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표현에도 다양한 의미가 담긴다

5탄. 진정한 내가 들어가 있는 마음속 문은 어디인가?

by 강현주



5탄. 진정한 내가 들어가 있는 마음속 문은 어디인가?



사소한 일 같지만 작은 표현* 하나에도 다양한 의미가 담긴다. 나에게든 누구에게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표현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한 뒤 실천하려는 의지이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좋은 말이나 행동을 할 것인지 이것저것 따져보고 맞춰보면 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말을 발견할 수 있다.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진심 어린 마음을 기본방침으로 잡아 놓은 뒤, 그 상황과 분위기에 어울릴만한 포근한 말 한마디라도 전한다면, 전달하려는 그 따스한 본심이 상대방에게 잘 전해질 테니 말이다.


*표현 表現;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짓 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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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끌려가듯 그 사람만 바라보거나 살펴보게 되는 것처럼, 나에게 한 번 홀연히 빠져보는 것도 괜찮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전하던 넓은 아량을 나에게 제대로 한 번이라도 전달해 본 적이 있는가? 드문드문 그렇게 하고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라면 나를 만나러 갈 시간을 만들어 보자.



한 예로, 나 또한 나에게 다가가기조차 어려운 순간이 많았다. 다가가기도 귀찮고 내가 이렇게 살아있기만 하면 되지, 왜 굳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 시간에 잠이라도 더 자는 게 낫지’하는 허무맹랑한 소리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야만 하는 순간이 다가오더라. 나를 살펴봐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순간, 그때는 정말 어떻게 무엇을 시작하면 되는지 감을 잡지 못했다. 두렵고 민망하며, 아스러지도록 무너져있는 마음을 만난 뒤에는 자신을 스스로 고치지 않고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찰나에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다시 처음부터 되뇌어 본 것이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잘못 선택했고, 왜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차분히 내가 표현한 수많은 생각이나 행동 또는 말투 등을 살펴보았다. 어떤 땐 좋은 생각을 하다가 또 갑자기 어두운 마음을 가지게 되거나, 그 표현을 조금은 부드럽게 하지 못하고 과격하거나 예의 없는 모습으로 다가갔던 것은 아닌지. 잘못하거나 실수했더라도 다시 일어서거나 재시작하면 되는 것을 구태여 다시 잘못했다고 자책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그 많고 많은 순간을 그냥 스쳐왔다는 잘못된 방식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잘못되다*’는 단어 속에는 그릇되거나 실패하고, 나쁜 길로 빠지는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좋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린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서 잘못된 방식을 수정하고 보완하기 위해 ‘어떤 방편이라도 마련해야겠다’라는 다짐하게 되었다.


*잘못되다;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 어떤 일이 그릇되거나 실패로 돌아가다. 나쁜 길로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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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간혹 작성했던 일기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재하여 있던 마음을 밖으로 표출을 못하더라도 글로서 작게나마 위안받고 싶은 생각에 작성해 놓은 일기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나에게 일어난 수만 가지 수천 가지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였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바라보면서 흘러왔었는지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내가 궁금하면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했던가? 누군가에게 의지하면서 나를 살펴보는 것보다, 내가 나를 스스로 훑어보는 방법이 제일 간편하고 빠르다는 것을 그때 서야 제대로 알게 된 것이다. 과거의 상황을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지는 못할지라도 그 상황에 대한 내 생각과 의견이 적혀있는 글자 속에는 나만의 심경과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가 포함되어 있었다. 홀연히 그때의 찰나를 그렇게 해석할 수 있었고, 나아가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겠다’라는 의미심장한 어린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질 수 없을 때는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하지만, 정답을 찾지 못했거나 바른 해석이 되지 않는 나의 과거에 대해서는 좀 더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나를 관찰하는 여력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나를 좀 더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고 다가갈 수 있는 뚝심도 커져 있어서 그런지, 눈치 보지 않고 과거를 파헤쳤다.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올 수 있었던 바탕화면과 그 속에 있던 자질구레한 그림들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어떤 표현과 행동으로 내 인생에 임했고, 그 순간에 내 마음과 생각은 어떻게 자리매김하려고 애썼는지 하나씩 들춰보았다.



