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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별 Dec 04. 2023

궁금증을 풀어드려요

출근이 쉬울까? 육아가 쉬울까?

전쟁과도 같은 첫 육아를 하다

출근하는 남편을 보면 늘 궁금했다.


출근이 쉬울까? 육아가 쉬울까?


직장생활을 해 본 나로서는 출근이 훨씬 나아 보였다.


하지만 직장도 직장 나름이니..

나는 워라밸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남편 회사는 업무 강도가 극에 달하는 광고계 업종이었다.


주말을 포함해서 한 달에 하루이틀만 쉴 정도니

남편 입장에서는 육아가 더 쉬울 거라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이렇게 알쏭달쏭 궁금한 채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이제 복직을 해보니

회사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출근 vs  육아의 차이점 정도는 파악이 된다.


정리해 보자면 아래 4가지가

가장 큰 변화인 듯하다.


1. 커피 - 홀짝홀짝 vs 원 샷

2. 얼굴 - 풀 메이크업 vs 맨 얼굴

3. 의상 - 블라우스, 슬랙스 vs 늘어난 추리닝

4. 소통 - 수십 명의 동료들 vs 아기


이렇게 보면 커피 한 잔에도

여유는 커녕 원샷부터 때리는

아기 엄마의 삶이 팍팍하게 느껴진다.

(모닝커피는 슬슬 정신을 깨우며

홀짝이는 맛인데..)


어차피 멀리 나가지도 못하지만

아기와 외출할 때면 썬크림은 사치고

로션이나 바르면 다행인 숨 가쁜 하루,

이 하루들이 그 동안 나의 일상이었다.


엄마 껌딱지라 옷을 잡고 늘어지는 통에

목이 다 늘어난 추리닝을 한두 벌 돌려 입고


아직 말을 못 하는 아기와

어떻게든 긴 하루를 보내려

혼자서 재잘재잘, 최대한 말을 많이 하는 것도

나름 즐거웠지만 가끔은 또 버거웠다.

(원래 나는 말수가 적은 내향인이니..)


반면 잠깐씩의 여유가 있고

진득하게 하나의 업무에 집중이 가능한

직장에서의 환경은 몸이 훨씬 편하다.


출퇴근 지옥철을 감수하더라도

그동안 핸드폰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아기를 덜 안으니 팔도 안 아프고,

사람 사는 풍경도 구경하니 그것도 재밌다.


하지만 역시 직장생활의 가장 큰 단점은

아기가 보고 싶다는 것.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는 햇살 같은 얼굴이 그립고,

매일 조금씩 커가는 소중한 순간을

내내 함께하지 못하는 게 아쉽고,

아플 때 심심할 때 가장 먼저 달려가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사진을 봐도 봐도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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