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딤돌 May 28. 2024

말을 함부로 많이 하면

<3>

   

(네이버)


  선거가 끝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다. 수많은 말이 오갔고 설화(說禍) 수준의 말들이 난무했다. 이제는 모두 다 한 발 물러서서 자신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22대 국회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길 기대한다.


“물고기는 입으로 낚인다. 사람도 입으로 낚인다.” 탈무드에 나오는 얘기다.

속담에도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라고 했다. 쏟아낸 말들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말로 인해 자신과 세상을 그르치는 경우는 수 없이 많았다.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겠다.


  실수는 불가피한 동반자가 된다.

진실만을 얘기한다면 덜하겠지만, 조금이라도 거짓이 섞인 말을 쏟아내면 , 시간이 지나면서 앞뒤가 맞지 않음을 스스로 알게 되고, ‘말의 돌려 막기’를 하다가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도 모르게 된다.


  듣는 사람이 불편하다.

다변은 자아도취에 빠진 눈치 없는 성향의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듯하다. 지식을 자랑하려 하고 상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 묻지도 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말을 한다. 듣는 이에게 큰 도움이 되면 모를까, 대부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를 슬며시 피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신뢰감이 떨어진다.

생각나는 족족 말로 옮기니 내용이 가벼울 수밖에 없다. 시간을 두고 충분히 묵힌 후라야 묵직한 말을 건넬 수 있는 것이다. 이미 꺼내 놓은 게  많으니 어떻게 모두 실천으로  옮길 수 있겠는가? 실없는 사람이란 소리 듣기 제격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은 말이 많은 게 아니라 행동을 먼저 했다.


  품격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기 세계에 갇힌 자의 말이 아름다울 리 만무하다. 상대의 심장을 관통하는 독설이 나올 가능성 또한 높다. 동시에 말 많은 사람이 남의 얘기를 잘 들어줄 가능성은 아주 낮다. 자기 세계에 갇힌 다변가 곁에 가까이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만심과 과시에 심취해 있으므로 품격과는 동떨어지게 된다.




  그밖에 어떤 경우에 말을 많이 하게 되나?


  사회에 무난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일 가능성도 있다.

불평불만이 많으면 말이 많아진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만 한다. 살다 보면 억울한 일 없지 않겠으나 이런저런 상황을 극복하며 오늘날의 자신이 있는 것이다. 공허한 불평 대신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으로 옮길 일이다.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기 위하여, 말로 쏟아버릴 에너지를 아끼는 게 차라리 현명하다.


  자신의 내면 통제능력이 떨어진 경우다.

누군가 곁에 있어야 하고 장황한 내 말을 들어주어야만 안도하는 유형도 있다. 그때그때 일어나는 생각이나 튀어나오는 말을 누를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이다. ‘외로움과 고독을 친구 하지 않으면 인생 말년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남얘기 들어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안다면 자신도 때로는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일뿐이다.


  얼마 전 유명 유튜버가 무차별적으로  쏟아낸 말 때문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메랑 즉, 소송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국민을 이기려 들고 한마디도 지지 않고 할 말 다한다. 본인이나 지지자는 일순간 통쾌할지 모르겠으나 '세 치 혀의 달인'들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불편하다.


  아무리 비평, 평론이 직업이라 하지만  자신의 잣대에 맞지 않는다고 모진 말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자신만의 판단과 생각이 옳거나 바람직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상대방의 배려와 겸양을 바탕으로 한 비평을 할 생각이 없는 논객들만 넘쳐나면, 이제 국민들은 그들이 뛰놀던 좌판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되풀이는 말아야 하는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