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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llie 몰리 Apr 16. 2024

중국의 위생 실태, 개코라서 괴로워.

후각이 덜 발달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쓸데없이 코가 좀 예민한 편이다. 맡고 싶지 않지만 어디선가 어떤 향이 나면 기가막히게 캐치를 한다. 코가 예민하다는건 살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국에 살면서 이 예민한 후각으로 인해서 괴로울 때가 많았다. 특히 베이징은 오래된 도시 역사에 따라 위생 상태가 좋지 못한 곳이 많은 건 사실이다.


중국이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이들의 자연환경으로 인한 결과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물이 더럽다 보니, 씻어도 머리에 하얀 비듬이 잘 생기고, 머리 기름으로 갈라져 있는 사람들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잘못 걸린 택시나 특히 지하철을 타면 중국의 그 향기를 제대로 맡을 수 있다. 며칠 씻지 않았을 때 나는 체취 냄새이기도 하다.


거기에 담배를 자주 피우니 희한한 쩐내가 배어있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타면 웬만하면 손잡이나 봉 같은 걸 잡지 않고, 잠시나마 환기가 가능한 창문이 있는 곳이나 문 쪽에 서있는 쪽을 택한다. 명절 같은 경우에는 아이의 엉덩이가 고스란히 노출된 '짜개 바지'를 보는 날도 있고, 길거리에서 급하면 다 큰 성인 남자도 소변을 보는 것도 볼 수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 이건 누가 봐도 사람의 응가 크기라고 예측하게 된 건, 다 큰 초등학교 남학생이 등굣길에 급했는지 화단에 앉아서 큰 일을 보는 걸 목격했을 때였다. 여태까지 살면서 2번 봤으니 흔한 일은 물론 아니다.


특히 제일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AS 아저씨들이 집에 방문했을 때다. 이 집 저 집 수리하느라고 고생하고 돌아다닌 그들의 노력의 결과인지, 10명 중에 7-8명은 살짝 피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향초를 같이 켜두기도 한다. 신기한 건, 중국에서는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오는 게 굉장한 실례라고 생각하는지, 거의 일회용 신발 덮개를 준비해서 가지고 오는 깔끔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단지에서 또 한 번 놀라웠던 광경은, 산책을 하고 있는데 AS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AS를 할 집 앞에 주차를 하다가 콧물이 나오셨나 보다. 휴지가 없으셨는지, 맨손으로 있는 힘껏 코를 푸시고, 옷으로 대충 닦더니 그 손을 그대로 초인종을 누르고 손잡이를 잡는 모습게 쿨한 건지, 문화 충격이라 그냥 이해해야 하는 건지 혼자 기겁하며, 코를 손으로 푸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이 보이기도 했다. 휴지가 없어서 그랬을 거야. 얼마나 급했을까.


베이징은 도시 자체가 오래되고, 노후된 건물이 많아서 외관상으로는 영업을 하는 곳인지 헷갈리는 곳도 많고, 지저분한 곳이 많다. 또 오래돼서 누렇거나 깨진 식기조차 전통을 나타내니, 반질반질하고 깨끗한 윤이 나는 식기보다 굴러먹다 나온듯한 식기류도 많다. 특히 관광지에서 희한한 톡 쏘는 냄새가 있는데 중국의 빨간 소시지의 냄새일 거라고 추측만 하고 있다. 


최근 이사한 곳은 집을 둘러볼 때는 전혀 몰랐지만, 하수구 악취가 꽤 심한 편이다. 샤워 부스의 구멍과 세탁 호스 등을 다 막음 덮개로 교체했지만,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나보다 코가 덜 예민한 남편과 아들도 "우왁! 냄새! 웩! 무슨 냄새야!" 이러면서 나올 때가 많아서 온갖 종류의 방향제와 향초, 디퓨저들을 구입해서 비치해 두었다. 바람 부는 날은 더 악취에 괴로운데 요새 같은 봄은 미세먼지와 한 달 동안 날리는 꽃씨로 인해서 창문까지 열지 못하니, 환기를 하려면 잠시라도 창문을 열어 미세먼지를 스스로 집에 데리고 현상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건조기가 없어서 빨래까지 마르지 않는 상황이 되면, 습도와 악취와 더러운 공기의 3종 세트는 견디기 좀 힘들다.

눈이 날리는 듯한 봄의 꽃씨, Photo by Mollie



이와 반대로 베이징이 이 정도로 발전됐을까 싶을 정도로 깨끗하고, 넓은 대륙에서나 나올법한 멋들어진 건물과 잘 꾸며진 곳도 많다. 사회주의지만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경제 성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오픈 마인드라, 예쁜 카페, 식당, 잘 조성된 주택단지도 많다. 인구수 대비 땅이 크니 복잡한 시내가 아닌 이상 쾌적한 생활을 하기도 하고, 중국 사람들 조차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개인주의가 많이 발달되어서, 공원에서나 동네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안무와 군무, 악기를 연주하며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 귀인 같은 사람들도 참 많은 신기한 곳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그 사라 사람들에게만 나는 체취가 있다고 느끼듯이, 외국 사람들도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만 나는 향이 있을 테지만, 기타 환경적으로 인한 부분들은 참기 힘든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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