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박물관, 한눈에 보이는 5천 년의 역사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문명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중 하나이며 중동(Middle East)에서 가장 오래된 고고학 박물관인 이집트 박물관은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Tahrir Square)에 위치하고 있다.
1895년, 새 박물관을 건설하는 설계 공모전에서 프랑스 건축가 마르셀 두르뇽(Marcel Dourgnon)의 신고전주의식 (Neo-Classical style) 건물이 선정되었다. 1902년 개관된 카이로 이집트박물관(The Egyptian Museum in Cairo)(EMC)은 약 170,000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박물관이기도 하다.
박물관 정원에는 조각상부터 대형 석관까지 다양한 고대 석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정문 양쪽의 상하 이집트(Upper and Lower Egypt)를 상징하는 두 개의 대형 조각상은 마르세유 출신의 조각가 페르디난드 파이브르(Ferdinand Faivre)의 1900년 작품이다. 3년간의 작업 끝에 완성한 이 작품은 이집트의 문화적 통일을 강조하기 위해 박물관의 입구에 위치한다.
정원에는 또한 상 이집트의 상징인 파피루스와 하 이집트를 대표하는 로터스(lotus)가 함께 심어져 있으며, 중앙에 연못이 있다. 고대 이집트는 나일강의 흐름을 기준으로 구별되었다. 상이집트는 나일강 상류의 좁고 고지대인 지역, 하이집트는 나일강 하류의 넓고 평지인 델타 지역을 가리킨다.
이집트 박물관의 전시품은 선왕조 시대부터 그리스-로마 시대(기원전 5500년경 ~ 서기 364년)까지 다양하며, 특히 고왕국, 중왕국, 신왕국 시기의 유물들을 전시한다. 2층 건물의 박물관은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관람해도 모자랄 정도로 넓은 15,000제곱미터의 면적이다.
이집트 박물관은 미라, 석관 등 고대 이집트의 대표적인 유물들이 발굴 당시의 원형을 유지한 채로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파라오 유물이 유명하다. 기원전 1300년대에 만들어진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와 그의 무덤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대표적이다.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 무덤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으로 고대 이집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이기도 하다.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Funerary golden mask of King Tutankhamun))는 단순한 장례용품을 넘어서 고대 이집트인의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과 왕권의 신성함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물로, 이집트 파라오 문명의 상징이다.
왕은 네메스(Nemes)라 불리는 흰색과 파란색 줄무늬의 머리 장식을 쓰고 있으며, 이마에는 상이집트와 하이집트를 상징하는 신성한 코브라 우라에우스(Uraeus)와 독수리 여신 네크베트 장식이 있는데, 이는 왕권의 보호자 역할을 한다.
Funerary golden mask of King Tutankhamun, 제18왕조, 투탕카멘의 통치(기원전 1327-1318년), 발견 장소: 왕들의 계곡 - 테베, 금, 청금금과 유리로 만든 가짜 수염을 달고 있다. 왕의 눈썹은 라피스 라줄리로, 눈은 석영과 흑요석으로 표현되었고, 마스크의 뒷면에는 장례 문서인 사자의 서(Egyptian book of the dead))가 새겨져 있다. 황금 마스크의 높이는 약 54cm, 무게는 약 10kg이며. 얼굴 부분은 18.4캐럿 금으로, 등과 어깨 부분은 22캐럿 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1922년,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Howard Carter, 1874~1939)가 이끈 팀은 수년간의 발굴 끝에 이집트의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에 있는 투탕카멘의 무덤 입구를 발견했다. 거의 손상되지 않은 상태의 수많은 유물과 황금 마스크가 출토되어 전 세계적으로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켰다. 황금 마스크는 투탕카멘의 미라를 덮었던 장례용 마스크로 고대 이집트 장례 의식과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이집트 테베(현재의 룩소르) 서쪽에 위치한 왕가의 계곡왕가의 계곡은 이집트 룩소르 서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신왕국 시대(New Kingdom, 기원전 16세기 ~ 11세기)에 파라오(고대 이집트 왕)들이 약 500년 동안 사후 세계로의 여정을 위해 무덤을 마련한 곳이다. 현재까지 약 63개의 무덤이 발견되었는데, 투탕카멘 외에도 람세스 2세, 아멘호텝 3세 등 신왕국의 여러 유명한 파라오들이 이곳에 묻혔다.
무덤에는 사후세계의 신화와 의식을 묘사한 그림과 글도 새겨져 있다. 이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집트 고고학 연구의 중요한 유적지이다.
고대 이집트에서의 미라는 시신을 보존하여 사후 세계에서도 영혼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심장을 제외한 내장을 제거한 후 만들어 생물학적 정보가 적지만, 남아있는 조직을 통해 고대인들의 생활, 영양 상태, 문화 등을 분석할 수 있다. 하트셉수트 미라의 치아 조직을 통해 이집트인의 식생활을 유추한 사례가 있다. 왕가의 계곡에서 발견된 신왕국 때의 몇 가지 유물을 살펴본다.
