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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립스틱 짙게 바르고 Jul 07. 2024

56. 직장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돌아보면, 고민만 많았다.


‘회사인간, 회사를 떠나다.’(김종률, 2017)를

읽고 있다. 일본에서 ‘전후 경제 성장기에 조직에 헌신하면서 나아가 국가 발전에도 이바지한다는 사고를

내면화한 베이비부머의 집단 정체성‘을 가리켜

‘회사인간‘으로 불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집단 정체성‘은 아무래도 개인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것을 말할 것이다.

순응형 인간이라, 직장인이 그럼 순응하기 위해 사는 것일까? 그러나 이를 어쩔.


2030과 미래 세대에게 ‘순응’도 ‘경쟁’도 

사실상 까이는 카드가 되고 있는데 그렇담

직장은, 조직은 무엇으로 살아남을까?


오지라퍼는 역시 오지라퍼,

저 하나 살아가기도 팍팍한 오늘

그 생각을 해 보았다.





“돈도 싫어요.” 하지는 않는 일반인들



대개는 월급날인 20일이나 25일이나 월말을 기점으로 직장인의 통장은 잠에서 깨어난다.

통장이 아니고 ‘텅장’이라고 한다.

월급이란 이름의 돈이 각종 이자, 카드값, 보험료, 공과금, 아이들 학원비 등 사실상 ‘고정비’가 ‘텅’ 치고 지나가서(입금 즉시 자동이체로 출금되어) ‘’ 비어버린다.

통장도, 한 달 간 일한 나의 ‘혼’도 공허해진다.

‘그나마의 월급이 아니었으면 어디에서 고정비를 메꾸었겠어?‘라고 위안하고 다시 한 달 태엽을 감을 일이다.

이 정도로 직장인이 ‘돈(월급)’으로 산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선후배, 동료의 인간 관계로는 어떨까.


그냥 ‘웃지요’ 한다.

직장에서 한 두 명 나의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도록

끈끈하게 만들려면 무척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생일이나 기쁜 날을 체크해서

선물 같은 것을 작게라도 주문했다가 챙겨야 하고,

점심 먹으러 나갈 때도 서로 마음이 맞는 멤버를 동반할 수 있도록 눈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메뉴 선정도 발빠르게 투표 받아서

“O과장이 내가 여기 한번 와 보고 싶었던 것 어떻게 알았어~?!“ 하는 칭찬의 어깨 스매싱 정도는

받아 놓아야 쌓인다.

때로 저녁 회식이 이어지면 술을 먹지도 안 먹지도 않는 척을 해 가며 제가 “부장님(차후 이사님)이 제 ‘롤모델’이신 거 말씀 안 드렸죠?”라고 하면서 폭탄주를 잘 말아 올려서 강한 체크 포인트를 통과 후 마지막에 대리 기사나 택시를 호출할 때 가시는 길을 봐 드린 후

움직이는 차량을 향해 구십 도 가까운 절을 올린다.

이 때 ‘성대리’는 생각했었다. ‘내가 지금 과장님한테 절하는 건가? 기사님한테 절하는 건가?

이게 지금 헷갈리네 ~.‘라고 말이다.


아시다시피 위에 말한 모든 사항에서

‘성대리’는 온 신경을 쏟아서 잘 해 낸 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 아시는 것과 같다.

모든 면에서 내가 가장 잘 나가지 않는 한,

친목은 경쟁 앞에 단시간에 눌렸고

모두 독이 되어 병을 일으켰다.


이제 ‘그냥 웃는’, 그러나

공허하긴 마찬가지다.





투 잡, 쓰리 잡의 용사들이

생활인의 현 주소



“저 오늘 하루 빼서 참석했어요!” 하는 말을 들었다.

순간 ‘투 잡 하는 구나.’ 생각했고

역시나 그렇다는 얘기다. 하루 뺀 참석자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는 건 덤이다.


외벌이든 맞벌이든 당분간 지속된 고금리 불경기

속에서 피해 갈 수 없게 된 ‘부업’ 시대가 왔다.

