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태계의 구성원들은 소통하고 상호 작용하며 공생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생태계는 소멸됩니다. 마찬가지로 커피 생태계에서 서식하는 사람들은 서로 경쟁하지만 공존, 진화합니다. 필요에 따라 커피 생태계는 외부 교란 요인들에 함께 대응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도 합니다. 건강한 커피 생태계는 자연환경은 물론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모든 구성원들의 건강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커피 가치사슬 연결고리들의 평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현재 커피 생태계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커피 생태계에서 큰 세력을 차지하는 구성원은 생산자, 소비자, 글로벌 대기업 로스터입니다. 그러나 최근 지속가능표준(VSS)의 세력이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VSS는 공정무역, 열대우림동맹, 유기농 인증(certification)처럼 제3자(third party)들이 커피 생태계에 합류하여 만든 섹터입니다. 2000년대 이후 이 세력은 더욱 확대되는데 이때 이들을 지속가능표준(Voluntary Sustainability Standards, VSS)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커피 생태계가 건강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현재 커피 생태계는 불안정한 상태로 존속하고 있으며 이중 가장 불안정한 섹터는 1,250만 개 커피농장과 그곳에서 일하는 농부와 노동자들입니다. 국제커피기구(ICO)의 통계에 의하면 1,250만 개 농장 중 95%가 5헥타르 이하의 작은 농장인데 이들이 처한 환경, 경제, 사회적 상황은 대단히 열악합니다. 1,250만 개 농장 중 85%는 2헥타르 이하이며 이들은 더욱 영세합니다.
매일 30억 잔의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모릅니다. 커피 생태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소통은 거의 없습니다. 이들은 물리적, 심리적으로 단절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커피생산지역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 존재하며 커피소비지역은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에 존재합니다. 이들은 역사, 문화는 물론 정치경제에 공통점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커피체리 한 알에서 한잔커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에 대해 잘 모릅니다.
커피농부들 역시 소비자들이 마시는 최종 한잔커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커피농부들에게 커피는 시장에 팔기 위해 재배하는, 생계를 위한 환금작물(cash crop)일 뿐입니다. 커피를 잘 키워도, 못 키워도 (C가격) 가격은 같습니다. 굳이 커피농사에 정성을 쏟을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커피벨트의 많은 커피농부들은 커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식민지 커피 플랜테이션에서 비롯된 끔찍한 기억 때문에 커피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커피 생태계의 강자는 네슬레(Nestlé), JDE피츠, 스타벅스와 같은 로스터입니다. 커피 생태계의 포식자들인 커피 로스터들은 예나 지금이나 글로벌 커피산업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1866년에 설립한 세계1위 식품 기업인 네슬레는 커피 생태계의 절대강자입니다. 이들 포식자들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2017년, 네슬레는 블루보틀을 인수했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JDE피츠(JDE Peet's)는 1853년에 세워진 네덜란드의 기업입니다. JDE피츠의 전신은 JDE인데 2012년 스페셜티 커피의 진원지인 피츠커피(Peet's Coffee)를 인수하면서 기업명을 변경한 것입니다. JDE피츠는 최근 제3물결 커피문화를 주도했던 인텔리젠시아와 스텀프타운을 합병했습니다. 사실 이들은 커피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포식자들입니다.
「커피바로메터(Coffee Barometer)」는 동시대 커피 생태계의 현황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자료입니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NGO인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 솔리다리다드(solidaridad), 에토스농업(Ethos Agriculture)이 공동으로 2년에 한 번씩 발행합니다. 「커피바로메터」는 발행 목적을 지속가능 커피를 위한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커피 생태계를 바라보는 관점은 윤리적인 동시에 합리적입니다. 보고서는 건강한 커피 생태계를 위한 각종 데이터로 가득합니다. 이 글은 「커피바로메터」를 팩트, 데이터, 가치의 바로메터로 참고하고자 합니다.
