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마음의 거울로 본 나

by 에너지은

오늘, 나를 칭찬하는 수업

거울 앞에서 시작된 마음의 영양 보충

“얘들아, 오늘은 너희가 제일 잘하는 걸 찾아보는 시간이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습니다.

‘설마 시험?’

‘글쓰기 시간은 아니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

첫번째 활동

하지만 저는 준비해 온 캐리어에서 느긋하게 작고 동그란 손거울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손에 하나씩 쥐여주며 말했습니다.

“오늘은 이 거울로 너희 얼굴을 관찰해 볼 거야. 그리고 그 속에서 너희만의 장점을 하나씩 찾아보자.”

순식간에 교실은 어색한 모드로 전환되었습니다.

“선생님, 뭔가 쑥스러워요!”

웃음 섞인 항의가 들려왔고, 그 와중에 한 활발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제 눈 진짜 예쁜 것 같아요. 제가 봐도 너무 예뻐요.”

“저는 피부가 하얘요. 그건 진짜 인정이요.”

바로 이런 말을 듣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평가가 아닌, ‘내가 나를 칭찬하는 시간’.

거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며,

아이들의 눈은 조금 더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활동은 눈을 감고 마음속 장점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엔 거울 대신, 마음속 거울을 꺼내볼까?”

아이들이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내가 잘하는 건 뭐지?”

“내 친구들이 좋아해 주는 내 모습은 어떤 걸까? 생각해 봅시다"


놀랍게도 교실은 금세 진지해졌습니다.

“저는 친구 말을 잘 들어줘요.”

“저는 엄마 도와주는 걸 잘해요.”

“저는 약속을 잘 지켜요.”

그 속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자신의 장점을 과자로 표현해 보는 시간.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과자가 무엇인지 미리 물어보고

준비해온 과자를 종류별로 꺼냈습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마구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그 과자는 이제 아이들 손끝에서 ‘나’를 그려가는 재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이건 제 눈이에요. 반짝거려서 초코로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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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랑한 성격이라 마시멜로로 표현했어요.”

“이건 제가 생각이 깊다는 뜻이에요. 초코로 속을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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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아이가 조용히, 하트 모양 젤리를 얹으며 말했다.

“이건 제가 저를 좋아한다는 표시예요.”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하나씩 자기 작품을 들고 앞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자신을 향한 애정 하나하나를 가지고 표현하면서,

조금은 쑥스럽지만 자기 긍정의 마음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표현 하는 방식은 다 달랐지만,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사인 저는 그 모습이 참 기특하고 예뻐 보였습니다.
손가락만한 과자 하나가
아이들 마음속 깊은 곳의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통로가 되었다는 사실에
저 역시 위로받았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잠시나마 아이들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힘은 누군가의 칭찬보다 훨씬 강하다는 걸,
그리고 그 힘은 언제든, 자기 안에서 다시 꺼내 쓸 수 있다는 걸요.


그리고 그날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제 아이와 함께 오늘 한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거울을 꺼내 들어 제 얼굴을 바라보았지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캐러멜콘 땅콩 과자를 올리며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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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 잘했다!”

그리고 제가 저에게 가르쳐줍니다.
나를 좋아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 용기인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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