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분 싱잉볼 명상 첫 시간이었다. 요가수업 마무리 단계에서 선생님이 싱잉볼을 들려주실 때가 있었지만, 25분을 부동자세로 싱잉볼 명상을 하는 것은 첫 경험이었다.
30분 가볍게 요가로 몸을 풀고, 앉았다. 엉덩이 밑에 포근한 타월을 깔고 앉았고, 눈을 감았다. 자연스러운 호흡을 이어가면 잡생각이 흘러올듯하여 들숨 날숨 깊은 호흡에 집중했다. 그리고 귓가에 울리는 싱잉볼 소리를 들었다. 얼마 뒤, 체감 상 5분 내외. 눈앞이 점점 짙은 자줏빛으로 바뀌었다. 가득 찬 짙은 자주색은 빛을 뿜어내며 빠른 속도로 휘몰아쳤다. 어떤 형상이 움직이는데모양을 형용하긴 어렵다. 빛을 뿜어낸다. 짙은 자줏빛은 점차 환상적인 보랏빛으로 변했다. 눈두덩이가 파르르 떨리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이 떠질 것만 같다. 눈을 뜨지 않으려 몹시 애썼다. 점차 색이 옅어지고 사라졌다. 눈두덩이 떨림이 멎고 그저 호흡과 싱잉볼 소리에 따라 흘러갔다. 끝을 알리는 싱잉볼 소리에 눈을 떴다. 25분이 흘렀다.
저 너무 기이한,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오늘 명상은 나를 포함해 총 4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눈을 뜨고 손을 들어 선생님께 질문했다. 선생님께 나의 경험을 말씀드리고 이 현상의 원인을 질문했다. 선생님께서는 '차크라'에 대해 짧게 설명해 주셨는데 싱잉볼에도 파동으로 전해지는 각각의 색이 있는데 초반에 울린 싱잉볼의 색이 놀랍게도 보라색이었다고 하셨다.
차크라가 보라색인 싱잉볼
선생님께서 예전에 부동자세 2시간을 유지한 명상을 수행하실 때 극한의 고통스러움을 느끼다가 말미에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시기가 오고 명상에서 깨어났다고 하셨는데,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4명 중 두 분은 매우 고통스러움을 느끼셨다고 했다. 온몸 구석구석 움직이지 못함에 답답하고 온몸에 땀이 났다고 표현하셨고, 다른 한분은 몹시 편안해서 졸음이 왔다고 하셨다.
싱잉볼을 경험시켜주신 브리나 선생님 @breana_yoga
같은 공간, 같은 자세, 같은 시간의 명상에도 모두 다른 명상의 경험을 공유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의 명상이 내일의 경험과 다를 수 있으며, 오늘느낀 현상을 또다시 경험할 수도, 없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하루다.
태어나서 처음 느낀 현상. 아직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무수히 많은데 내 몸 또한 나는 모두 알지 못한다는 것을. 내 몸과 내 자신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생각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