2023년, 미국 농무부(USDA)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커피생두는 1억7천만 자루(60kg), 약 1000만 톤(ton)이 생산되었습니다. 다음 그래프는 2013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의 세계 커피생산량의 변화와 10대 커피생산국의 생산량을 표시한 것입니다. 이 기간, 눈에 띄는 커피생산의 증가 추세는 없습니다. 커피생산과 관련해 자연과 인간이 특정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도표는 2023년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20개 커피생산국의 순위, 생산량, 아라비카vs로부스타 생산과 시장점유율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는 70여 개국에서 재배하나 상업적 의미가 있는 생산국은 50개국 정도입니다. 세계생산 1, 2위인 브라질과 베트남이 세계커피생산의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위 10개국이 커피생산량의 90%를 차지합니다. 세계커피생산의 90%가 특정 소수의 국가들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커피 생태계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줍니다.
지난 30년 동안 세계의 커피소비량은 두 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커피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한 지역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입니다. 특히 아시아의 커피소비량은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커피바로메터」는 커피소비 증가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1)스페셜티커피, 싱글오리진 커피처럼 프리미엄 커피문화의 확산: 서유럽, 북미, 일본 등 선진국가에서 확산되는 ‘제3물결’ 커피문화.
(2)중국 등 아시아 일부 국가, 동유럽처럼 소득성장에 따른 커피소비의 증가: 특히 중국의 커피체인점 확산에 따른 ‘제2물결’ 커피문화의 확산과 이에 연동된 커피소비량 증가.
(3)에티오피아, 멕시코처럼 인구증가에 따른 커피소비량 증가: ‘제2물결’, ‘제3물결’과 관계없이 인구증가에 비례하는 ‘제1물결’ 커피, 인스턴트와 같은 대량 생산된 커피소비의 증가.
이렇게 증가하는 커피소비에 맞추려면 생산이 늘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감당할 만큼의 생산은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커피의 지속가능성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 이유는 기후변화, 커피녹병과 같은 환경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커피생산자들이 처한 경제, 사회문제는 커피의 지속가능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커피바로메터」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커피농가는 최소 2천만에서 2천5백만 가구이며 1억 명 이상이 커피농사로 생계를 잇고 있습니다. 커피소비가 늘어나고 이에 커피생산이 늘어나면 이들의 소득이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입니다. 아래 그래프에 따르면 커피소비와 커피생산의 증가와 관계없이 커피농부들의 생계를 위한 커피가격은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201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 지속가능투자센터(Columbia Center on Sustainable Investment)’는 10개 커피생산국을 선정하여 해당 국가의 커피소득(coffee income)과 해당국가의 생활소득(living income)을 비교했습니다. 생활소득이란 특정지역의 한 가족이 의식주 등의 기본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소득을 의미합니다. 아래 도표를 보면 브라질의 가구당 커피소득은 1년에 USD 6,000입니다. 브라질 부유층의 생활소득은 USD 8,000이며 빈곤층은 USD 4,500입니다. 브라질에서 커피농부는 커피소득으로 중산층 정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브라질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커피농부의 경제적 상태는 빈곤층 이하에 놓여 있습니다.
‘콜롬비아대학 지속가능투자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을 제외한 나머지 9개국, 사실상 대부분의 커피생산국 커피농부들은 해당국가의 최하위계층보다 못한 소득을 얻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사례는 심각합니다. 우간다에서 한 가구의 연간 최소 생계비는 USD 2,000입니다. 그러나 1년 평균 커피소득은 USD 100이하입니다.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페루, 과테말라의 커피소득은 평균 USD 1,000 내외입니다. 커피농부들은 전 지구적 맥락, 곧 커피소비지역(global north) 대비 빈곤한 것은 물론 자국 내에서도 절대적으로 빈곤합니다. 커피농사는 노동집약적입니다. 손이 많이 가는 고된 일입니다. 커피농부들은 자식세대에게 농사를 대물림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지역의 청년들도 도시로 떠나고 있습니다.