왼쪽의 캐노피 꽃병용 용기(Container for canopic vases)는 리넨 천에 싸인 카노푸스 항아리 용기가 있었으며, 내부의 네 개의 각 구획에는 파라오의 얼굴이 새겨진 뚜껑과 함께, 왕의 내장(폐, 위, 장, 간)을 담은 39cm 크기의 소형 인체형 관이 들어 있었다. 용기의 바닥은 금박으로 덮여 있었다.
오른쪽은 키야의 3개의 카노픽 단지, 사람 머리 모양의 마개(Three Canopic Jars of Kiya with Human-headed Stopper)이다.
카노픽 꽃병을 위한 신전(Shrine for canopic vases)은 보물방에서 발견되었으며, 내부에 파라오의 내장을 담기 위한 4개의 카노푸스 항아리와 4개의 미니어처 석관을 담은 알라바스터 용기가 들어 있었다. 성소의 각 면에는 팔을 벌려 카노푸스 항아리를 보호하는 여신들인 이시스(Isis), 네프티스(Nephthys), 네이트(Neith), 셀케트(Selket)가 새겨져 있다.
왼쪽의 투탕카멘의 수호 동상(Guardian Statue of Tutankhamun)은 매장실 입구 양쪽에 배치된 실물 크기의 수호자 동상 중 하나로, 캇(khat)이라 불리는 가발을 착용하고 이마에는 금박 청동 코브라 우라에우스(Uraeus)가 있으며, 막대와 철퇴를 들고 있다. 동상의 검은색은 종종 얼굴이 검은색으로 묘사된 오시리스(Osiris) 신과 왕을 동일시하는 상징이다
투탕카멘(Tutankhamun)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 18 왕조의 파라오로, 기원전 1332년부터 1323년까지 약 9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다. 어린 나이에 즉위한 그는 19세에 사망했다. 처음에는 ‘투탕카텐’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나, 후에 전통적인 아문(Amun) 신앙을 복원하며 ‘투탕카멘’으로 바꿨다. 투탕카멘의 유물은 고대 이집트의 황금기를 상징한다.
테베(현재 룩소르)에 위치한 카르나크 신전은 아문 숭배의 중심지였다. 이집트 사회의 종교의 중심이던 아문 신은 신왕국 시기에 절정에 이르렀다.
이집트 역사는 약 5천 년에 걸쳐 이루어진 고대 문명으로, 나일강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기원전 3100년경 상·하 이집트가 통일되며 초기 왕조가 시작되었고, 이후 고왕국, 중왕국, 신왕국 시대로 나뉜다. 주요 시기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나르머 팔레트(Narmer Palette) 제0 왕조, 나르메르(기원전 3000년경)의 통치, 발견 장소: 히에라콘폴리스(네켄) – 아스완 주, 재료 : 실트스톤,홈페이지첫째, 선왕조 시대 (ca 4000 - 2686 BC)(1, 2 왕조)에는 델타 지역(Lower Egypt)과 남부(Upper Egypt)의 히에라콘폴리스(Hierakonopolis) 두 지역에 모이기 시작했다. 히에라콘폴리스에서 출토된 유물에는 이집트를 통일한 선왕조 시대의 마지막 왕인 나르메르(Narmer)가 포함된다.
이집트인들이 히에라콘폴리스라고 부르는 호루스 신전에서 발견한 의식용 화장 나르머 팔레트(Narmer Palette)는 이집트 통일을 상징할 수 있다. 팔레트에 새겨진 가장 초기의 상형문자는 ‘세계 최초의 역사적 문서’로 여겨진다.
둘째, 고왕국 시대(2686 - 2160 BC)(3, 4, 5, 6, 7, 8 왕조)는 피라미드 건설이 절정에 이른 시기이다.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위엄과 권력을 상징하며, 이집트 사람들의 사후 세계에 대한 염원을 보여준다.
조세르는 이집트 역사상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식 피라미드를 사카라에 건설했다. 기자(Giza) 피라미드 단지에는 쿠푸, 카프레, 멘카우레 3개의 대형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있다.
셋째, 제1중간기(2160 - 2034 BC) (9,10,11 왕조)에는 중앙집권적 권력이 쇠퇴하고 여러 왕들이 짧게 통치했다.,
넷째, 중왕국 시대(2034 - after 1650 BC)(11,12,13 왕조)는 번영의 시기로, 테베의 왕자들에 의해 다시 권력이 확립되었다. 멘투호텝(Mentuhotep) 왕은 이집트를 재통일하고 정치적 안정을 되찾고, 문화와 예술이 번성했다. 특히 작은 피라미드 건설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다섯째, 제2중간기(1773 - 1550 BC)(14, 15, 16, 17 왕조)는 왕권이 다시 약화되고 누비아가 독립 국가가 된 시기이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유목 민족인 힉소스(Hyksos)가 이집트 북부를 장악하여 델타 지역의 아바리스(Avaris)를 수도로 삼고 이집트를 통치했다.
