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 인지
휴일 아침에 천변길을, 아침 잠에 아직 꿈속 같은 아침 도시길을
그렇게 걸으면
저마다의 복장에 저마다의 삶의 고단함이 문득 옆을 지나간다.
나 또한 알지 못했던 나의 무기력도, 실망도, 회의감도
길에 툭툭 떨어진다.
일 년을 넘게 걷기를 시작하면서 내게는
20년 동안의 묵은 살과 욕심과 나태함을 털어 버리기도 했지만
가장 큰 선물은 나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이다.
쌓이고 쌓이는 생활의 지저분한 욕심과 말들의 잔해가
걸으면 생각나고, 정리되며
나를 마주하면
그새 하루의 절반이 지나가고
일주일을 살 수 있는 힘을 가져본다.
길을 걸으면 그렇게
길보다 나를 본다.
24. 5. 25. 로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