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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음 May 31. 2024

 개털 핑여사 빤스런하다

에로 스릴러, 범죄 도시 영화를 찍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누에 머리를 흔들며 양 귀 쭉 찢어지고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ᆢ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서방이 온다  서방 내려온다

십년 긴긴 세월  남자가 내려온다

허연 머리를 흔들며 돈가방 들고서는

몸은 짜리몽땅 새구두 신고.. 

방이 온다 서방 내려온다


 깍쟁이들아~잘 있었어? 난 깍쟁이들 만나는 금욜이 제일 반갑드라. 마찮가지라고. 그래그래. 날 기다릴줄 알았어. 근데  핑여 이름이 너무나 궁금하다구? 궁금해서 막 미쳐불겄다구? 그람 울 깍쟁이들한테만 공개할께. 난 또, 까라면 까는 여자잖아.


"거울아~거울아~난 누구를 닮았니?"

" 르륵~~트륵르트~삡삐삐~삐이~~~~삐빅! 주인님의 얼굴과 신체를 전 인류 생물체와 대조해본 결과 거대 비만으로 빙판에서 핑그르 넘어진 펭귀니와 99.991% 일치합니다!"


"뭐라고, 천천히 다시 말해봐?" 

"비이잉~~~에~ ㄴ~어~ 피~잉  ~피잉~~그르~~핑~~기니 닮았...."


"? 알았다! 핑핑!!! 수고!!"


세계 최첨단 구글 Ai 요술 거울이 인정한 핑핑이라는거지. 관상은 Ai라고 하잖아. 내 실물을 한번  본 남자들은 다 놀라드라. 그리고 한결같이 도망는거야. 쫒아가서 물어보려해도 뒤뚱거려서 잡을수가 있어야지. 그러거나 말거나 한번 핑핑은 영원한 핑여사인기야~ 핑여사는 언제나 블도저 인생인기야~ 다다다~ 쓸어불면서 노빠꾸 직진인기야!!


아주 희소식이 있어. 아훗, 내 입으로 말하려니 자꾸 부끄라질라 그러네. 서방님께서 우리 집으로 오신대!

'꺄옼 꺄꺄꺄꺄~~호호호홍홍홍.'

이방 저방 안방 건넌방중에 서방이 젤 이다잖아.

 왜 집을 나갔냐구?

 십년전에 이 핑여사가 재테크여왕까지 넘보다가 그만 시댁 논밭, 선산까지 팔아먹었어. 그 바람에 집을 나가 버렸지. 날마다 싹 빌었더니 마음이 풀렸는지 보러오겠대.

서방님께서 들어오기만 하면 잡아둘끄야.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나가게 할끄야.


철물점에서 개 목걸이랑 열쇠, 튼튼한걸로 사다 놨냐고?

야야야!!

나를 뭘로 보고 그러는거야? 내가 무슨 미저리니? , 머저리거덩.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사람을 감금하고 묶어둬. 신고는 112, 화재는 119 야.


저번 주 글에서는 남자들이 한 트럭 타고오면 남자는 다 묻어버리고 럭만 쓴다 했다고?

야야야!!

누가 마동석 같은 소릴해? 사람 잡아라, 잡아! 내가 삽들었냐? 감자 먹으려고 포크 들었지.

 무슨 고양이 마늘 오독오독 씹어먹는 소리야?

남자를 누가 땅에 묻는다고했어? 이불에 묻어 버린다고 했지.

고르고 골랐던 남자와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핑여사 글 읽고서 남자 버리고 감자 봉다리를 집어 들었다고?

야야야!!

또 무슨 갈매기 날다가 간장독에 똥 떨어지는 소리야?

남자를 누가 싫어해! 머니머니해도 머니랑 남자, 감자가 다  있어야 하는기야~ 머니가 있어야 감자를 사고, 감자를 찌면 남자랑 먹어야 하는기야~ 내 말이 틀리는기야?


