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 수없이 많은 다정하지 못한 나를 마주하겠지. 그래도 괜찮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다정하기를 갈망하는 나'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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