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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박사 Nov 15. 2024

63. 매년 실패하던 새해 계획 이번엔 다르다

매년 새해 계획을 세웠다. 그중 운동하기, 술 줄이기, 글 쓰기, 책 읽기는 10년째 포함되고 있지만 만족할 만큼 이룬 적은 한 번도 없다. 2024년도 마찬가지다. 2월이 지나갈 때까지 제대로 이룬 것이 하나도 없어 '올해도 이렇게 실패하는 건가?' 싶었다.


2월 말 지구대로 발령 나고 교대 근무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헬스를 먼저 시작했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루틴을 짜서 운동하니 재미있었다. 운동한 날을 달력에 체크하니 그것 또한 재미가 쏠쏠했다. 한 달을 넘겼을 때 '이게 되네?' 나 자신이 신기했고 3개월을 넘겼을 땐 다른 것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책 읽기와 글쓰기도 운동처럼 습관을 들이면 지속 가능할 것 같았다. 5월 말 먼저 책 읽기를 시작했다. 하루 50페이지씩 꼭 읽기로 맘먹었고 어떤 일이 있어도 책 읽기를 우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 이틀 책을 읽어나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달력에 성공 여부를 색깔로 표시했다. 운동은 노란색, 책은 분홍색 음영을 넣었다.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은 출퇴근 기차에서 그도 안 될 것 같으면 조금 일찍 일어나서 읽었다. 위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어떻게든 이어나갔다. 6월 중순에는 글쓰기도 시작했다. 하루 하나의 글을 브런치에 올리는 것으로 정했다. 글쓰기는 녹색 음영을 넣었다.


중간중간 위기도 많았다. 2주짜리 교육을 가거나  감기 몸살이 걸렸을 땐 '하루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라는 달콤한 속삭임에 손을 놓을 뻔하다가도 또다시 패배자가 될 것 같아 글과 책은 어떻게든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점점 습관으로 굳어졌다.


습관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몸이 기계처럼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글을 쓰지 않거나 책을 보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 듯 불안해졌다. 술을 마시고 싶은 날도 그것들을 먼저 해결한 후에 마시거나 아니면 마시지 않았다. 운동, 책 읽기, 글 쓰기는 11월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그렇게 실패하다가 나름 성공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봤다. 뭐가 달랐을까?


의지 + 환경 + 방법 + 작은 성공의 적절한 조합이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들이라 생각한다.

의지(그동안 실패를 반복하며 꼭 한 번은 성공하고자 하는 맘,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커져감), 환경(매일 출퇴근하던 근무에서 교대근무로 바뀌어 시간적 여유가 생김), 방법(달력에 일일이 체크하며 결과가 눈에 보이도록 만듦), 작은 성공(운동으로 시작해서 성공의 기쁨과 자신감으로 책 읽기, 글쓰기까지 이어서 도전함)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이 핑계라고들 하지만 계획적이지 않은 습관은 시간이 있더라도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세 가지를 꾸준히 하다 보니 또 다른 것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영어 공부? 자격증? 나의 도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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