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문화대계>의 한 가닥 이야기 중에서 ‘한 남승의 짝사랑’을 그린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다음 대표적인 예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박지리에는 남자당이 있고 건너편 반월리에는 여자당이 있었다.
② 박지리가 반월리의 한 여자 중을 사모하면서 그 다리로 나가서 매일 그 돌을 짊어지고 와서 놓은 것이 노두 즉 돌로 놓은 다리였다.
③ 거의 완성될 수 있는 지척의 거리에 놔두고 반월리의 여자 중이 나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④ 동네 사람들은 모두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⑤ 깜짝 놀란 남자 중이 놀라서 물에 빠져 죽었다.
⑥ 그 중이 죽은 후에 노두는 완성되지 못하고 현대 사람들도 노두를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설화는 <여승을 사모하다 죽은 박지리당의 남승>의 서사 단락을 인용하였습니다.
이 설화는 한 남승의 짝사랑을 그리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이성 간의 사랑은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승려라는 신분의 제약으로 인해 ‘바라만 보는 것‘이 사랑의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바라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아 주위의 바라보는 사람들에 놀라 물에 빠져 죽게 된 비구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구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돌’ 화소는 바위의 영원성에 기대어 사랑의 영원성을 기복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물'의 의미는 내세에 다시 탄생하여 사랑을 이루겠다는 소망과 기원이 함축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의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사랑을 생각할 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