양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현실 ‘전업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라방에서 “방송 끝나고 ‘라이드’(학원에서 자녀를 집으로 운전해서 태워 오는 것)갈 겁니다.”라고 말하는 강사부터

쿠*이나 마*컬* 등 온라인 창고형 마켓에서 배달부터 포장 단계 단계를 맡아 시간제로 일하는 분들까지


‘잡’의 수는 0개부터 ‘다’다익선까지 다양해졌다.


잡이 많다고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할 수 없는 게 또 엄중한 현실이다.

공무원들도 여러 사정에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그렇다면 ‘회사인간’은 그야말로 ‘끝난 이야기’가 된 것이다. 다름 아닌 ‘현실’의 힘이 그렇게 만들었다.


문제는 ‘회사 인간’으로 살아왔고 ‘성대리’처럼 참패당하지 않고 승승장구한 윗사람들이 내려다 보는 세상은,  그리고 조직의 변화는

자신이 올라가면서 봤던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기브앤테이크’논리 적용이 실제와 어그러진다.

아무도 그들이 떠받들었던 조직의 상사들처럼

자신을 그렇게 알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네가 뭔데?” 하는 말을 안 들으려면

자신이 예전에 했던 신중하고도 최대한 몸 사렸던

자세로 낮추어야 살아남는다.


이게 또 ‘연예인 걱정’이 되는 게 그들에게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 ‘성대리’ 목격담에 나온다.

‘내가 어떻게 해서 이 자리까지 왔는데.’라는 일념으로 다시 한번 ‘변신’해 준다. 지켜 내는 것이다.

축구에서 스콰가 1:0이라고 하자. 그럼 이기는 팀이 쫓기게 된다. 승리는 확정되지 않았으니까.


필살기가 나올 것이다.

누구에게도 뭐라 지적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강하게 나오는 일명 ‘센 놈’을 ‘내 인사권자’라고 생각해서 절대 부리키지 않는다.


‘내가 이건 또 잘 하지.’하는 생각까지 든다.

원칙? 그런 것은 O가 물어갔으며

나에게 소송이 들어 올 일이 내 임기 안에 없으면

선방한 것이지,

조직을 쇄신? 그건 해서는 안 되며

내가 머무는 방 밖은 위험하니까

직원들이 주로 나오는 식사시간을 간발의 차로

비껴서 얼른 먹고 다시 방에 들어가 있자.

그게 하다 보면 전부 된다.





돌아가면서 ‘반장’을 해 보면

내가 ‘반장‘감은 아니라고도

생각이 드는 건데



일을 잘 하는 사람이 꼴 보기 싫어서 들이받는다.

40대 가장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투정과 빈정 상함이 무기다.

일 잘 하는 사람을 들이받으면

우리 계통에선 들이받은 사람이 그 일을 맡게 된다.

일을 할 줄 모르고 어깨 너머로라도 배움이 없었던 그가 일을 말아 먹어도 아무도 이전처럼 뭐라 하지 않는다. 뭐고 어떻든지 꼴 뵈기 싫은 사람 안 보니 속 시원하렸다, 퇴근 시각만 핸드백 손잡이 쥐고 기다린다.


이렇든 저렇든, ‘불가근 불가원’이라 해서 직원들 보기를 개가 고양이 생각하듯 하면서, 밥만 드시고 기관장실로 들어간 매니저께서도

퇴근 시각을 하염 없이 기다리기는 매 한 가지다.

이런 기관장과 조직이 회사를 이루면

벌써 재무재표 거덜나고 영업 이익 아니 손실 보고 문 닫아야 하는 길인데

마침 공공기관이다.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것도 부당하다 해서 접은 지 오래, 평가는 유명무실의 두 글자가 됐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로 해서

양극화되어 가는 사회의 한 없이 기운 한 축

비방 없이, 세상에 대한 원망 없이,

‘’돈’만 있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에 눌림 없이

살겠는지,

젊은이들이 다시 아이를 낳고

어디 조화로운 세상이로구나 하여 내어 놓겠는지

답답해서,

일을 놓고 산을 보고 강과 바다를 본 시간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여름..


(여담인데 최근 개인 사물 정리를 하는데

꼬박 하루, 8-9시간이 걸렸습니다.


하물며 조직의 청소는 요원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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