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없는 영감 상점> 주인장 소개
=^._.^=
냥냥~
~ 반가워. 고갱님들~
나는 2024년 9월에 늘그래 작까가 그린 자화상을 통해 태어난 뽀송한 두 살 수컷 고양이지.
인간들 나이로는 두 살이지만 상상냥 월드에서는 200살이니까 그냥 편하게 말 놓을게.
앞에서 소개했다시피 난 아직 얼굴이 없는데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어...
들리는 소문에는 늘그래 작까가 얼굴 그리는 솜씨가 영 별로래. ㅎㅎㅎ
그래서 자기 자화상 얼굴도 그렸다 덮었다 열 번은 했다던데???
뭐 지금 늘그래 작까 프로필에 올라간 자화상 얼굴도 딱히 잘 그린 건 아니라서 차라리 내 얼굴을 안 그린 게 다행일지도 몰라. ㅋ=^._.^=ㅋ
하지만 얼굴이 없다고 내가 못생긴 건 아니야. 난 엄청 뽀송한 흰 털을 가진 미묘니까.
고양이 집사가 되고 싶은 고갱님들은 댓글에 신청 서류 써서 올려두면 내가 한 번 읽어는 볼게.
하지만 난 워낙 독립적인 냥이니까 입양은 쉽지 않을 거야. =^._.^=;;
우선 내가 이 <영감(靈感) 없는 영감(靈感) 상점>을 오픈한 이유를 말해줄게.
나는 사실 늘그래 작까가 쓸데없는 상상을 하면 그걸 사료처럼 먹으면서 살아.
근데 요즘 들어 늘그래 작까가 영~ 예전처럼 엉뚱한 상상을 안 하는 거야.
최근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 됐지. 글 쓴다고 쓸데없이 너무 진지해졌어.
뭐 자기가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나?
그러더니 갑자기 어렵고 두꺼운 책을 읽으려고 하고 계속 새벽에 책상에 앉아서 뭘 하더라고.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귀찮다고 저리가래.
아니 사실 고양이가 집사한테 먼저 다가가면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츄르를 대령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근데 늘그래 작까는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지 요즘 영~ 집사역할에 충실하지 않더라고.
덕분에 한 달 넘게 상상력을 조금밖에 먹지 못해서 내 귀염뽀짝한 뱃살도 좀 빠지고 흰 털도 푸석해져서 이대로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더라.
나도 나 먹고살 궁리를 해야지. =^._.^=
그래서 늘그래 작까가 오전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계속 머릿속에서 뛰어다니며 이 상점을 열게 해달라고 졸라댔어. 근데 자기는 지금 엄청 바빠서 상점을 운영할 시간이 없대.
글쓰기 숙제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아서 가게를 오픈한다는 건 무리라고. 그래서 어쩔 수없이 이 가게는 내가 운영하기로 약속하고 브런치북에 상점을 연거야. 늘그래 작까가 사장 직함을 달고 있지만 실질적인 주인장은 매니저인 나 "파니파니냥"이야. 앞으로 잘 부탁해~ =^._.^=
브런치 스토리에서는 아직 고양이한테 작가 승인을 안 해주더라고??! 아니~~ 얼굴 없는 것도 서러운데 내 이름으로 당당하게 글도 올릴 수 없다니 너무 불공정한 거 아니야? 나중에 상상냥 월드 고양이들과 힘을 합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브런치 작가로 정식 승인해 달라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 같아. 그때 고갱님들도 와서 서류에 발자국 도장 하나씩 찍어주고 가면 고맙겠다!! =^._.^=
이곳에는 팔만한 물건이 생기면 그때그때 번개장터처럼 글을 올릴 거야. 그러니까 뭘 파는지 궁금하면 최신글에서 내 사진이 보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눌러봐.
나는 고양이라고 은행에서 사업자금 대출도 안 해주니까 오프라인 매장은 따로 열 수가 없어. 나야말로 사업자금은 없고 장사는 하고 싶은 불쌍한 청년 자영업자냥이지. 그래서 우선 늘그래 작까의 생각이나 사진첩에 들어있는 잘잘한 영감(靈感)들을 조금씩 떼와서 팔 거야. (주1)
요즘 늘그래 작까가 이것저것 찔끔찔끔 여러 종류의 책을 읽고 있으니까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단어나 느낌 같은 걸 갖고 와 팔아 볼게. 근데 그것들이 고갱님들에게 반짝이는 "영감"을 준다는 보장은 딱히 없어.
난 이런 장사가 처음이고 늘그래 작까도 이제 막 독서를 시작한 독린이(주 2)니까. ㅎ=^._.^=ㅎ
그래도 원석을 알아보고 보석으로 가공하는 건 고갱님들이 잘할 것 같아서 딱히 걱정은 안 할래.
늘그래 작까가 그러는데 여기 "브런치 스토리"에는 글 쓰는 작가와 독자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라 작은 소재나 생각으로도 엄청난 걸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이곳에는 깊이 있는 성찰이나 인문학적 사고를 가지고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 퀄리티를 못 따라가니까 그냥 B급 콘셉트로 장사를 하자고 하더라. 일종의 '싸다 싸~~ 뭐든 다 팔아~~ 상점'인거지.
요즘은 워낙 브렌딩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좋아하니까 우리도 그런 걸 해야 된다 하대???
