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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박사 Nov 04. 2024

141. 어쩌면 철학이 필요한 시대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민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왔다. 특히 신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믿는 시대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졌다. 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에는 인간의 모든 행위와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은 신이 내려준 것이라고 믿었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없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다. 하지만, 이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았고 이것을 신의 뜻에 반하지 않게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려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그 시대에 신의 뜻에 반하는 것은 아주 큰 죄악이었기 때문이다.


철학은 시대에 따라 여러 형태로 변화해 왔고 데카르트와 칸트에 이르러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이념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그 후 철학자들은 순수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왔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시대는 그런 고민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검색 한 번이면 답이 툭 튀어나오고 빨리빨리 결과를 이뤄내야 하는 문화로 인해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시대는 학문마저 돈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가치가 나뉘기 때문에 철학은 소외받고 있다. 오히려 그것이 사람들을 더 병들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철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의 질문으로 나아간다. 그렇다고 현재의 내 삶이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여기서 가치를 찾는 경우도 많다. 멈추고 생각해야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우린 너무 달리려고만 하니 보이지 않는 것일 뿐이다. 계속 비교하고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된 삶을 좇으려 하니 내 가치가 작아 보이고 일상이 허무해 보이는 거다. 그냥 내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빛나는데도 멈추질 못하니 보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이 인문학 강의를 찾아 듣고 고전을 찾는 이유가 뭘까? 강사들의 입에서 선인들의 삶의 지혜에서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지',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알고 싶어서일 것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칸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이들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공자, 맹자, 노자도 선악과 도덕으로 인간으로서 자만과 죄를 경계했다.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들여다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내 삶이 힘들다 느껴져도 이 세상의 수천만 가지 힘듦 중 단 몇 가지일 뿐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 자리는 곧 행복으로 채워질지도 모른다.


철학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세상이 지금이 아닐까. 지금 우리에게는 국어, 수학, 영어가 아닌 생각하는 법과 잘 사는 법 과목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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