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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은 길에서 만난 설렘

+1편 완결 기념 독자 이벤트(1/17~1/24)

by 별경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만나, 더 설렜다
10.30 등원
11. ○○마트(바나나, 블루베리, 딸기)
11.30 설날 부모님 용돈 새돈 바꾸기
12. 재활용, 쓰레기, 음쓰 버리기
12.30 글쓰기
1. 빨래 개기(수건 & 일반빨래)
2. 청소기밀고 장난감 정리
2. 라테+양배추+계란+블루베리
2.30 설거지
3. 샤워
3.30 딸랑구 픽업
4. 문센

누군가 mbti가 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는데" 하다가 해보면 항상 INFJ로 나왔다. 사람의 성향을 단순하게 나눌 수 없지만 꽤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일상에 계획표를 수시로 정한다. 바뀌면 수정하고 카톡 나에게 보내기로, 깜박하고 잊는 일정이 없도록 할 일 누락을 방지한다. 안 해도 징계받는 일은 없지만 모두 자기만족이다. 날이 추워 그런가 엄마랑 더 있고 싶다는 딸에게 닦달하지 않고 느긋하게 밥 먹이고 충분히 시간 보낸 후, 10시 반 전후로 등원한다. 아이 등원 후 오늘의 일정을 보니 나름 빡빡하다. 잠깐 눕고 싶지만, 한번 누우면 나의 계획표는 무산인 것을 알기에 발걸음을 마트로 옮긴다. 탐스런 새빨간 딸기, 노란 바나나, 탱글한 보랏빛 블루베리를 담았다. 우리 동네 마트는 10시 반에 시장에서 새 과일이 들어오기에, 11시쯤 마트에 가면 과일향이 유난히 신선하고 달콤하다.


자, 과일을 차에 싣고 스스로에게 다음 일정을 묻는다.


은행 갔다가 재활용하고 따뜻한 라테를 픽업해 올까?


좋아, 라테 마시고 싶다. 은행부터 가자.


은행에 갔더니 새돈 교환은 설연휴 이틀 전부터 가능하다며 퇴짜를 맞았다. 다행히 가진 현금이 깨끗한 편이라 아쉽긴 하지만 발걸음을 돌렸다. 서늘한 겨울공기, 미세먼지 좋음이라 숨을 크게 들이키며 걸어본다. 집으로 가는 길,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니 곳곳에 나무들이 보인다. 아이가 배안에 있을 때, 아기띠를 하고 걸을 때, 내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을 때 항상 고개를 들어 봤던 나무들이다. 아이가 나보다 더 빨리 달릴 만큼 벌써 커버렸는데 '나무는 계속 그 자리에 그대로네'생각하며 걷다가, 걸음을 멈췄다.


겨울에도 초록잎을 유지하는 이름 모를 뾰족한 잎의 초록나무가 있다. 수채화 같은 자연의 그러데이션으로 물든 단풍나무잎들이 바스락 거리는 낙엽으로 떨어지고 있다. 아직 다 떨어지지 않은 나무들과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회갈색 나무들이 있다. 수많은 나무 중 목련나무는 매서운 추위가 다 가기도 전에, 바스락 거리는 낙엽과 뽀얀 신생아 같은 꽃봉오리가 함께 있다.


나무들을 바라보다 각자 저마다의 속도로 다른 나무 눈치 안 보고, 스스로의 아름다운 순간을 즐기고 있다. 무에 앉아 지저귀는 새소리가 앙증맞고 귀엽다.


살면서 옆사람, 앞사람, 뒷사람, 저쪽 사람과 시도 때도 없이 비교하며 나를 괴롭힌 어리석은 시간이 있었다. 현재의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즐지 못하고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릴 때가 있었다. 방향이 잘못 설정되면 멈춰 서서, 걸어온 길을 점검하고 다시 길을 설정해야 한다. 타인에 의해 정해진 길 말고, 내가 이야기하는 목소리에 집중하는 충분한 시간 필요하다. 진정한 휴식 뒤에 어둠이 걷히고, 환하고 따사로운 햇살이 길을 비춘다.


이쪽이구나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본능적인 이끌림이 있다.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고 나에게 건강한 행복을 주는 길, 우연히 만난 설렘을 충분히 느끼고, 마음을 따라 그 길을 걸어본다.


'내 몸이 이끄는 날들' 30편, 마지막화다. 눈에 보이는 큰 변화, 성과는 없지만 30편의 글을 쓰는 동안 매일 성장하는 느낌이 좋았다. 다음 책은 무엇을 기록해 볼까 하다가, 후속 편《내 몸이 이끄는 날들 2》를 이어가 본다.


내 몸이 이끄는 날들 2
미완성의 삶을 기록하며,
더 행복해질 미래가 기대된다.



P.S.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인사드린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글들 속에 제 이야기를 클릭해 주신 것만으로도 글 쓰는 것에 주춤할 때마다 응원의 박수로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즐거운 글쓰기를 지속합니다. 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생각해 보다, 작은 이벤트 하나 오픈합니다.


(EV)
요가 수련을 해보고 싶은 이유?
아로마오일이 필요한 이유?


'요가 수련을 해보고 싶은 이유' or '아로마오일이 필요한 이유'를 글 하단에 댓글로 남겨세요.


질문당 1씩, 총 2분을 선정하여, 제가 수련 중인 '브리나요가원'(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원데이 클래스 1회 수강권 or 프라나롬 솔루션 데펑스 네추럴 아로마오일(30ml)을 선물로 보내드릴게요.


참여 댓글이 한분도 없을 수도... 있겠지만!ㅎㅎ 요가와 아로마오일의 기분 좋은 경험을 필요로 하는 분께 꼭 닿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벤트 기간 : 1/17(금) ~ 1/ 24(금) 10pm
당첨자 발표 : 1/24(금) 11pm

*남녀노소, 나이불문 참여가능합니다!
*이벤트 당첨자는 대댓글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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