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나의 정체성

자신의 증명서

by emptiness

나는 애매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말대화 되고 전화도 되고 다 주변에서 아무리 나를 '일반인'이라고 내가 청각장애 같지도 않아 보인다고 하셨는데, '청각장애인'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이 많이 놀란다. 그래서 엄마는 나를 보면서 애매한다고 하신다. 마치 청각장애와 일반인 중간 사이에 네가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을 하셨다.


엄마의 말대로 어디 가서는 듣고 말하는 게 문제가 없는데, 만일 청각장애인이라고 하면 전혀 몰랐다는 점을 알고 신기하게 본다. 반대로 내가 그냥 말하고 듣고 그 외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서 사람과 대화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 엄마 말대로 나는 중간사이에 있구나 싶었다. 중간사이에는 나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스럽다.

나는 누구이고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 하고 있는데, 계속 머릿속에서 애매한 존재가 맞나 싶었다. 다른 남들은 각자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직장, 취미, 캠핑,... 등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았다. 너무 복잡해 보이고 로망적인 곳이란 게 그런 거는 내 취향이 아니다. 내 정체성을 알지도 웃음이 나고 울고 심정이 혼란스럽고 맞는 말이라서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친구가 주로 집안에서 통화를 하는 편인데, 낯선 곳에서 전화를 하는 게 불편해서 내가 대신 전화를 받아서 설명을 해주고 대신 통역도 해주고,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일반인처럼 볼 수 있는 모습이 진짜는 청각장애인인데,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모든 대화는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 지장이 없었다는 것이다. 소음이 있는 곳도 소음에 따라 소리가 시끄러워도 엄마와 대화가능하다. 그래서 나의 어느 쪽인지 애매하게 서 있는 기분이 무엇이고 언젠가에 나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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