해도 되는 말인데 하게 되면 더 어색해질까 봐 내뱉지 못했던 말들, 시도해도 되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할까 봐 두려워서 걸어가지 못했던 길들, 내 것부터 챙겨도 되는데 눈치 보느라 군더더기 없는 소리만 하고선 뒤로 물러나 버렸던 순간들 등 어마어마하게 많은 일이 있었지만, 수도 없이 나의 참모습은 어디로 보냈는지 허무맹랑한 모습으로 지내왔던 시간도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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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에게 먼저 작은 표현이라도 잘할 수 있도록 연습이라도 해봤으면 어땠을까?

작은 거절이나 부탁이라도 해보면서 더 자신감 있게 진정한 내 모습을 내비쳤더라면 어땠을까?



지나고 나서 보니 후회로 가득 찼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기에 다시 일어서 보기로 마음먹었다. 좀 늦었더라도 다시 그 발자취를 애써 감추기보다 당당하게 나를 들춰내어 그 숨겨진 깊은 의미를 나 스스로가 해석해보고 싶어서이다.



그래서였을까? 시간이 흐른 뒤 해석을 해보니 그 숨겨두었던 다양한 의미 속에도 그 이유와 방황을 할 수밖에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비치는 내 모습에 조금은 익숙지 않았던 지난 젊은 날의 미숙한 내 모습이었다. 이래서 그때는 좀 서툴렀더라도 더 희한하거나 나쁜 방향으로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닌, 다시 살펴볼 수 있도록 본모습을 잃지 않고 잘 간직해두고 있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



나에게 작은 손짓 한 번 더 줄 수 없었던 용기가 부족했던 것, 스스로 토닥여 줄 수 없었던 어리고 여린 소녀였던 것, 억지로 만들 수조차 없었던 소중한 인생 속 한 부분이 있으므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을 헤아릴 수 있다.



이렇게 헤아리고 나면 편안해지는 내 마음은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다시 현재의 나에게 고개를 돌리게 되고, 자신에게 제일 먼저 다가서 보려 연습하거나 실행했다면, 그다음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이행할 수 있다는 또 다른 기회가 자리 잡혀 있을지도 모른다. 해보려는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면 이룰 수 없는 상황일 텐데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본 뒤 ‘이것쯤이야 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 나타나면 불이 난 듯 그것을 향해 뛰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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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가족이나 친구 또는 지인 중에서 언제부터인가 서로의 의견이 잘 전달이 되지 않아서 멈춰버린 시계로 남겨져 있는 관계라든지, 같이 그림을 그리다가 색칠을 마무리하지 못한 그림을 가진 관계, 커져 있던 믿음 속 바람이 빠져서 반으로 작아져 버린 관계, 또는 미숙한 실수로 투정 부리다가 잠잠해져 버린 관계 등 수많은 관계 속 의미들이 내포하지만, 아직도 무엇인가 아쉽거나 궁금하다면 먼저 다가가 보는 것도 괜찮다.



그때의 작은 실수 하나로 소중한 인연을 놓쳐버린 것은 그 순간의 짧은 생각으로 끝맺은, 어쩔 수 없는 찰나의 선택이었다. 만약 다시 만나서 화해하더라도 시원찮은 인연도 있을 것이고, 별생각 없이 찾아갔다가 더 귀중한 인연으로 발돋움될 수 있는 사이가 바로 ‘사람 사이’다.



지금 놓쳐버려서 후회하거나 아쉬운 관계가 있더라도 인연이라면 꼭 다시 만나게 된다. 시간이 걸리거나 나이가 들어서 서로를 몰라보더라도 서로의 믿음과 신뢰를 지니고 있다면, 서로가 그걸 알고 있어서 누군가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느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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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작은 손길이나 작은 배려 하나에 많은 의미가 담길 수 있고, 그 작은 표현 하나하나가 모여서 사랑이나 우정 등 다양한 의미로 퍼져나간다. 나에게 먼저 웃음 지을 줄 알면 나부터 행복한 뒤, 내 주변 사람들은 나와 같이 행복하다. 그 웃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부터 마음의 표출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번 시작하고 나면 자연스레 이어지고 연결되는 것이 사람이고 우리의 습관이니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본 뒤 가벼워지는 마음의 무게를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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