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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동인 Apr 16. 2024

진돗개와 싸웠다 2화

2, 은하철도 999

1981년 10월 4일 일본의 인기 만화영화"은하철도 999"가 한국에서

첫 방영되었다."은하철도 999"는 일본 유명만화가"마츠모토 레이지"의 원작을

"니시자와 노브타카"가 감독하고
"토에이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1편부터 113편까지 만화영화로 제작하여 후지 TV에서 방영하였는데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은하철도 999"가 일본에서 대 인기를 얻게 되자 뒤늦게 대한민국 방송사가 도입하여 10월 4일에 1화와 2화를 처음 방영하였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자 MBC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문화방송사가 "은하철도 999"113화 전편을 수입하였다.

그렇게 수입된 "은하철도 999"는 1982년 1월 3일부터 1983년 1월 16일까지 1년 동안 일요일 아침시간대인 오전 8시에 2 편식 60분으로 묶어 정규 방영되었는데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물론이었고 성인들이 보기에도 정말 재밌었던"마츠모토 레이지"작가의 깊은 철학과 상상력이 담긴 애니메이션이었다.
오늘날은 대한민국의 드라마와 K팝등,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7~80년대의 예능계에서는 일본이 단연 주도를 하던 때였다.
지금 아이들이 그 만화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면 예전의 어린이들만큼 공감대 형성이 어려울지는 모르겠지만 1980년대 초, 어린이들에게 석탄을 때서 달리는 까만 증기기관차가 검은 연기와 흰 수증기를 내뿜으면서 하늘을 날아올라 은하수가 흐르는 우주를 달리는 영상은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스토리는 좀 암울하지만 미래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애니메이션도 좋았고 대한민국에서 방영될 당시 김국환, 민경옥 듀엣이 불렀던"은하철도 999"주제가는 누구나 한 번만 들어도 입에서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노랫말과 가슴 뭉클한 멜로디가 압권이었다.
내가 20대에 들었던"은하철도 999"의 주제가를 무려 40년도 훨씬 지난 후에 유튜브에서 찾아들어도 그때 시절을 추억하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으니 노래가 주는 감동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었다.
가수 김국환 씨는 후에, 자신의 가장 큰 히트곡은 "은하철도 999"였다고 했을 정도니까.
아마도 4~50대들은 어린 시절에 TV에서 보았던 "은하철도 999"에 대한 추억과 주제가를 공유하고 있을 것이고 지금 우리 아이들과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되어도 역시 명작이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


그런데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의문이 들것이다.
지금 내가 연재하고 있는 내용은"진돗개"에 대한 것인데 도대체 "은하철도 999"와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돗개"와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단지, 내가 주인집 "진돌이"를 응징할 때 "은하철도 999"를 부르면서 두들겨 팼기 때문이다.
만화영화 주제곡을 부르면서 개를 응징한다?
이거 어째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제야 말로 기다리고 기다렸던 응징의 시간이 왔도다.
주인집 식구들이 집안 행사 때문에 시골로 몽땅 내려가서 한 사람도 없는 이 집의 왕은 바로 나!!~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으르렁 거리는 녀석을 한번 강하게 째려본 뒤 준비해 두었던 몽둥이에 퉤!~하고 침을 한번 바른 후 녀석이 잔뜩 웅크리고 들어가 있는 개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몽둥이를 땅바닥에 두어 번 탁!~탁!~내리쳤다 처음부터 기선 제압을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녀석은 자기 집 안쪽으로 깊숙이 몸을 웅크리고 들어앉은 채로 여전히 나를 보고 짖어댔다.
그려... 짖어라!!~~ 짖어!!~~ 조금 후에 너는 "은하철도 999호"에 탑승해서 별나라 여행을 떠날 테니까.
나는 내가 들고 있는 몽둥이를 "은하철도 999"로 칭하였다.
왜냐면 녀석과의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이 몽둥이가 진돌이 녀석을 태우고"은하철도 999"의 종착역인 안드로메다까지 데려다줄 테니까 말이다.

별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연적으로 밤에 별을 볼 수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어떤 물리적인 충격에 의해 뇌가 혼란을 일으켜서 대낮에도 눈앞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볼 수 있다는 것.

진돌이가 별을 보게 된다는 것은 바로 후자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몽둥이를 개집 앞에 내려놓고 턱을 괴고 앉아 진돌이를"은하철도 999"에 태우기 전 녀석과 협상을 하였다.

헤이!~~ 진돌!!~ 난 자네와 아무런 감정이 없거든?
그러니 지금이라도 우리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게 어떤겨?


그러나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녀석은 나를 노려보며 왕! 왕! 왕!~맹렬하게 짖어댔다.
그렇게 협상은 결렬되고 나는 녀석의 목줄을 잡아 개집에서 끌어내서 내 코앞까지 바짝 끌어당겼다.
녀석과 나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자칫 코를 물릴 수도 있었지만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였고 내 오른손에는 무시무시한 몽둥이가 들려져 있었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
목줄에 당겨져 내 코 앞까지 끌려 나온 진돌이에게 몽둥이를 눈앞에서 좌우로 흔들며 최후의 협상을 하였다.


진돌!!~~ 네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요것이 바로"은하철도 999"라는 열차란다.
지금이라도 다시는 나를 보고 짖지 않겠노라 싹싹 빌면 별나라 관광 다녀 올 일 없을 테니깐 생각을 좀 바꾸는 게 어떤겨?
그러나... 녀석은 금방이라도 물듯이 또다시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왕!~왕!~짖어댔다
자기 사전에 협상이란 두 글자는 없대나? 음... 그려?... 그렇다면 할 수 없이 조물주가 창조하신 우주관광을 하는 수밖에...

나는 즉시"은하철도 999"의 차장으로 변신해서 탑승할 승객(진돌이)에게 안내 방송을 하였다.

 에!!~~ 오늘도 변함없이 "은하철도 999"를 이용해 주시는 승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슴다!!~~
이 열차는 지구를 출발하여 금성과 수성을 거쳐 눈부신 태양을 한 바퀴 돈 다음 화성 목성 토성 명왕성 천왕성을 경유,
안드로메다까지 운행하는 초 특급호화 우주열차임다!!~~

여행하는 중간중간에 유성별이 쏟아지는 별들의 테크노댄스를 관광하게 되며 은하수를 건너 이 열차의 종착역인 안드로메다에 도착할 예정이오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벨트를 매시고 하느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우주세계를 마음껏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출발하겠슴다!!~~

왜엑!!~~~ 칙!!~~~~~쩔그렁~!!!~~~ 왜엑!!!~~~ 쩔그렁~~ 쩔그렁!!~~ 칙!!~~~ 치포! 치포! 치포!!~~~

기차가~♪♩ ♬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 ♬ 퍽!!~~ 깨갱!!~~ 왕! 왕!!~~
우주정거장에~햇빛이~쏟~아지네 ♪♩ ♬ 퍽! 퍽!!~~ 깨갱! 깨갱!!~왕! 왕! 왕!!~~
행복 찾는 나그네의~눈동자는 불타오르고 ♩ ♪♩ ♬ ~~ 퍽! 퍽!!~~ 깨갱! 깨갱!!~왕! 왕!!~~
엄마 잃은 소~년의 가~슴속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 ♪♩ ~~ 퍽! 퍽! 퍽!!~~ 깨갱! 깨갱! 깨갱!~~ 왕! 왕! 왕! 왕!!~~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은하철도 999!! ♩ ♪♩ ♬~~~

왜액!!~~ 퍽! 퍽! 퍽!!~~ 깨갱! 깨갱! 깨갱!!~~ 진돌이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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