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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파이 Apr 27. 2024

제 글이 다음 메인에 떴어요!

초심자의 행운?

어제 아침, 자고 일어나 습관적으로 핸드폰부터 손에 잡았다. 밤새 온 무수한 알림 중에 브런치 알림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 이 많노?'


당연히 엊그제 새로 올린 글의 좋아요 알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랏...

한 달 전쯤 올린 글에 좋아요가 늘어나고 있었다.


'꼬... 이라노?'


조회수 통계를 눌러보니 유입경로가 기타...?


"설마...다음 메인???"


벌떡 일어나 앉아 다음 포털을 열었다.


메인화면 맨 앞에 [틈]이라는 챕터에 내 글이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아니! 이럴 수가!


잠시 후 조회수가 1000이 넘었다는 알림도 왔다.

얼마 전 브런치로부터 새롭게 다음에 론칭하는 게 있다는 광고 카톡을 받았었다. 그땐 대수롭지 않게 보고 넘겼는데 거기에 내 글이 실린 거였다.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입꼬리는 자꾸만 올라갔다.

 '변변찮은 내 글이 어쩌다 메인에 걸렸지?'

러면서 뿌듯하고 신이 났다. 이건 자랑해야 한다!


활동하고 있는 스레드 계정의 친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먼저 전했다. 늘 내 글을 읽어주고 응원해 주는 스레드 친구들이라 역시나 많은 축하를 해줬다. 런치 작가 신청을 한방에 통과했을 때도 기뻐해줬던 고마운 온라인 친구들이다.


사실  글이라는 걸 써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은 파이집과 우리 아이들 키우는데 여념이 없었고, 수년간 남편의 우울증에 노심초사하며 남편의 마음을 살피는데만 급급하며 살았다. 내 마음, 내 기분 따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장 내 앞에 산재된 숙제 같은 일들만 해결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그 힘든 시기에 내 을 지켜줬던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언젠가 글로 썼던 경상도 모임 친구들.

그중에서 내가 많이 의지하던 언니 하나와 몇 달 전에 사소한 일로 사이가 틀어져 버렸다. 감정이 섬세한 언니였는데 눈치 없는 내가 편한 사이라는 생각에 선을 넘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도 지나고 나서 마음을 정리하며 내린 나 혼자만의 생각일 뿐. 그녀의 마음은 모른다. 언니 없 내가 친정언니만큼이나 마음을 쏟고 기댔던 사람이라 손절당하고 나니 마음이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억울했다. 우울해졌다.


그런 혼란스러운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스레드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우연히 새로운 플랫폼을 깔아봤다가 모두가 자신의 마음 글로 풀어 소통하는 것에 매료되었다.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내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냈다.

파이집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 남편의 우울증을 곁에서 함께 겪었던 이야기, 친정엄마와의 어렵던 관계 이야기, 엄마가 되며 혼란스러웠던 나의 이야기... 등등

어떤 이야기를 풀어놔도 나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위로해 주고 조언해 주고 공감해 줬다. 글을 쓰며 나는 많이 치유되었다.


그러던 중 스레드 친구들 몇 명이 브런치 이야기를 해줬다. 이미 작가님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플랫폼이었는데도 무지했던 나는 이곳을 몰랐다. 글쓰기로 힐링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파이집 이야기'로 브런치 스토리의 문을 두드렸다. 운 좋게 한 번에 작가신청이 통과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였다. 여전히 미숙하고 글쓰는 요령도 모른다. 그저 솔직한 내 생각을 쓸 뿐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다음 메인에 걸리다니 신기하고 설레였다. 대단히 잘 쓴 글이라서 메인에 올라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진솔한 이야기가 필요한 자리에 내 글이 맞아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꾸준히 써보라는 독려로 받아들여 본다.


그동안 나 혼자 끄적끄적 글 써오던 걸 굳이 지인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메인에 글이 올라오는 덕분에 용기 내서 경상도 모임 친구들에게는 커밍아웃을 했다. 그녀들은 놀라워하며 축하를 해줬다. 그러나 결국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다. 그들에겐 좀 더 성장하고 내 글이 익은 뒤에 뭔가 또 다른 계기가 생기면 오픈해야겠다. 아직은 쑥스럽다.


그리고 오늘 브런치 작가님께 이 소식을 신나게 알려드린다.


 '작가님들~ 작가님들이 애정 주신 덕분에 초보 작가인 정파이의 글이 다음 메인에도 살짝 다녀왔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메인에 걸린 하루치 조회수 공개!

런치 안에서는 내 실력으로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조회수일텐데 잠시 좋은 곳 다녀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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