아참, 내가 사는 꼭대기층 원룸 주인은 현직 경찰관이셔. 력사건들을 한방에 해결한 베테랑 형사님이라네. 한달후에 정년이라서 퇴직금까지 투자해서 원룸을 지으셨대. 순찰차들이 가끔 오가면서 들르는것 같더라. 칙칙 ~무전 때리는 소리도 들을만했어. 석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소독과 화재 점검을 꼼꼼이 하고 계셔.


십년만에 서방님 오시는데 어떻게 할거냐구?

훗훗 저번 초파일에 가나사에 갔더니 절 모퉁이에 다 타버린 몽당 양초들이 수북히 쌓여있드라. 쓸데가 있겠지 하면서 실고 왔지. 나중에 절에서 전화 왔어. 내버린게 아니고 걸 모았다가 양초 공장에 다시 가져가면 20롤 장지를 준대.   그걸 집어 느냐고 막 뭐라 하더라구. 싸우기 싫어서 다음에 화장지 사다 준다고 했어. 어젯밤에는 학교 담장에 있는 들장미 꽃도 넝쿨째 뽑아왔지. 불과 장미! 훗훗 그래 그래, 치들 빠르시네. 그 이벤트를 꺼야.


서방님께서 오전 10시에 온다고했어. 암막 커텐으로 실내를 어둡게 가리고 빤스런 할까봐 창문을 열지 못하게 아예 고정해뒀지. 빨리 술떡이 되게 하려고 소주 3병, 시아시된  맥주 2병도 준비했다네. 안주는 초파일에 가져온 가래떡이 냉동고에 굴러 다니길래  에어프라이에 굽고, 마른 오징어도 한마리 구워놨어. 정성 플러스 이벤트가 있어야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거.지.


 들장미 꽃송이를 현관에서부터 쫘악 뿌려놨어. 양옆으로는 촛불을 켜두었지. 세어보니 357개더군. 라이타불 붙이느라 핑여사 손이 오징어처럼 구워지는알았네. 가래떡 구우랴, 오징어 구우랴, 시간이 없다보니 급하게 맨손으로 꽃잎 땄어. 팔이랑 손가락, 허벅지까지 장미 가시에 엄청 찔렸지. 긁힌 이곳저곳에서 피가 많이 흐르더라구. 

만약 이 장면들을 중국영화로 만든다면 어떨까?

           그 많은 장미는 누가 훔쳤나


주연여주 핀핑핑

주연남주 건자단

영화감독 오우야


어두침침한 탁자에 마른 오징어와 쏘맥이 놓인 러블리 침실.

허벅지가 비치는 시스루 블링블링 가운을 입은 여인이 

 물기 똑똑 흘리며 입술엔 

장미 한송이를 앙! 물고 있네.

 다리를 꼬며 앉아있는 아찔한 관능의 세계!

과연 핑핑은 스톤을 능가할것인가!

동양의 자존심을 걸고 벌어지는 관능의 대결!

과연 승자는 누구인가?


침실로 이어지는 시뻘건 장미 꽃길에 촛불이 맹렬히 불타오르고

싸나이 가심도 마구마구 불타오른다!

 남녀가 오징어 다리를 두고 액션없이 펼치는 레알 에어~로, 러~~, 스토~리!

 드루와~드루와~


씨부럴 극장문을  박치기로  

 깨부실 정도로 보고싶은 천만영화!

개봉박두!! coming~soon.


열시, 열시 반, 열한시..

왜케 안오는거야. 심심하고 지루할다? 바로 오징어지. 한 다리 두 다리 씹다보니 입이 짜지네. 입이 짜면 뭐다? 쏘맥이지. 황금비율 8:2 잘 말아서 한 잔 마셨드랬어. 짜니까 마시고 또 짜니까 마시고... 어느새 다 마셔부렀네. 점점 려서 잠깐 엎드려 있는데 방안이 점점  땃땃해지는거 있지. 매캐하고... 눈꺼풀이 무거워 눈이 지지 않는거야. 일어나야는디 ~~는디~~하면서 헤롱헤롱 술잠이 들었나봐.


