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수업 대신 선택한 엄마와의 3일

by Aunty Bo

방학이 시작되었다.
첫째 아이는 이번 방학 동안,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 준비로 소홀했던 수학 공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학원은 다니고 싶지 않다고 했다.
EBS 강의를 듣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며 따라잡겠다고 했다.

왜 학원은 싫을까, 물었다.
"엄마, 학원에서는 다들 선행을 해서, 중1 수업을 들으려면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랑 같이 들어야 해."
그 말에 마음이 걸렸다.
그 나이, 그 시기에는 '누구랑 함께하느냐'도 공부의 중요한 부분이니까.
아이의 말은 분명했다.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사실, 아이의 중학교 수학 선생님은 학기 초에 "선행은 필요 없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한 학기가 지나고, 방학을 앞두고는 달라진 말씀을 전해주셨다.
"방학 동안 2학기 내용을 미리 공부해두세요."
달라진 말에, 어쩌면 선행을 마친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 사이의 격차가 이미 수업 속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게 교사로서, 학생 모두를 위한 고민이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학교에서는 방학 첫 주 동안 수학 집중 수업을 무료로 열어준다고 했다.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바로 그 주에, 우리에겐 이미 약속이 있었다.
첫째 아이 방학이 시작되고, 둘째 아이가 방학을 맞이하기 전까지의 3일.

오롯이 첫째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 3일.
"그때는 엄마랑 나랑 단둘이 놀자."
몇 주 전, 둘이서 함께 정한 계획이었다.
그 약속은, 꼭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물었다.
"수학 수업 들어볼래? 아니면 우리 계획대로 시간 보낼까?"

아이의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다.
"수학은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니까, 엄마랑 보내고 싶어."

학교선생님이 직접 보강해주시는 수업을 안 듣는 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아이의 말 앞에서,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스스로 선택한 아이의 마음을, 믿고 싶었다.
그 며칠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오래 기억될 시간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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