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든 Oct 03. 2024

서문

도스토예프스키를 그리며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려는 마음이 응축된 결과다. 문장 가운데 “마음”이라는 단어가 걸려 환원주의를 말하고 싶다면 존재하는 것을 절실히 바라보라고 권하련다. 환대까진 아니더라도 눈앞의 대상이 살아있음에 대한 고백이 터져 나올 테니까. 누구나, 모두가 자기만의 생을 산다. 살아간다는 건 바짝 움츠리거나 아껴야 할 것 같은데 제대로 방출할 때 살아감이 성립된다. 산다는 건 분출하는 것이고, 분출한다는 건 분출하는 존재의 찢어짐인 동시에 상처다. 그러므로 생은 샐쭉하고 신산하다.


톨스토이의 <부활>은 높은 수준에 이른 소설이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의 작품이다. 두 작품을 읽은 분들은 내 말을 곡해하지 않을 것이다. 우아한 마네킹은 가족이야기다. 톨스토이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지향한다.


<우아한 마네킹>의 주인공 ‘인혁’이 소냐의 눈부신 사랑으로 나자로의 부활에 이른 라스꼴리니꼬프가 될지,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될지 뭉특하고 건조한 내 열 손가락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이 소설을 쓰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