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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딤돌 May 22. 2024

천수를 누리고 싶거든

<3>

(네이버)


  오래 살고 싶거든 지켜야 할 조건들이 있다. 의료 전문가가 아니라도 몇 가지는 손쉽게 말할 수 있다. 약간 낙천적일 것, 적당한 스트레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금주. 금연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누구나 알지만 실천이 어렵다.


  지키지 않았을 때의 쾌감이 더 짜릿하기 때문이다. 절제와는 배치된 행동이 항상 유혹한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소식을 한다거나, 눕고 뒹굴고 싶은데 몸을 움직여 운동하는 것이나, 눈앞의 유혹을 보고 사양지심의 자세를 견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최악의 경우는 자신을 학대하는 경우다. 쉽게 상실감에 빠지고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 있다면 큰일이다. 이러면  폭력적이 되거나 술이나 마약 등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생 자체를 승부처로 생각하니 정신적인 압박감도 크다.’ 이 경우 장수는 고사하고 오히려 생을 갉아먹는다.


  회계 용어 중에 가속상각이란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것보다 짧은 기간 내에 개체의 가치(수명)를 마무리 짓는다는 것이다.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선천적인 수명인자가 장수여부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노력에 의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영역은 대단히 제한적이다. 자연에게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주어진 수명을 갉아먹는 나쁜 습관을 억제하는 정도만 가능하다고 본다. 


  자연은 인류의 장수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 오래 살고 싶다면 본능을 거슬러야 한다.


  소식해야 하고 과욕을 부리지 않으며 마음이 차분해야 한다. 근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늦은 밤까지 야식을 즐기고 술을 이기겠다고 덤벼들고 향락에 젖어 밤을 새운다. 로봇이 아닌 한 견디기 어렵다. 당장은 표가 나지 않을지라도 서서히 파괴되는 것이다.


  화병은 욕심이 많아서이고 각종 성인병은 과잉 섭취 때문이다. 숨쉬기 운동 외에는 어떤 움직임도 없이, 오래 살고 싶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 일탈은 괜찮겠지?’ 아니다. 작은 주먹(충격)도 자꾸 허용하면 쓰러지게 되어있다.


  편리함만 추구하는 것은 만수무강과 반비례한다. 머리만 쓰고 육체를 묶어두는 것도 위험하다. 인류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아직까지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살도 빠지고 활기도 생긴다. 어린이가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으면 남의 자식이라도 안타깝다.


  오래는 살고 싶으면서 행동은 정 반대로 한다.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고 하지만 종종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한다. 완벽할 수 없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상식을 지키려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답은 하나다. 적당(중용)하면 된다. 욕심(집착)을 적당히 내고 본능을 조금 억제할 필요가 있다.


  자연은 대단히 냉정하다. 무언가를 얻으면 반드시 포기해야 할 게 생긴다. 무절제한 행동과 과도한 욕심은 남은 삶의 여정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것이다. 절대로 빠른 때란 없다. 젊을 때부터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천수를 누리는 것은 거저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라 부단히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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