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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Aug 21. 2024

 너를  떠나보낸다

비우는 삶

오늘 

우체국에

너를 떠나보낸다.


다칠세라  놀랄세라

뽁뽁이로 꽁꽁 동여매어

숨도 움직임도

허락하지 않는다.


사랑의 허명으로 위장하고 

보호의  명분으로 포장하여

자유도 박탈한 채

너를 떠나보낸다.


너는

어느 나라 장인의 손에서 태어나

하얀 피부에

씨실과 날실로  교차되고

정교히 짜내려 간

영혼과 시간의 결합체.


금색 줄로 마감된

탁월한 아름다움은

런웨이의 당당함으로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품은 너였지.


누구는 몇 달 급여를 모아야

겨우 살 수 있는  샤넬도

아무 나 소유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주홍빛 에르메스와도

견줄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너였지.


하지만

이젠 이별할

너를 더 고귀하게

아침저녁으로

빛내 줄 에게

낯선  도시로

너를 떠나보낸다.


만남이 이별 잉태하고 있듯이

이별 또한 새 사랑을 이루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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