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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Apr 05. 2024

아버지가 부른 파국

우리 나라의 산봉우리에는 옥녀봉이란 명칭이 많다.

옥녀봉 이야기에는 여러 유형의 설화가 있지만 한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옛날 어느 바닷가 마을에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는 옥녀라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옥녀가 자라 점점  여성적인 티가 나게 성장해가자,

옥녀의 아버지는 옥녀를 딸아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밤마다 욕망의  풀이 대상자로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옥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남자로 수용할 수 없었고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러나 밤마다 아버지의 요구는 변함이 없자 옥녀는

아버지에게 제안한다.


달이 뜨는 보름날에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기약한다.

아버지는 그 날만을 고대하며 콧노래를 부르면서 열심히 바닷일을 한다.


드디어 약속한 보름날!

마을 안이나 집안에서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없으니

집밖인  산속에서  옥녀는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고 집을 나온다.

옥녀 뒤를 아버지가 따른다.


옥녀는 뒤를 돌아보고 뒤따르고 있는 아버지에게 제안한다.

저 봉우리 가까이 가서 아버지의 여자가

되어 드리겠으니 아버지는 소처럼 기어서  움메 움메 하는 소울음을 울면서 자기를 따라 올라 오라고 한다.


옥녀와의 본능적 합일에 눈 먼 아버지는

그것쯤이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 흔쾌히 자신있게 약속한다,


옥녀는 앞서 가면서 소울음을 내며 짐승처럼  뒤따라  올라 기어 오고 있는 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녀는 산봉우리 정상에 올라 뒤돌아보니 여전히 아버지는 즐겁게 땀을 뻘뻘 흘리며 짐승처럼 네발로 기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옥녀는 밑의 벼랑을 향해 몸을 달린다.

소복을 한 옥녀는 한마리의 흰 나비처럼 바다를 향해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그때야  정신이 들었다.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으로  인간임을 포기하고 짐승되기를  자처 하여 네발로 기는 짐승으로 결국 전락

하고  급기야 자신의 딸을 죽음으로 몰아 넣는 파국을

맞이한 슬픈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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