커피의 물리적 형태는 #커피씨앗>#커피체리>#커피생두>#커피원두>#한잔커피로 변화되면서 단계마다 부가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커피농부는 #커피씨앗>#커피체리의 변화과정에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Seed to Cup) 한 알 씨앗에서 한잔커피까지의 형태변화는 커피 생태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형태변화의 연결고리를 커피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라고 합니다. 가치사슬의 처음에는 커피농부가 있으며 맨 끝에는 소비자가 있습니다. 생산자, 농부들이 만든 커피는 이 가치사슬을 타고 형태가 변화하면서 소비자에게 전달됩니다. 반면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출발한 돈은 역시 이 가치사슬을 타고 농부들에게 전달됩니다. 그런데 이 가치사슬을 통해 농부의 커피는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되지만 소비자들이 지불한 돈은 커피농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한잔커피를 위해 평균 USD 2.80을 지불합니다. 이 돈은 커피 가치사슬을 통해 커피농부에게 전달되는데 커피값의 약 4% 금액인 USD 0.11만이 커피농부에게 전달됩니다.
반면 공정무역은 커피농부에게 전달되는 돈이 커피가격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2024년, 한국의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한잔의 평균가격은 3,000원입니다. 공정무역의 주장에 따르면 1%, 곧 30원이 커피농부의 몫입니다. 99%, 2,970원은 커피 가치사슬의 다양한 단위, 커피 생태계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개체들이 가져갑니다. 커피농부의 빈곤을 대변하는 통계입니다.
역사적으로 커피 생태계는 권력과 자본, 곧 포식자들의 천국이었습니다. 커피 생산자와 소비자는 피식자, 곧 이들의 먹이입니다. 500년 커피 생태계의 역사 속에서 식민지의 원주민, 아프리카 노예들, 제3세계 가난한 농부들은 언제나 피식자들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약육강식의 정글이 커피 생태계입니다. 그러나 1988년, 공정무역(Fair Trade)이 커피 생태계에 등장합니다. ‘선의의 제3자들’인 공정무역은 피식자들인 커피농부들 편에 섭니다. 공정무역은 커피 생태계에서 자기 역할을 하기 시작합니다. 특정 커피에 대한 환경, 경제, 사회적 상태를 생산자를 위해 인증(certification)하며 소비자에게 그 상태를 보증(guarantee)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1988년 공정무역은 ‘막스 하벨라르(Max Havelaar)’라는 표시(sign)로 공정무역 커피를 인증했는데 ‘막스 하벨라르’는 100년 전 인도네시아 원주민 커피노동자들의 처참한 실태를 폭로한 동명소설에서 채용한 것입니다.
인증(certification)제도란 법적인증과 민간인증으로 구분되는데 공정무역은 민간인증으로서 법적이 효력이 없는 취약한 측면이 존재합니다. 또한 인증은 제1자(first party), 제2자(second party), 제3자(third party) 인증으로 구분됩니다. 제1자 인증이란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당사자가 그 상태를 보증(guarantee)하는 것입니다. 제2자 인증이란 당사자가 속한 협회, 또는 특정 기관에 의뢰하여 보증 받는 것입니다. 제3자 인증은 당사자들과 이해관계가 없는, 마치 NGO와 같은 독립적인 제3자가 제품 또는 서비스의 상태를 보증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의 인증(CAFE Practices)과 네스프레소의 인증(AAA)은 제2자 인증입니다. 공정무역은 제3자 인증입니다. 대부분 제3자들의 인증은 커피의 품질보다는 사회경제적 윤리에 대한 것입니다. 공정무역의 인증내용의 핵심은 다음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 커피는 커피농부들을 착취하지 않은 착한 커피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공정무역에 (가치) 소비자들은 열광했습니다. 공정무역은 크게 성공했습니다. 공정무역처럼 시민단체(NGO)의 ‘지속가능표준(VSS)’은 여기저기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VSS의 설립목표, 활동범위, 인증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커피 생태계를 위한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환경, 경제, 사회를 만들려는 ‘제3자들의 선의’입니다. 물론 이러한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의 선의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소규모 농가에 어떻게 전달되었는지에 대한 논쟁은 분분합니다. 또한 VSS의 구체적이며 다양한 문제들도 노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VSS가 성취한 결과에 비하면 과정의 실수에 불과합니다. 공정무역을 사례로 VSS의 메커니즘, 곧 #생산자, #공정무역, #로스터, #소비자’의 유기적 관계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커피농부인 #생산자가 공정무역의 인증을 받고 싶으면 #공정무역 협동조합을 통해 신청하면 됩니다. 이때 생산자는 공정무역이 제시하는 커피경작의 환경, 사회적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2)심사에 통과된 커피농부는 공정무역이 제안하는 최저가격(Fair Trade minimum price)과 함께 유기농, 프리미엄, 지역발전기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공정무역의 최저가격이란 농부가 처할 수 있는 어떠한 나쁜 상황에서도 보장받는 커피가격입니다. 2023년 아라비카 1파운드의 공정무역가격은 USD 1.80입니다. 만일 그해 풍작으로 인해 C마켓의 C가격이 USD 1.50이 되어도 공정무역 인증 농가는 USD 1.80에 거래할 수 있습니다.