하트셉수트의 장제전(Temple of Hatshepsut at Deir el Bahar)여섯째, 신왕국 시대(New Kingdom)(1550 - 1069 BC)(18, 19, 20 왕조)는 아흐모세 왕(Ahmose)이 힉소스(Hyksos)를 추방하고 이집트를 재통일했다. 고대 이집트 역사에서 가장 번영하고 강력했던 시기이다.
하셉수트 여왕의 데이르 엘 바하리 사원(하셉수트 장제전),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 신전 등이 건설되었으며, 파라오들은 자신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거대한 신전과 묘지를 지어 웅장한 건물로 유명하다.
하셉수트 장제전(Temple of Hatshepsut at Deir el Bahar) 은 하셉수트 여왕이 자신을 위해 테베 서쪽 데이르 엘 바하리 지역에 건설한 장례 사원이다. 이 사원은 절벽을 배경으로 한 계단식 구조와 웅장한 건축으로 유명하며, 하셉수트의 업적과 신성성을 기념하는 벽화와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다. 다른 고대 이집트 건축물과는 달리 섬세한 기하학적 구조와 우아한 비율로 유명하다.
좌: 투야의 장례 가면(Funerary Mask of Tuya), 신왕국 제18왕조, 발견 장소: 왕들의 계곡 - 테베, 판지: 린넨과 스터코, 금박, 유리 페이스트, 설화석고.투야의 장례 가면(Funerary Mask of Tuya)은 고대 이집트 역사에서 중요한 유물이다. 투야(Tuya)의 무덤은 왕가의 계곡에서 발견된 비왕족 무덤 중 가장 부유한 무덤 중 하나이다. 석고로 만들어졌으며 금박으로 장식된 가면은 고대 이집트 상류층의 뛰어난 공예 기술과 부유함을 보여준다. 1905년 이 무덤을 발굴했을 때 가면뿐만 아니라 많은 장례품도 발견되어 18 왕조 궁정 내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신왕국 시대는 이집트가 정치적, 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했던 시기로, 이후 점차 쇠퇴하며 20 왕조의 끝과 함께 몰락했다.
일곱째, 제3중간기(21, 22, 23, 24, 25 왕조)에는 타니스(Tanis)에서 새로운 왕조가 시작되어 테베의 대사제들과 권력을 분할해 이집트는 여러 작은 국가로 분열되었다. 이후 쿠시 왕국의 누비아 통치자들이 상이집트를 장악하고 멤피스까지 정복했다.
프수센네스 1세의 황금 장례 가면은 1940년 프랑스 고고학자 피에르 몽테(Pierre Montet)가 타니스(Tanis)에서 발굴한 가장 아름다운 유물 중 하나이다. 왕은 네메스(headdress)를 착용하고, 이마에는 왕권을 수호하는 신성한 코브라 우라에우스(Uraeus)와 함께 한 이상적인 얼굴 모습에 커다란 우세크(usekh) 목걸이를 두르고 있다.
호루스와 셋 사이에 있는 람세스 3세의 동상 (Statue of Ramses III between Horus and Seth)여덟째, 말기 왕조 시대(26, 27(페르시아), 28, 29, 30 왕조)(664 - 332 BC)는 외세의 지배와 내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번영과 문화 발전이 이루어진 시기였다. 페르시아 제국의 침략으로 제27왕조부터 페르시아의 속주가 되었다. 이후 기원전 332년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를 정복하며 그리스-로마 시대가 시작되었다.
아홉째, 그리스 로마 시대(Greco-Roman Period)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융합된 시기를 말하며, 대략 기원전 8세기부터 서기 5세기까지 이어졌다. 기원전 332년에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를 점령하면서 시작된 그리스 로마 시대는 기원전 323년 그의 사망으로 분열되어 헬레니즘 시대가 시작되었다.
기원전 48년,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는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7세를 지원했으나, 기원전 31년, 옥타비아누스(Octavian)(로마의 첫 황제)가 이집트를 정복했고, 결국 로마의 속주가 되었다.
기억에 많이 남는 전시가 있다. 사진의 채색석회암 석상의 남녀는 부부이고 다리 아래 두 사람은 자식이다. 3,500 년 전 기록임에도 한 가족의 이름까지 명확하다. 고대 이집트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삶의 방식이었다는 내용으로, 그것이 인간의 마음속에서 가장 소중한 바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아내가 남편에게 어깨를 두르며 서로 평등한 관계에 있고, 두 자녀가 그들 가까이 곁에 있는 모습으로 서로에 대한 존경을 보여준다.
이집트 역사는 오랜 기간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중요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많은 고대 문명 유산을 남기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집트 정부가 기자의 피라미드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고고학 박물관인 대이집트박물관(Great Egyptian Museum, GEM) 개관을 준비 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