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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elyn H Apr 09. 2024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기 가능할까요.

네, 하는 일을 좋아하시면 됩니다.




저의 첫 직장은 전공과도, 개인적 관심사와도 거리가 꽤 먼 직종이었습니다.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개인적 상황과 사회적 환경이 맞물려 있던 어려운 때였기에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였지요. 과연 그 일이 마음에 드는 일인지, 나에게 맞을지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에 가까운 것이었을 겁니다. 이후 관심이 생긴 직종의 회사로 옮기긴 했지만, 역시 입사하고 맡게 된 업무는 처음의 기대나 예상과 딱 들어맞은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늘 익숙치 않은 생경한 일이 벌어지고, 벌어진 일을 해결하는 동안은 꽤 지난하며, 그 중엔 힘만 들다가 끝나버린 일들도 있었구요.

속한 산업과 업종은 겉으로는 흥미로울지 몰라도, 매일의 업무가 그만큼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할 순 없겠지요. 그런 종류의 ‘재미’를 찾는다면, 빨리 내려 놓는 것이 현명한 마음가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일'은 저에게 늘 따분하고 재미가 사라진 그저 그런 ‘노동’이었을까요?

분명히 저는 아직까지 일도 조직도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요.

일을 갓 배우던 때는, 저의 능력 부족을 자각하며 괴로움에 몸부림치기도 하고, 도무지 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좌절 비슷한 감정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단 하나의 마음가짐만은 잃지 않으려 했습니다. 내가 먼저 일을 포기하지 않고 꼭 붙들고 있으면, 어떻든 결론은 난다는 것. 그 과정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반드시 성취와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성과 중엔 의외로 '재미'도 숨어있다는 것을요. 

어떤 일이든 지루한 시간을 조금만 견디면 어느새 손에 익어 핸들링하기 좋아집니다. 이런 표현 어떨지 모르지만, 이 경험들이 쌓이면 일은 ‘갖고 놀기 좋은’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일이 재미있어지는 순간이지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의 A부터 Z까지 장악하게 되고, 노하우를 갖추어 소위 ‘전문가’로 불리기도 하고요. 


일의 종류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가령 단순반복적 업무가 주어지면 빠르게 익힐 수 있고 익히고 나면 오히려 생각을 내려놓아도 되는 ‘휴식’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시간과 품이 꽤 드는 난이도 있는 전문적 업무인 경우엔, 대학생으로 돌아갔다는 자기 최면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그 분야의 도서나 저널을 읽거나 기사를 찾아보면서 업무에 적용할 포인트를 정리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6개월, 1년 지나가면서 어느새 관련 프로젝트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백'그라운드 지식이 있으니) 자신감 있고 즐겁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 프로젝트는 ‘하고 싶은 일’을 넘어, ‘좋아하는 일’이 됩니다. 결국 회사에서 업무하는 시간 대부분을 ‘즐기는 자’로 살 수 있는 셈이지요. 


만일 여러분이 지금 하시는 일이 견딜 수 없는 괴로움만 안겨줄 뿐이라면, 아예 생각을 달리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맡은 일을 좋아할 수 있는 '나만의 루트'를 찾으려는 시도를 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막연히 하기 싫은 일이 ‘좋아하는’ 일로 바뀌는 바로 그 마법의 순간을 경험하시면,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근사한 것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Sapere a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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