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을 걸 치우고 배 하나를 깎는다.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지성아, 지명아, 지음아. 지언아. 배 먹어." 티브이에선 뉴스가 한창이다. 엠비시, 에스비에스 케이비에스, 제이티비시, 와이티엔, 연합뉴스. 어디를 틀어도 김건희, 김건희, 김건희. 여사님이 인기가 많다.
지명이다.
"엄마, 윤석열 대통령은 왜 이혼을 안 해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이렇게 지지율이 떨어지고 이미지 실추되고 국정에 방해가 되는데 왜 이혼 안 하냐고요."
웃음이 난다.
"하하하하하."
"왜 웃어요?심각한데."
"아들, 사랑해 봤어? 짝사랑이라도."
"아니요. "
"어쩐지.
지명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게 사랑이야."
"아니, 무슨 사랑 타령이에요. 대통령은 사랑보다 나라와 정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아니,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 문제가 아니라, 사랑은 그래. 유치하고 구차하고 구질구질하지만 그래도 좋아서 내칠 수 없어. 엄마가 하는 사랑은 그래. 아마 사람들 다 비슷할 거야. 그리고 모든 탓을 여사에게 돌릴 수는 없지. 또, 죄 많은 여자를 버렸다고 지지율이 올라가고 더 잘하게 될까? 아닐걸."
"몰라, 내가 대통령이면 이혼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