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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영감(靈感)상점]: 홍차 한 잔 어때?

by 윤서린
<얼굴 없는 고양이 파니파니냥의 영감상점> 늘그래 그림 2024

이곳은 늘그래 작가의 상상 속에 살고 있는 나이 200살에 뽀얀 흰털을 가진 얼굴 없는 고양이 "파니파니냥"이 운영하는 <파니파니냥의 영감 없는 영감상점>입니다.

작가님들과 구독자님들을 대상으로 일상에 영감(靈感)이 될만한 것들을 모아서 팔아요.

둘러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라이킷" 하트를 눌러서 마구마구 담아가세요~


=^._.^=

냥냥~~ 고갱님들 안녕?

영감(靈感)이 되는 건 뭐든 파는 "파니파니냥"이야.


창밖으로 소리 없는 봄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후, 늘그래 작까님이 새벽 공부가 끝나더니 한숨 푹 자고 일어나서 라면을 끓여 먹고 있어서 내가 잠깐 노트북을 빌렸어.


난 사실 비 오는 날은 별로 안 좋아해. 내 흰 털이 젖어셔 축축 해지는 건 상상 고양이인 나도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야. =^.~.^=


오늘은 며칠 전에 늘그래 작까님이랑 설 작까님이랑 다녀온 예쁜 카페에서 받은 영감을 팔아 볼까 해.

그날은 오전 일찍 지하철을 타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놀러 갔어. 평소같이 작까님이랑 책을 몇 권 고르고 점심으로 오므라이스를 오랜만에 먹었어. 냠~~~~


난 오므라이스의 퐁실퐁실한 식감이랑 노란 계란이불이 너무 예뻐서 좋아해~ 마치 나의 부드러운 털처럼 사랑스러운 촉감이잖아. 근데 우리 작까님은 귀찮다고 오므라이스를 안 만들어줘. 난 오므라이스가 좋은뎅... 맨날 계란프라이랑 계란찜만 해준다... 하... =^._.^= ;; 얹혀사는 입장에 반찬투정하면 길거리로 나가라고 할까 봐 꾸욱~~ 참고 있어.


여기 <영감상점>에서 라이킷을 많이 받으면 늘그래 작까님한테 받은 사료를 모아뒀다가 오므라이스랑 바꿔 먹을까 생각 중이야. 그럼 도대체 사료를 몇 알이나 모아야 할까??? (똑똑한 고갱님이라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알지? 마구마구 라이킷을 눌러서 내 영감을 전부 사달란 말이야... 오므라이스 먹고 싶어 하는 귀여운 흰 고양이 파니파니냥 좀 도와주셔~)


저번에 팔았던 영감으로 라이킷을 28개 받았고 구독도 한 명 늘어서 상상츄르를 먹을 수 있었는데 난 사실 아직 배가 많이 고프거든...


자, 얼른 본격적으로 오늘의 영감을 팔아볼게.


이곳은 설 작까님이 추천해서 같이 가본 카페야.

=^._.^= 문 앞에 들어서자마자 다른 나라 카페로 시간여행을 온 느낌이야!
=^._.^= 카페 주방이 보이는 나무 창틀은 너무 예뻐서 일하는 직원들 조차 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풍경처럼 보여~


늘그래 작까가 카페 문 열자마자 눈이 돌아가서 "너무~ 예뻐요~"를 연발하더라.

놀이공원에 처음 간 아이처럼 신났어 아주~. ㅎㅎㅎ

역시 예쁜 건 찍어야 맛이지. 찰칵찰칵! 나도 거울보고 셀카타임~ ㅎ=^._.^=ㅎ

직원이 주문을 받는데 홍차를 잘 몰라서 추천받은 걸 먹기로 하고 자리에 앉았어.


나는 작까님 따라서 처음 홍차를 마셔봤어. 사실 작까님은 커피 맛도 모르고 오직 커피를 돈 주고 사 먹어야 한다면 한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만 먹는 단순한 사람인데 이런 다양한 홍차는 뭐가 뭔지 몰라 더 어리바리하더라고.


