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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Apr 10. 2024

마지막 휴양지

나는 그림책으로 해방 중입니다.

나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도록 감성을 표현해 주는 그림과 글들로 가득한 그림책을 보고 읽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마음과 생각이 비워지기도 하고 깊이가 더해지기도 한다. 

내가 느끼고자 하는 마음을 대신 표현해 줄 때는 위안을 받는다.

내가 놓치고 있던 생각을 꺼내어 줄 때는 새로운 세계로 나를 이끈다.

그림책은 나에게 공감과 상상을 통한 마음의 위안이자 따뜻함이다.

그리고 무엇인가가 나에게 주는 감정을 현실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나의 감정의 해방이다.


당신에게 감정의 해방은 무엇일까? 당신은 그림책을 보며 무엇을 느낄까?

내가 그림책으로 느끼는 마음의 자유로움을 당신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어려운 단어나 긴 설명이 없이, 그림과 간단한 문장만으로 표현되는 그 단순함이 좋다. 

그리고 그 단순함으로 펼칠 수 있는 상상의 나래가 매력으로 다가온다.

예쁘다. 주인공처럼 해보고 싶다. 따뜻하다.

이 문장들은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 그림책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감정이었다.

일상의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그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존 패트릭 루이스 글의 <마지막 휴양지>였다.


‘마지막 휴양지’란 ‘잃어버린 마음이여, 쉬어라’와 같다.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마지막 휴양지>중에서


나는 이 문구와 함께 그림책을 통한 일상의 해방을 시작했다.

보통의 주말이었다. 친구와의 약속 시각이 남아 서점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독서가 취미는 아니지만, 책들 속에 있으면 묘한 충족감이 들었다. 

서점은 나에게는 시간을 보내는데 최적의 장소였다.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다. 하지만 그날따라 책들의 문장이 나를 피곤하게 했다.

그러다 문득 그림책이 진열된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는데 그림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휴양지>였다.

그렇게 나는 부모들과 함께 온 아이들 틈에서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이 두껍지가 않아서 읽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여운은 오래 남았다.

왜일까?

내가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구나. 쉬고 싶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구나.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대리만족을 느꼈구나.

나도 주인공처럼 해보고 싶다.


친구여. 추억은 낡은 모자일 뿐이란다. 그러나 상상력은 새 신발이지.


새 신발을 잃어버렸다면 가서 찾아보는 수밖에 달리 무슨 수가 있을까?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마지막 휴양지> 중에서


그림책에는 아이, 어른을 위한 구분은 없다. 하지만 이전의 나는 그림책은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 생각했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에, 어른이 된 나는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무엇 때문인지 그림책을 읽고 있으면 창피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 틈에서 <마지막 휴양지>를 읽고 있던 나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읽는 것처럼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책의 그림에서처럼 주인공이 차를 타고 떠날 때 내 마음도 떠나고 있었다. 

낯선 곳에 도착했을 때는 내가 그곳에 도착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마치 내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떠올리게 했다.

책이 담고 있는 그림과 간결한 문장들이 내가 공감하기 더욱 쉽게 만들어주었다. 

그림책은 교훈적이고 너무 단순해서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어른이 된 나에게도 단순함은 늘 필요했다.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 현실에 해방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림책이 보여주는 그림과 글의 즐거움은 모두를 위한 것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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