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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신경항진? 부교감신경항진?

나는 자율신경실조증 환자다.

by 드망

도대체 뭐 하고 사셨어요?

내 검사결과지를 보여 주면서 의사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기능의학과 9년 차에 이렇게 심각한 사람은 처음이에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되셨어요?


자율신경실조증이 심하다는 것은 이미 5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처음 진단했던 의사는 교감신경 항진인지, 부교감신경 항진인지

정확하게 말을 안 해줬다.

그때는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말도 처음 듣는 상황이라 뭘 물어보려고 해도 물어볼 수도 없었다.

이리저리 공부하다 보니 보통의 경우 교감신경 항진이라고 하길래 나도 그런 줄 알았다.


항상 피곤한 에너지 방전에 기운 없음.

소화 힘듦, 무기력, 면역력 저하,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던 증상들로 부교감신경항진이 설명된단다.


이번에 검사한 결과로, 교감신경 항진이 극에 달하면 부교감신경 항진이 된다는데 내가 그 경우란다.

검사 결과를 보여주는데 교감신경은 어디 계세요? 부교감신경은 날개를 달고 훨훨 난다.

이런 경우가 가장 치료가 힘들단다.

그런데 답답한 마음에 찾았던 한의원에서는 교감신경항진이라고 하니..

교감신경항진인지, 부교감신경항진인지..

어쨌든 양쪽 다 너무 심각한 자율신경실조라고 겁을 준다.

이러다 큰 병이 올 수도 있다고 협박? 도 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나에게 의사는 그래도 할 수 있다고 격려를 한다.

내 마음속에서는 안 되겠는데..

약이 있는 병도 아니고.

그저 신경이 어떻게든 다시 균형을 찾아 주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일단 잘 자야 한다고 멜라토닌을 처방받았다.

무조건 매일 10시 이전에 자야 하고, 잘 쉬고, 스트레스 안 받도록 하라는데..

스트레스를 내가 안 받겠다고 안 받아지는 것도 아니고 중얼중얼했더니 스트레스를 빨리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단다.

부신까지 정지 상태라 부신 영양제도 처방받고.


우선은 부교감신경 항진에 맞춰서 치료를 해 보기로 했다.

자주 냉온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목욕탕 쿠폰도 샀다.

부교감신경 항진은 수면, 휴식, 그리고 혈액 순환이 너무 중요하다.

매일 1시간 가까이 순환을 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림프 마사지를 한다.

신경을 살리기 위한 비타민B6도 더해서 챙겨 먹고.


아직은 자율신경 자체의 어떤 변화도 느끼지 못한다.

잠자는 시간을 9시로 맞춰서 수면 시간이 늘어나고, 멜라토닌 덕분에 조금이라도 잠을 편히 자게 되어서

우선은 전보다는 견딜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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