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든, 차를 같이 마시든, 남들과 같이 얘기하고 싶은 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듯하다.
코로나 시절 그렇게 모이지 말라 해도, 지인들과의 모임은 어찌할 수 없나 보다.
덕분에 인위적인 만남은 많이 줄었지만.
우리가 대화에서 결국 원하는 것은,
'나 힘들어, 그래서 네게 위로받고 싶어' 혹은,
'나는 이러이러해서 좀 인정받고 싶어' 혹은,
'이 정도면 우아 부럽다 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상대방의 반응이 별로 신통치 않으면, 좀 오버해서 얘기를 지어 내기도 한다.
가끔씩은 자기 친구의 것을 자기 것으로 과장하기도 한다.
사실은, 듣는 상대방도 자기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서,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그래서,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진짜인 듯 반응을 해 줘야 한다.
TV 방송에 보면 그런 사람을 많이 본다. 리액션은 크게 오버해서.
그런데 슬픈 사실은,
즐거운 대화 자리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결국, 인정이나 위로는 남이 해줄 수가 없다.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 스스로는 결코 속일 수도 없다.
그게 안되니, 술자리에서는 순간 위로받고 인정받은 듯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낙차가 너무 크면 가끔씩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러니, 너무 좋아할 것도 없고, 싫어할 것도 없다.
본인 스스로가 안 되는 걸, 남이 어떻게 해준다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