(3)공정무역 마크를 사용하고 싶은 #로스터들은 공정무역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합니다. 이 수입은 공정무역조직 운영비의 85%를 충당합니다. 공정무역과 라이선스를 체결한 커피제조기업은 공정무역마크를 활용합니다. #소비자들은 해당기업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착한 공정무역 커피를 (가치소비) 구매합니다.
2025년 기준, 커피를 포함하는 농업부문의 VSS는 100개가 넘습니다. VSS는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심지어 ‘인증’을 대행하는 전문회사, 협회, 기관까지 탄생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VSS와 그렇지 못한 VSS의 기준도 없습니다. VSS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대신하며 심지어 기업의 그린워싱(greenwashing)에 활용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러나 VSS는 착한 제3자들이 맞습니다. 약육강식의 정글인 커피 생태계에서 VSS의 선의는 실제 미담으로 존재하며 VSS의 긍정적인 역할은 학술논문과 현실의 객관적 지표로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커피 생태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VSS입니다.
커피 생태계에서 VSS의 힘은 글로벌 기업들인 로스터 공룡처럼 커졌습니다. 「커피바로메터」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55%가 VSS 인증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된 커피의 55%는 VSS가 보증하는 ‘착한 커피’라는 뜻입니다. VSS는 메가(mega) 트렌드를 넘어서 메타(mata) 트렌드가 된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VSS의 본질이란 농부들의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목표에 이르지 못한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들의 선한 행위가 농부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주게 된 것입니다. 다음 그래프는 2017년, 2019년, 2021년, VSS가 인증한 커피(그린+기타 색)와 실제 인증커피(그린)로서 판매된 커피와의 비교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2021년 공정무역은 약 92만 톤(그린+블루)을 인증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정무역 커피로서 거래된 커피는 32%인 약 29만 톤(그린)에 불과합니다. 잔여 인증 커피 63만 톤(블루)은 팔 곳이 없어 싼값의 일반커피로 팔아야 했습니다. 결국 63만 톤 커피에 대한 인증비용은 농부의 부담이 되어 손해로 남게 됩니다.
위 그래프는 VSS의 문제를 보여 주는 결정적인 지표입니다. 대부분의 VSS는 조직운영비를 #생산자, #VSS, #로스터, #소비자의 유기적 관계에서 조달합니다. 일부 국제기구, 정부차원의 지원이나 개인의 성금이 있을 수 있으나 크지는 않습니다. VSS의 조직운영비 대부분을 충당하는 섹터는 #생산자, #로스터입니다.
