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1 ~ 2024.11.17
저번 주의 평일은 바쁨의 연속이었다. 단행본과 월간지의 마감이 겹치기도 하고, 연간 사업계획서도 올려야 하니 평달에 비해 몇 배는 바쁘게 움직였던 것 같다. 업무 중에 내 실수로 판권이 잘못 인쇄되기도 하고, 퇴근 중에 협업부서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 수정건이 있다며 수정을 요청하기도 하고... 다사다난했지만, 아침이 있으면 저녁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했다.
저번 주 설악산 등산에 이어 이번 주말에는 친구와 천안 광덕산 등산을 약속했는데, 이번 광덕산 산행에는 유튜브에 올릴 첫 동영상 촬영도 계획했다. 특별하고 거창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었고, 일단 찍고 편집해서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게 목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유튜버로 깜짝 변신을 꾀하는 건 아니다. 운 좋게 대박이 터지지 않을까 하며 장난 반 진심 반 내심 기대도 됐지만, 아직 그런 걸 생각할 단계가 아니란 건 나의 이성이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도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의 기대감은 단점보단 장점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등산을 시작하며 핸드폰 카메라를 켰다. 장비라고는 고작 핸드폰 하나였지만, 새로운 경험을 기다리는 내 마음은 기대감에 꽤나 설레었다. 혹시라도 대박이 날까 해서 설렌 건 아니고,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해 본다는 행위 자체가 설렜다.
사실 난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는 거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귀찮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난 30년 동안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해 보려는 시도가 굉장히 적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항상 그 행위의 목적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도전을 막아왔다. '그 일을 시작하면 뭐가 달라져?',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뭐야?', '내가 그렇게까지 잘할 수 있겠어?' 등의 부정적인, 좋게 이야기하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며 그 이후에 뭔가에 도전할지 말지를 결정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새로운 일이나 도전이 무섭고 걱정스러운 맘에, 도전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애써 찾았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무언가에 새롭게 도전하는 것에 굳이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반대로 되묻는다. '이걸 새롭게 한다고 해서 내 일상에 지장이가나?', '내가 이걸 한다고 잃는 게 뭐야?', '꼭 재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거야?' 질문이 거듭될수록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 그렇다고 해서 도전해야 할 이유가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 자유로워진다. 선택에 있어 자유로운 상태가 되면 심적 부담이 사라지고,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완전한 자유의지 상태에 도달한다. 완전한 자유의지 상태에서는 오로지 나의 관심, 흥미 정도의 직관적 감정만이 선택에 영향을 줄 뿐이다.
광덕산 등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동영상 편집을 하면서 유튜버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새롭게 깨달았다.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것 같다. 단지 남의 일이 쉬워 보일 뿐이다. 그래도 그 퀄리티 낮은 영상을 만들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던걸 보니 꽤나 흥미로웠던 것 같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마따나 지금부터는 나의 장점 중 하나인 꾸준함을 무기 삼아 열심히 영상을 만들어봐야겠다.
산을 자주 찾는 편이지만, 아직도 등산은 나에게 매번 도전이다. 산을 오르는, 어찌 보면 단순한 행위 하나가 나의 관념에 단순하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너무 길게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고민해 시도해 볼 생각이다. 내 머릿속에 이러한 건강한 생각을 심어준 등산은 나에게 큰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