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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상진 Jul 09. 2024

제22회 위스키 클래스 - 아일라와 오크니 피트의 차이

같은 피트여도 다르다고?

장마가 한창인 요즘 날씨가 매우 습하다.

이런 날에 생각나는 위스키가 있으니, 바로 피트위스키다. 오늘은 피트위스키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이번 클래스는 '하일랜드파크 16년', '라가불린 16년', '아드벡 코리브레칸' 

뭔가 믿고 마시는 라가불린 16년도 보이고, 손이 잘 가지 않는 하일랜드파크도 구성에 넣어봤다.

구성이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한 번 알아보자.


피트라 하면 사람들은 스코틀랜드의 아일라 섬을 떠올리기 쉽다.

왼쪽 스코틀랜드지도 / 오른쪽 아일라 지도

아일라는 피트위스키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가 아는 피트위스키가 아일라섬에서 나오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피트가 많아서이다.

피트는 한국어로 하면 이탄, 즉 석탄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인데 스코틀랜드에서 쉽게 발견되며, 기존에 몰트를 건조할 때 사용 되는 석유, 석탄보다도 가성비가 매우 좋다.

그렇게 해서 이탄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몰트에 훈연된 향이 기가 막히게 스며들게 된 것이다.

이런 훈연된 몰트로 위스키를 제조하면 우리가 아는 그 훈연향, 소독향이라고 불리는 피트위스키가 탄생하게 된다.

아일라 섬의 피트 특징은 물론 증류소마다 다르겠지만, 바다의 영향인지 조금은 짠맛이 가미된다.

그리고 나머지는 증류소마다 특징이 너무도 다른데, 대표적으로는 킬달 튼 해안에 위치한 트리오 라가불린, 아드벡, 라프로익 이 3대 위스키에 속한다.

라가불린과 라프로익은 라이벌로써 다양한 썰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아드벡과 라가불린이기 때문에 넘어가겠다. 라가불린은 위스키 평론가 마이클 잭슨 (가수 아니다) 이 9.5점을 준 위스키인데, 이게 얼마나 큰 의미냐면 위스키 평점은 보통 10점을 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10점을 받으면 위스키의 맛 발전이 없을 거라는 이유...(그래도 좀 주지) 그럼 결국 9.5점이 만점에 가까운 점수가 되게 된다. 그만큼 훌륭한 위스키라는 의미. 

라가불린이 또 재밌는 이유는 조니뎁과 관련이 있는데, 라가불린 16년은 조니뎁이 향만 맡고 버린 위스키로도 유명하다. 간이 좋지 않은 애주가인 조니뎁은 의사의 권유로 술을 마시지 못했는데, 피트 위스키를 너무 좋아해 향만 맡고 버리게 된 것이다. 

라가불린 16년은 개인적으로 벨런스가 환상적이다. 버번캐스크와 쉐리캐스크를 사용했지만, 쉐리캐스크의 비중이 조금은 높은 느낌이다. 그래서 안 그래도 부드러운 라가불린에 쉐리향까지 입혀졌으니 말해 뭐 하리...!

조니뎁이 사랑한 라가불린 16년

다음은 아드벡 코리브레칸, 아드벡 이름부터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아드벡은 피트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만큼 피트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중 우리가 마시는 코리브레칸은 무려 57도로써 강렬한 피트를 원할 때 찾게 되는 위스키다.

어원 자체는 아일라섬 북쪽 해협의 소용돌이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그만큼 강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숙성연도는 미표기이며, NAS제품이다. 프렌치오크통과 버번 오크통을 사용.

즉 프랑스 와인 오크통을 사용한 것인데, 라가불린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달고 과일향이 나는 위스키다.

도수는 높아 마시기에 부담이 있으나, 정말 강한 피트를 원할 땐 옥토모어 다음으로 찾는 위스키가 아닐까 싶다.

용감한 자만 도전하시오 라는 슬로건을 내건 아드벡 코리브레칸

마지막은 조금은 새로운 지역인 오크니섬에 위치한 하이랜드파크 16년을 알아보자.

말 그대로 하이랜드 지역에서 최북단 고지대에 위치해서 하이랜드파크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여기 또한 피트 위스키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바이킹의 역사와 함께 탄생한 곳인데 그만큼 병의 디자인과 위스키를 만드는 장인정신도 바이킹과 닮아있다. 하지만 이런 투박한 디자인이 오히려 구매욕구를 저하시키는 건 안 비밀이다.

개인적으로 하일랜드 파크 15년 바이킹하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유일하게 흰색병이고 부담스럽지 않은 피트가 내 취향이었다. 16년 윙오브 더이글은 면세라인으로 버번과 쉐리캐스크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정말 피트위스키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피트향이 전혀 나지 않고, 그냥 버번캐스크를 쓴 위스키의 맛이 난다. 하일랜드파크 피트는 1가지 특이점이 있는데, 바로 꽃향이 도드라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헤더플라워라고 섬을 덮고 있는 꽃이 있는데, 그 꽃이 퇴적되어 이탄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즉 꽃향 나는 피트가 탄생하게 된다.

헤더 꽃향이 가득한 하일랜드파크

오늘은 너무 저렴하진 않지만, 적당한 숙성연도 및 도수를 자랑하는 3가지 위스키를 알아보았다.

개인적으로 하일랜드파크는 돈 주고 마시기는 조금 아까운 것 같고, 라가불린 16년과 아드벡 코리브레칸은 기회가 되면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피트는 갓 개봉한 위스키가 피트향을 가득 머금으니, 오래전에 개봉한 피트보다는 신선한 피트를 추천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하일랜드파크를 추천하지 않는다고는 하였으나, 클래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맛있다는 표현을 해주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실망할 확률이 높은 위스키다라는 의미이니 판단은 독자님들에게 맡긴다!

요즘처럼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씨에는 피트위스키 한잔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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