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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디 Oct 27. 2024

사람을 움직이는 도덕 본능 上 | 책 '바른 마음' 2

책 '바른 마음' & 2024년 연구결과를 반영한 9가지 도덕본능

'바른 마음' 서평은 순서대로 읽기를 추천드려요.

1편:


이런 질문을 한 적 있으시다면, 그 답을 알려드릴게요.   

왜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가치관 때문에 저럴까?

내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글에서는 도덕심, 즉 옳은 것을 추구하는 마음이 본능적인 감정임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옳다고 느끼는 것이 달라요. 그 때문에 우리는 갈등을 겪죠.

하지만, 책 '바른 마음'에서 설명한 9가지 도덕 감정을 배우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어요.


갈등을 해결하고, 사람들을 단결시켜야 하는 팀장이나 리더라면, 9가지 도덕 감정을 꼭 기억해야겠죠?

책 보다 더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9가지 도덕 기반

저는 ENTP인데요, 이렇게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출처: @THRang

요즘은 사람을 만나면 MBTI부터 물어보죠? 


MBTI는 4가지 성격 요인으로 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도덕취향도 MBTI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각자 중요시하는 가치가 다릅니다. 성격을 이해하면 사람을 상대하기 편해집니다. 도덕취향을 배우면, 인간관계가 더 쉬워집니다.



첫째, 도덕 취향도 MBTI와 비슷하게 여러 기준으로 사람들을 측정합니다. 도덕 취향은 9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를 도덕 기반이라고 부르는데요, 배려, 평등, 비례, 충성, 권위, 순수, 자유, 명예, 소유입니다. 책 출간 당시에는 6개, 출간 이후 연구에서 후보군 3개(자유/명예/소유)를 추가로 밝혀냈습니다. 9가지 도덕 기반 모두 범문화적이며,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둘째, 성격특성과 도덕기반 모두 정도의 차이일 뿐, 사람은 대부분 9가지 도덕기반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충성과 순수를 더 중시하지만, 나머지 도덕기반은 서양인과 비슷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뒤에서 다시 소개하겠지만, 정치적 좌파와 우파의 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9개 기반 중에서 1개를 골라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9가지 도덕기반을 가지고 있고, 배합량만 조금씩 다를 뿐입니다.


따라서 나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려면 우선 9가지 도덕기반을 이해해야 합니다. 개수가 많으니, 이해하기 쉽도록 관련 있는 가치끼리 짝지어 설명할게요.



1&2) 분배: 재산을 인정하는 '소유', 약자를 보호하는 '돌봄'   

돌봄: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

소유: 각자의 것을 지켜야 한다.


우리 사회의 재화는 어떻게 분배해야 할까요?


각자가 가진 것을 보호해야 하지만, 굶고 있는 사람도 도와야 합니다. 이 두 감정은 각각 '소유'와 '돌봄'이라는 도덕기반이 담당합니다.


사람처럼 새끼를 돌보는 동물도 있습니다.

'돌봄'은 우리가 가장 익숙한 도덕기반입니다. 포유류인 인간은 아기에게 애착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본능적으로 공감합니다. 사람이 아니더라도, 하프 물범 같은 동물을 보면 지켜주고 싶다는 느낌을 들게 만듭니다.


반면, '소유'는 각자의 재산을 인정하는 감정입니다. 소유는 일부 동물들도 가지고 있는 감정이고, 인간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도덕기반입니다. 소유권의 인정은 사회 발전에 아주 중요합니다. (책 '자본 없는 자본주의' 참고)


소유를 하려면 분배를 해야 하는데, 분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분배가 공정해야 사람들이 협력할 수 있는데요, 공정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두 종류의 공정을 알아봅시다.



3&4) 공정: 모두가 동등한 '평등', 기여한 만큼 받는 '비례'

평등: 모두 똑같아야 공정하다.

비례: 기여한 만큼 받아야 공정하다.


책에서는 평등(equality)과 비례(propotionality)를 합쳐서 공정(fairness)이라고 부릅니다. 비례보다는 평등에 조금 더 가까운 의미로 썼죠. 책을 읽으면서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돌봄은 비슷하게 인식하지만, 공정은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거든요. 어떤 이들은 노력한 만큼 받는 것을 공정이라 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어느 정도로 누리는 것을 공정이라고 합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선거철에 공정을 외치지만, 각자 생각하는 공정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도덕기반을 모르면 시장직을 잃을 수 있습니다. (출처: MBC 뉴스)

다행히도, 2023년 후속 연구에서 공정을 평등과 비례로 분리했어요. 이제 납득이 갑니다. 


평등은 개개인이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반면, 비례는 능력과 기여에 비례해서 보상받아야 한다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둘 모두 공정이라는 가치를 의미하지만, 그 모습은 분명 다릅니다.

진화적으로, 공정은 호혜적 이타심과 관련이 있습니다. 공정하지 않으면 서로 협력하기 어렵고, 정직하지 않은 사기꾼이 등장하니까요.


사람들이 협력하며 살기 위해서는 공정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사회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희생하고 사회를 지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조직과 관련된 도덕기반도 있습니다.




5&6) 조직: 팀을 위해 희생하는 '충성', 내 사람들을 지키는 '명예'   

명예: 내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

충성: 팀을 위해 내가 희생한다.

군인이나 소방관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조직을 직접 지키는 사람들은 몹시 중요합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강한 군대가 안보를 보장하잖아요. 위험을 감수하며 다른 이들을 보호하는 사람들을 우대하는 도덕기반은 '명예'입니다. 명예는 사회의 안전보정과 존속에 아주 중요합니다.

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명예는 국가 외에 가족을 지킬 때에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명예를 의미하는 중동의 Qeirat라는 단어의 뜻은 '사랑하는, 혹은 신성한 존재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꼭 사회를 직접 지키지 않더라도, 사회가 잘 돌아갈 수 있게 다양한 희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 광범위하게 조직을 위해 희생하는 도덕기반을 '충성'이라고 합니다.

국가 외에도, 회사나 팀, 가족, 연인, 동아리 등 우리는 다양한 조직 속에서 살아갑니다. 인간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이유는 우리가 다양한 조직에 희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성별에 따라 충성심의 모습이 다릅니다. 남자는 팀이나 국가 같은 조직에 충성하는 반면, 여자는 인간관계에 충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충성하지 않는 배신자를 보면 응징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 도덕기반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성별 경향을 고려하면 각각 남자는 기술유출범을, 여자는 외도자를 특히 비난할 경향성이 높습니다. 배신자라는 표현은 충성 도덕기반과 맞닿아 있고, 무능한 겁쟁이라는 표현은 (어떤 경우에) 명예 도덕기반과 맞닿아 있습니다. 두 표현을 사람들이 많이 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충성은 순수 외 함께 강한 조직을 만드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이들을 활용하여 강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 글에서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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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심은 외부로부터 조직을 보호하지만, 조직 내부의 혼란도 위험합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협력하지 않고 서로 싸우면, 외부 위협 없이도 사회는 무너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회가 갈등에 빠지지 않도록 규율이 필요합니다. 이를 담당하는 '질서'와 관련된 두 미덕이 있습니다. 바로, '권위'와 '자유'인데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다음 글:




참고 자료

- 책: 바른 마음 (교보문고밀리의 서재)

- 도덕기반 연구자료: https://moralfoundations.org/

- 논문: Foundations of morality in I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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