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유난히 추웠던 엄마의 계절, 겨울
‘내가 아프면 안 되는데. 나까지 아프면 안 되는데....’
엄마는 당신이 아파서 하루라도 누워 있을 때면, 이러다 당신까지 우리 곁을 떠나면 어쩌나 하고 겁부터 났다고 했다. 혹시 큰 병에 걸린 건 아닌가 하며 걱정하셨다고. 그도 그랬던 게, 엄마는 아파도 약을 먹고라도 꼭 출근하셨다. 그렇기에 엄마가 일도 못 가고 누워 계실 정도면 상태는 심각한 거였다.
엄마가 아플 때 겁을 냈던 건, 병에 걸리는 게 무섭다거나 죽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남겨진 딸들이 혹여 힘든 삶을 살아갈까 봐 그게 두려운 거였다. 엄마는 어린 자식들을 지켜내지 못할까 봐, 아파도 마음 편히 아플 수 없었다.
자식들밖에 모르던 엄마에게는 아빠가 떠난 뒤 세운 목표가 두 가지 있었다. 그건, 빚을 다 갚는 것과 딸 여섯 모두를 건강하게 잘 키우는 거였다.
그중에서도 딸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 잘 키우는 게 엄마의 가장 큰 목표였다. 자식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자신들의 가정을 꾸릴 때까지 옆에 있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딸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곁에 있을 수 있기를 엄마는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다행히, 그 바람은 이루어졌다. 언니들은 모두 좋은 짝을 만나 가정을 꾸렸고, 그 순간을 엄마도 함께 했다. 게다가 손주들도 안아 볼 수 있었다. 또 너무 어려서 큰 걱정이었던 엄마의 막내딸인 나도 성인이 되어 취직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순간을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엄마는 막내딸까지 시집을 보내며, 목표를 이루어 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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