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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PPY위피 Jan 30. 2024

요즘 20대들의 이유 있는 솔로 생활

하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Detective (1985)


2020년, 판데믹이 세상을 덮친 이후 4년이 흘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0대의 연애율은 급격하게 하락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를 듣고 주위를 둘러보니 실제로 연애를 안 하는 지인들과 친구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연애를 안 하는 20대들이 많아진 이유에는 코로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학 생활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동아리, 오티, 엠티 등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축소된 탓이 클 것이다. 실제로 내 주위의 20학번 중에는 엠티나 동아리에 한 번도 참여해 본 적 없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판데믹의 규모가 서서히 줄어들며 다시 활발히 연애를 시작하는 20대들도 다시 점차 많아지고 있다. 판데믹이 끝나도 연애를 기피하는 20대들이 있는 반면, 언제나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20대도 있는 바이다. 


요즘 20대들은 왜 연애를 포기하거나 하지 않는 걸까? 반대로, 우리는 왜 연애를 하는 걸까?



연애 안 하는 이유 - 경제적 문제


밤의 해변에서 혼자 (2017)


데이트를 하면 일단 기본으로 밥을 먹는다. 편의점 음식으로 데이트를 하진 않을 테니까 (진짜 진짜 좋아하는 상대 아니면 편의점 음식으로 한 끼 때우는 연애는 하지 말자.) 1인당 10,000원 이상이 소비된다. 밥을 먹고 술을 먹거나 카페를 갈 것이다. 카페에 간다면  또 10,000원이 나갈 것이고, 술을 먹는다면 그 두 배는 나갈 것이다. 밥-카페-영화가 클래식한 데이트 코스이지만 저번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요즘엔 영화값도 비싸서 영화관도 잘 안 간다.


그렇지만 당연히 매번 데이트를 밥-카페로만 채울 수는 없으니 가끔은 영화관도 가야 하고, 전시도 보러 가고, 스포츠 경기 관람도 가야 하고, 여행도 가야 한다. 기념일마다 선물도 줘야 한다. 이 모든 행위를 매번 데이트마다 반복해야 하는데 20대에게는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요즘 20대의 소비 수준이 올라간 이유도 있다. 요즘 20대는 더 좋은 것, 더 인스타에 자랑하기 좋은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미적지근한 소비로는 성이 안 찬다.


그래서 연애를 안 하는 것은 곧 소비 줄이기로 이어지므로, 요즘 20대가 연애를 안 하는 이유가 된다. 





연애 안 하는 이유 - 연애의 필요성

Full Moon in Paris (1984)


연애를 안 하는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굳이 연애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만나 노는 것에서 충족감을 느껴 연인을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운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연애는 노력의 산물이 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알아가고, 맞춰가는 과정이 연애로 이어지는데 그 과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연애를 하고 싶은 의지가 없는 것이다. 데이트를 하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이 더 좋은데 연애를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연애를 안 하는 20대가 늘어나면서 연애를 안 하는 건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비혼에 대한 가치관이 옛날과 많이 변한 것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연애를 할까?

어톤먼트 (2007)


외로우니까.


내가 내린 답은 외로우니까다. 우정에서만 찾을 수 있는 만족감이 있듯이, 연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충족감이 있다. 친구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연인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은 서로 다른 종류의 행복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연애라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1순위로 두겠다는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묶이는 건 이상하게 정신적으로 지지받는 기분이다.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달려와주고 언제든지 도와주는 상대가 연인이다. 


혹은 친구 관계가 협소하거나 모종의 이유로 친구를 잘 못 만나는 타지에서 생활할 경우 연애가 우정관계의 역할까지 겸하기도 한다. 오히려 반대로 연애 관계에 충실하다 보면 연애가 기존 우정의 범위까지 지분을 차지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연애에 너무 충실해 기존 친구 관계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


연애는 인생의 파트너를 찾는 단계의 하나이다. 원초적인 감정인 외로움을 해소시켜 주고, 애정을 주고받고, 친구가 되어주며,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가게 해 준다. 


Mermaids (1990)


왜 요즘 20대는 연애를 안 하고, 또 왜 어떤 20대들은 연애를 할까. 


어느 쪽이 정답은 아니다. 연애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계기로 시작된 인연이 인생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아직 어린 20대, 본인에게 맞는 쪽을 선택해 보자.


아직 본인은 혼자인 것에 만족한다면, 너는 왜 연애 안 해? 같은 남들의 물음에 흔들리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에게는 어떤 게 맞는지 천천히 생각해 봐도 삶에 늦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애가 하고 싶다면 자만추든, 소개든 여러 가지 시도해 보자. 상대의 고백에 가볍게 시작한 연애가 한순간에 진심이 될 수도 있고, 소개에서 처음 만난 상대가 어쩌면 소울메이트처럼 잘 맞는 연인이 될 수도 있다. 연애의 시작에는 맞는 길이 없다.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연애라는 생각에 죄책감 가지지 말고 상대와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외로움이라는 자리에는 애정이 대신 자리 잡고 있는 걸 어느 순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진부한 말이지만 자기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것이다. 연애를 하든 안 하든 가장 기본적인 태도이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데에 필요한 기본 전제이다. 사랑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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