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작은 응원
7월, 무더위가 시작될 때쯤 엄마가 10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시원섭섭한 마음을 홀가분하다고 표현한 엄마는 한 달간 여름휴가를 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야심 찼던 계획과 다르게 엄마는 늘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있었다. 쉬면서도 편치 않은 그 마음. 꼬박꼬박 입금되던 월급이란 존재가 사라지면 사람 마음은 더 급해지는 법이다. 맘 편히 한 달만 쉬라고 해도 그게 잘 안 되는 듯싶었다. 그렇게 몇 군데 면접을 보러 다니더니 결국 한 곳에서 합격 전화를 받았다. 빠르게 취직했다는 기쁨도 잠시 첫 출근 날짜가 다가올수록 엄마의 얼굴에 근심이 보이기 시작했다. 익숙하던 곳에서 나와 새롭게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떨린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낯선 시작은 힘든 법이다.
드디어 엄마의 첫 출근날. 딸들의 응원을 받고 씩씩하고 집을 나섰다.
오늘 새롭게 시작하는 엄마의 하루가 궁금했다.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점심때가 되니 엄마도 새로운 동료들과 점심을 먹겠지. 또 퇴근할 때가 되니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중이겠구나 하고 짐작했다. 꼭 엄마의 마음처럼 엄마를 기다렸다.
저녁 7시쯤, 엄마는 씩씩하게 웃으며 돌아왔다. 그러고는 저녁 먹는 것도 잊은 채 하루종일 있었던 일을 아이처럼 재잘재잘 털어놓았다. 그렇게 신나게 얘기를 하니 나까지 들뜨는 기분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흘렀다.
엄마는 여전히 직장에 잘 다니고 있고,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는 게 하나의 즐거움이 된 듯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고 보람되게 일할 수 있는 곳.
이보다 더 좋을 게 있을까?
엄마에게 좋은 기회가 와 준 것에 감사하고
또 딸로서 오늘 하루도 묵묵하게 버텨낸 엄마를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