이곳은 정말 콘셉트에 진심인 곳이더라. 테디베어가 가방 보관을 맡아주는데 작은 바구니 안에 가방이랑 목도리를 꾸겨 담으니 얘가 좁아서 낑낑거리고 얼굴이 금세 하얗게 질리더라고. (열심히 일하는 테디베어를 앞에 두고 우아하게 홍차를 마시는 고양이라니... 쪼금 미안해지기도...=^.~.^= )


그래도 티팟이랑 은색 트레이가 너무 멋져서 두 작까님이 기분이 한 껏 들떴어. 은색 쟁반에 차와 쿠키를 담아서 정원의 커다란 나무 그늘아래 앉아 책을 읽는 상상을 하는 두 작까님이 너무 신나 보이더라고... 아, 물론 "작은아씨들"의 주인공처럼 드레스 같은 원피스도 입어야 한다고 신나서 얘기하는데 늘그래 작까님은 숏컷 스타일의 머리라 그런 원피스를 입으면 좀 웃길 것 같긴 해... ㅋ=^._^.=ㅋ



우리 상점에서는 "라이킷" 하트 버튼을 통해서 원하는 영감을 살 수 있어!


[=^._.^= 판매물품 1] 설탕과 티팟 세트를 담은 은쟁반에서 떠오른 영감 : 고갱님들은 빈티지한 은쟁반을 들고 우아한 홍자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면 어디로 가보고 싶어? 나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토끼굴이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꽃무늬 피크닉 매트를 깔고 소풍을 즐기고 싶어. 그러다가 바쁘게 달려가는 토끼를 만나면 나도 따라서 토끼굴로 떨어지는 거지~ 난 그곳에 사는 내 친구 고양이 "체셔"를 만나고 싶어. 얘가 착하긴 한데 장난이 심하니까 길 가다 만나면 고갱님들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ㅎ=^._.^=ㅎ


[=^._.^= 판매물품 2] 풍부한 허브티를 보며 떠오른 영감 - 보통 브런치 카레를 가면 레몬이나 로즈메리가 들어간 허브티를 보게 되는 게 여기에는 사과, 오렌지, 이탈리안 파슬리, 크렌베리가 들어가서 한눈에 시선을 빼앗고 있어. 난 이 허브티를 보니까 갑자기 홈파티를 여는 상상을 하게 되더라?


늘그래 작까가 늘 이야기하는 1800년대 친구들과 현시대의 친구들을 불러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 검정 턱시도를 입고 손님들을 안내하는 집사 고양이 파니파니냥은 상상만 해도 정말 멋지지 않아?

ㅎ=^._.^=ㅎ


1800년대 ~1900년대 초대명단에 보니까 이런 사람들이 있네... <헤르만헤세, 빈센트 반고흐,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버지니아 울프, 랄프 왈도 에머슨, 타샤튜더...> 고갱님들은 누구와 만나서 티파티를 하고 싶어?


그 때 어떤 음식을 같이 먹고 싶어? 난 내가 아끼는 연어츄르를 손님들에게 하나씩 선물할 거야. 집으로 돌아가서 그곳 고양이들에게 맛 보여주라고. 아마 츄르맛을 본 고양이들은 다음번 홈파티에 따라온다고 난리겠지 ㅋㅋㅋ

얘들아~~ 이런 맛은 처음이지??? 근데 세상에 공짜는 없어... 나처럼 영감을 팔아서 너도 사 먹어. 나도 오늘 츄르 사 먹으려고 노트북 앞에서 몇 시간째 이러고 있잖니... ;;;;


[=^._.^= 판매물품 3] 촛불과 조명이 불러오는 영감 - 다들 집에 이케아나 다이소에서 산 캔들 하나씩은 서랍 구석에 있지? 왜 생선요리하고 냄새 없앤다고 사놨다가 구석에 박아둔 거....


