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해하다 : 아주 충분히 (유의어:넉넉히,잘,족히) 이해하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합니다. 특히 학부모와의 상담에서는 자녀의 문제 행동이나 이상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너무나 마음 아파하는 경우를 만납니다. 이럴 땐 공감의 표현으로 최대한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상대방이 화를 냅니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이루어진 상담 끝에 부모님의 마음을 충분이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하였는대도 말입니다. 혹시나 상담 중에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감정을 자극한 말이 있는지 아무리 곱씹어봐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십분 이해하다'는 말은 우리 생활에서 일상적이면서 관용적인 표현입니다. 여기서 '십분'은 '아주 넉넉히'를 의미합니다. 아주 넉넉하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말인데, 고작 십분밖에 이해 못해주냐고 합니다.
십분(十分)은 '충분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지 시간 '10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다시 말했습니다. 그 이후 그 학부모와의 관계는 서먹해지고 말았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언어 경험이 없으면 어른도 심각한 문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책읽는 어른, 신문읽는 어른이 된다면 최소한 이런 일은 생기지 않겠지요. 다음에는최소 '백분 이해한다'고 과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