가치사슬의 흐름에 따라 #로스터가 지불한 #VSS의 상표권 비용은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옵니다. 기업은 제품가격에 VSS비용을 포함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산자들이 충당하는 #VSS 인증 비용은 생산자들, 커피농부들이 원가에 포함해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VSS의 인증시스템은 커피생산원가를 높이며 결국 커피생산자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됩니다. 1990대 중반, 카운터컬처, 인텔리젠시아, 스텀프타운 등 커피 생태계 당사자들인 청년 (독립) 로스터들이 공정무역의 메커니즘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대신해 직거래(direct trade)를 시도한 결정적 이유들 중 하나입니다. 청년들은 커피 생태계의 모든 가치사슬을 우회하여 커피농부들과 직접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의 직거래, 비경제적인 순수함과 반경제적인 실천은 결국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
2023년 역시 세계에서 생산된 1,000만 톤의 커피 중 550만 톤이 VSS의 인증을 받았으나 260만 톤만 인증커피로 팔려 나머지 인증커피에 소요된 비용은 생산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지속가능한 커피 생태계를 위해 이러한 피해를 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로스터와 소비자들의 참여입니다. 이상적이지만 로스터들이 VSS 인증커피를 사용하고 소비자들이 VSS 인증커피를 즐기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건강한 커피 생태계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다음 그림은 2023년 글로벌 공룡 로스터들의 VSS 인증커피 조달 현황입니다.
위 그래프의 그린 표시 부분은 VSS인증커피, 핑크 표시 부분은 일반커피입니다. 세계 1위 로스터인 네슬레가 1년에 사용하는 커피생두는 907,000톤인데 이중 VSS인증커피는 606,000톤입니다. 세계 1위, 4위 로스터인 네스프레스와 스타벅스의 VSS인증커피 총량이 눈에 띕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이들의 VSS인증이란 제2자 인증인 CAFE Practices(스타벅스), AAA(네슬레의 네스프레소)로 생성된 것입니다. 이들의 VSS인증은 NGO와 같은 제3자가 아닌 그들이 선정하여 의뢰한 기관, 협회에 의한 인증입니다. 이들이 종종 그린워싱(green washing), 위장환경주의로 비판 받는 이유입니다.
글로벌 커피 생태계에서 로스터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 곧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2019년, 상위 10대 로스터들이 전 세계 커피생산량의 35%를 로스팅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총 매출은 무려 550억 달러입니다. 2020년, 세계커피생산량은 1,000만 톤이었습니다. 세계1위 로스터 네슬레는 세계생산량의 10%에 근접한 907,000톤을 구매했으며 커피 관련 매출은 195억 달러입니다. 커피생산국 콜롬비아보다 더 큰 규모의 커피를 구매하여 가공했으며 네슬레의 매출 규모는 콜롬비아 커피 수출액의 6배입니다. 콜롬비아의 2023년 생산량은 840,000톤이며 커피수출액은 29억 달러였습니다.
“현재 커피 생태계는 건강하다”라고 주장할 만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동시대 커피 가치사슬들은 안정적인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커피 생태계의 VSS는 노출된 몇몇 문제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른 산업 생태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커피 생태계의 VSS는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비경제적이거나 반경제적인 입장(position)을 유지하는 VSS를 다른 비즈니스 생태계에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또한 같은 차원에서 작동하는 지속가능 커피, 직거래, 싱글오리진과 같은 큰 규모의 사회윤리적인 실천은 커피 생태계에서만 볼 수 있는 ‘시그니처’입니다.
동시대 커피생태계의 (메가) 트렌드는 지속가능 커피입니다. 이러한 문화현상을 제3물결이라고 합니다. 커피 생태계는 상대적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태계 정화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건강함은 이곳에 유독 많이 서식하는 (가치) 소비자의 특별함 때문입니다. 주지하듯이 모든 생태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대체불가하며 이 둘은 가치사슬의 처음과 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때 지속가능 커피의 소비 증가, 가치소비의 증가는 생산자의 지속가능성과 직접 연결됩니다. 이러한 상태를 커피 생태계의 공진화(coevolution)라고 합니다. ☕■
#한 알 씨앗에서 한잔커피까지의 경제 #커피의 가치사슬 #공정무역 #직거래 #가치소비
The Economics and Ethics of Coffee
*영상제작: How To Make Everything, *2017, *9분, *영어(한국어 자동자막 설정 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2ucyVC4gks4&t=220s
#인증커피 #VSS #공정무역 #커피경제 #VSS 커피 품질, 향미 #스페셜티 VS 인증커피
Coffee Certifications Explained
*영상제작: James Hoffmann, *2022, *25분, *영어(한국어 자동자막 설정 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PmwoSqg0dq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