얼굴 없는 나를 얼굴마담으로 걸고 장사를 시키려고 늘그래 작까가 잔머리를 쓰는 것 같아. =^._.^=;;;
흠.. 그래도 늘그래 작까랑 내가 남도 아니고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니까 고갱님들이 이해해 주길 바라.
(원래 브런치북 제목이 "얼굴 없는 고양이 파니파니냥의 영감 없는 영감상점"이었는데 너무 길어서 제목이 뒷글자가 잘리더라고?... 아니.. 브런치 스토리는 왜 이렇게 꽉 막힌 곳이야? 직원들이 왜 이렇게 보수적이람? 상상력이 풍풍한 작가들을 위해 제목 길이는 최대 30자까지 가능하게 해 줘야 되는 거 아니야? 하긴. 고양이들한테 작가승인 안 해주는 것만 봐도 내가 말 다했지 뭐...)
여하튼 구독자가 한 명씩 늘어갈 때마다 내가 상상사료를 듬뿍 먹을 수 있는 귀여운 소품샵이나 서점을 데려가 준다고 늘그래 작가가 약속했으니까 난 고갱님들만 믿을게. (여기까지 읽었으면 그만 망설이고 구독 좀 눌러줄래~? 고갱님의 소중한 구독이 배고픈 파니파니냥에게 맛난 상상츄르를 선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 )
내가 조만간 사료값 벌만 한 거 다 긁어와서 한 번 열심히 팔아볼게.
우선 우리 상점의 시스템을 알려줄게. 아직 체계는 안 잡혔는데 대략적인 건 이래.
<얼굴 없는 고양이 파니파니냥의 영감 없는 영감상점 운영방침>
- 이곳에서 판매하는 영감(靈感)은 모두 무형(無形)의 형태다.
- 상호처럼 딱히 영감이 없는 허술한 물건들이 다소 존재한다.
- 판매 상품은 누구든 라이킷을 눌러 살 수 있다.
- 라이킷 숫자에 따라 늘그래 작까는 "파니파니냥"에게 상상 사료를 지불한다.
- 댓글을 달아주면 상품에서 받은 영감뿐만 아니라 꿈속으로 또 다른 랜덤 영감을 무료배송 해준다.
- 다만 라이킷 취소 등 환불처리는 불가하다.
- 판매 상품에 대한 상담은 댓글로만 가능하고 파니파니냥이 낮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만 답변이 가능하다.
- <구독>을 눌러주고 단골손님이 되면 "꿈속으로 찾아가는 파니파니냥의 꾹꾹이 100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평소 가위에 잘 눌리는 고갱님은 이 서비스는 비추천)
- <응원금>은 "파니파니냥"의 상상 츄르값으로 100% 사용한다.
혹시 운영방침이 고양이인 나한테 불리하게 된 조항이 있으면 늘그래 작까 모르게 조용히 귀띔해주길 바라.
아무래도 임금협상은 가족 사이라도 확실하게 해야 하니까.
오늘 너무 급하게 브런치 가게를 오픈하다 보니까 내 소개도 주저리주저리 정신없게 하게 됐는데 그래도 나는 고갱님들 만날 생각에 이 글을 쓰면서도 무척 떨리고 신난다~ 히힛~~ =^._.^=
아.. 이런.. 늘그래 작까가 이제 자기가 노트북 써야 된다고 나 보고 비키래.
사실 고양이 손톱으로 키보드 자판을 치는 게 쉽지는 않아서 생각보다 이거 쓰는데 오래 걸렸거든? (나 절대 노느라 오래 걸린 거 아님... ) 이곳은 지성인들의 공간이라 오타나 맞춤법 틀리면 안 된다고 하도 잔소리하길래 왔다 갔다 고치느라 손가락에 쥐 날 지경인데 자기는 이름 빌려준 것 밖에 없으면서 사사건건 잔소리나 하고... 칫... (사장은 원래 다 그래??)
아무래도 물건 정리해서 이곳에 하나씩 올리려면 늘그래 작까가 잠들거나 쉬고 있을 때 밖에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난 지금 내 명의로 된 책상도 노트북도 없는데 열심히 영업해서 라이킷 많이 받으면 늘그래 작까가 내 전용 자리를 책상 한편에 마련해 준대.
당분간 노트북 하나로 늘그래 작까랑 나랑 같이 쓰니까 늘그래 작까가 노트북을 안 쓰는 시간에 틈틈이 들어와서 상품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게 될 것 같아. 그래서 영업시간이 들쑥날쑥해도 이해해 주길 바랄게.
그럼 고갱님들~ 오늘 반가웠어.
다음에 <영감 없는 영감 상점> 또 놀러 와~~
=^._.^=
냥냥~~ 빠잇~
주의사항) <영감 없는 영감 상점>에는 딱히 영감(靈感)이랄것도 없을 것을 파는 잡화 상점이고 진짜 영감(할아버지)도 없음!
(난 이 정도는 고갱님들이 다 알 것 같아서 딱히 주석을 달고 싶지 않은데 늘그래 작까가 이런 건 또 기본 서비스라고 꼭 빼먹지 말고 집어넣으라네. 요즘 글쓰기 좀 배운다고 하더니 나한테 너무 시키는 게 많다니까!)
주 1) 영감(靈感) :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기발한 착상이나 자극. 신령스러운 예감이나 느낌.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주 2) 독린이(讀린이) : 독서와 어린이의 조합으로 독서 초보자를 뜻하는 신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