딩동!!딩동!!

범 내려 온다 범이 내려온다.

서 방이 온다 서방 내려온다.


철크덕!!

 "싸~~랑~~~~와락~~~끼륵~ 켁!"


" 네. 소독 왔습니다."

????!!!!켁켁~ 앗뜨뜨뜨!!!불이야!!!!불!!!취이익~~~취이이~익~초ㅑ~~아~악~ 뭉게뭉게~~뭉게뭉게~~


"칫~칫칫~제로원! 제로원! 긴급 강력사건발생!! 제로원! 제로원! 112, 119, 긴급 출동바람.!! 다시 한번 말한다! 제로원 제로원!강력사건 발생! 피해자 피흘린채로 의식불명 상태!! !!의료진 대기! 닥터 헬기요청바란다! 칫~ 칫~칫!!

제로원 !제로원!긴급 요청! 강력범죄 발생!!아직 피의자 특정못함! 행방묘연!!비상!!전 대원 출동 바란다!! 칫~칫~칫!!제로원 제로원!!특수기동대! 마약탐지견! 출동요망!!



깍쟁이들아~ 나, 쪽팔려서 어케사니?

서방님인줄 알고 문을 열어줬더니 아, 글쎄 우리 원룸 사장님인거야. 오늘이 하필 일제 방역소독하는 날이였대. 우리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 글쎄 내가 눈동자가 다 풀린채로 힘없이 "사아~아라ㅇ~려~" 하면서 속옷만 입은채 피를 뚝뚝 흘리면서 푹 앵기더래. 방안은 깜깜하고 몽당촛불은 바닥에 눌러붙어서 불붙기 일보직전이었다나.

말도마라, 말도 마!주인아저씨가 급한데로 소화기를 뿌리고, 환기시킨다고 창문을 깨부셔서 난장판됐어.

갑자기 내가 사는집에 119, 특공경찰대가 쫘악 깔렸지뭐야. 완전 느와르 영화찍었다. 볼만했다니까 진짜.

난 첨엔 술이 만땅꼬여서 잘 모르겠는거야. 119들것에 실려서 밖으로 나와 보니까 서방님 승용차가 빠꾸해서 나가는거 있지. 그대로 빤스런해부렀어. 내가 정말 미친다, 미쳐.

세파트는 내 다리를 핥고있고, 여경찰은 친절하게 모포로 가려주면서 누가 그랬냐고 솔직히 말하라는거아. 내가 신고를 해야만 다른 선량한 시민을 보호할수있다나. 내가 그랬다고 말할수도 없어서 그냥 일단 퇴자! 모포 벗어던지고 집으로 빤스런했어. 

 


나, 어케 말해야 돼?

서방님 실라고 촛불 장미 이벤트 하다가 불냈다고 말해버려?

일단 안정을 취한후에 다시 조사받으러 나오래.

집구석 들어가니 소화기 분말에 장미꽃과 양초토막이 난장판이야. 치우는데 일주일은 더 걸리겠어. 서방님한테 전화했더니 차단시켜놨나봐. 통화가 안돼.

나중에 들었는데, 하마터면 오옷 될뻔했대. 오는 길에 타이어가 빵꾸나서 고치느라 늦었나봐. 타이어가 살렸대나. 강력계 형사 주인아저씨도 노발대발 난리났어. 정년 한 달 앞두고 똑같이 조오옷 될뻔했다는거야. 신축 원룸을 홀라당 불태울뻔 했다고 유리창 값이랑 도배값 손해배상 청구하겠대. 일주일 안으로 방빼라 드라!

깍쟁이들~아무래도 화장지들고 절로 들어가야겠어. 당분간 못볼수도 있겠다. 잘있어. 나도 빤스런이야.


***빤스런: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감할때 꽁무니 빼는것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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