근데 이 캔들을 유리잔에 담으니까 감성이 몇 배는 되는 것 같아. 그래서 늘그래 작까님이 사놓고 까먹은 캔들을 독서할 때 사용해 봐야겠다는 따뜻한 영감이 떠올랐어.


다들 잠든 고요한 시간에 촛불을 켜고 책을 읽는 고양이라니 벌써부터 지적인 향기가 꼬릿꼬릿~~ 여기까지 풍기는 것 같다. ㅎㅎㅎ. 늘그래 작까님도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던데..

자신은 초가 다 꺼질 때까지 독서를 해보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하는 것 같더라.. 하지만 이 초 생각보다 오래 탈걸?

ㅋ=^._^.=ㅋ


그리고 낡은 조명에 꽃무늬 손수건을 올려놓은 카페 주인장의 감각이 돋보여서 사진을 찍어 봤어. 집에 낡은 조명이 있거나 선물 받았는데 너무 화려해서 못하고 나가는 스카프가 있다면 이렇게 감정적인 조명으로 꾸며서 사용해 봐도 좋을 것 같아.


=^._.^= 자~~ 고갱님들~

오늘 내가 판매하는 영감은 여기까지야.

마음에 드는 영감이 있었다면 "라이킷" 하트 버튼을 눌러서 마구마구 사주길 바랄게~


라이킷 버튼을 눌러서 영감을 산다고 고갱님 지갑이 가벼워지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이런 소비는 절대 과소비가 아니지~~. 내 말 믿어 줘.

배고픈 파니파니냥의 상상사료를 사준다는 마음으로 <영감상점> 소문도 많이 내주고 친구도 데리고 놀러 와.


구독 눌러서 단골이 되면 내가 약속한 대로 꾹꾹이 서비스하러 꿈속으로 찾아갈게~~~

고갱님들 오늘도 놀러 와줘서 고마워. 냥냥 빠잇~~ =^._.^=



덧) 역시 짧은 고양이 발톱으로 키보드를 치는 건 너무 무리다.

에휴... 이거 쓰는데 두 시간 넘게 걸렸어. (무슨 말인지 알지? 여기까지 읽었으면 댓글 좀 달아 줘...)

그리고 늘그래 작까가 자기 브런치들 연재 목록 쓴 전단지 만들었으니까 우리 상점에도 하나 붙여달라고 해서 밑에 달아둘게. (사실 내 상점에 전단지 붙이는 건 매니저인 나와 상의해야 하는 건데 자기가 사장이라고 내가 하라면 해야 돼???? 내 추구미에는 전단지 따윈 없는데... 어쩔 수 없다. 고갱님들 우리 상점 운영방침만 읽고 밑에 늘그래 작까 전단지는 패스해. 별거 없어. 아침 독서 시작하면서 브런치 연재 <독서처방과 밑줄 프로젝트> 시작하더니 여기저기 알리고 싶나 봐 ㅋ)




<얼굴 없는 고양이 파니파니냥의 영감 없는 영감상점 운영방침>

- 이곳에서 판매하는 영감(靈感)은 모두 무형(無形)의 형태다.

- 상호처럼 딱히 영감이 없는 허술한 물건들이 다소 존재한다.

- 판매 상품은 누구든 라이킷을 눌러 살 수 있다.

- 라이킷 숫자에 따라 늘그래 작가는 "파니파니냥"에게 상상 사료를 지불한다.

- 댓글을 달아주면 상품에서 받은 영감뿐만 아니라 꿈속으로 또 다른 랜덤 영감을 무료배송 해준다.

- 다만 라이킷 취소 등 환불처리는 불가하다.

- 판매 상품에 대한 상담은 댓글로만 가능하고 파니파니냥이 낮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만 답변이 가능하다.

- <구독>을 눌러주고 단골손님이 되면 "꿈속으로 찾아가는 파니파니냥의 꾹꾹이 100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평소 가위에 잘 눌리는 고갱님은 이 서비스는 비추천)

- <응원금>은 "파니파니냥"의 상상 츄르값으로 100%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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