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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음 May 24. 2024

개털 핑여사가 행복할 때

교장 선생님 숙제 다 했어요

깍쟁이들~안녕, 방가방가염.

이 핑여사가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려 하니 어질 어질 하지만, 등록만 하면 갓 구워 낸 빵을 원 없이 먹을 수 있고, 거 벅벅 문지르는 녹색  타올로 유명한 나라 있잖아.

 아~ 맞다! 이태리! 

그곳에서 오드리 헵번데기가 먹었던 유명한  젤라또 아이스크림도 막 퍼준대. 깍쟁들도 등록해. 수업료는 무료니까 구독 꾹~만 눌러주면 돼.


오렌 교장선생님이 운영하는 사랑의 학교인데  깔롱 지고 기깔난 언어를 사용해서 뜰딱 같은 늙은 티 팍팍 내지 말라고 가르쳐줬어.

'행복'이라는 말보다 '햄볶'이라고 해야  젊은애들과 잘 소통할 수 있다나. 

그리고는 나한테 숙제를 하나 내줬어.

바로 <핑여사가 행복할 때>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라더군.


그래서 이 핑여사가 교장선생님이 가르쳐준 세련되고 우아하면서 MZ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글로 숙제를 하려 해. 욕설이나 상스런 말투, 폭력적이고 혐오스럽지 않은 맛깔난 단어를 사용할 예정이야.

혹시 알아? 핑여사 글이 잘 써지면 교과서에 실릴 수 있을지?

암튼  열심히 쓸게.

나야 뭐, 잘 알다시피 쓰라면 쓰고,

까라면 까고, 벗으라면 벗는 확실한 핑여사잖아. 그래서 실히 벗기로, 아니 쓰기로 했어.


 난 말이야 자고로  보수적인 여자라서 그런지 내숭 떨면서 입 가리고 호호 웃는 년들이 최고 꼴 보기 싫더라. 특히 끼 부리는 년들을 보면 다리에 비암이 날름날름 올라오는 거 같아. 그런 끼 부리는 비얌은 대가리를 꽉 눌러서는 패대기치고 싶을 정도로 혐오해. 자고로 음은 내 고양이처럼 호탕하게 입을 쩍쩍 벌려서 웃어줘야 인간적이지 않겠어? 안 그래?


우리 깍쟁들도 누가 웃기는 말을 하면  호호하지 말고 입을 쩍쩍 벌려서 웃어줘. 소고기 한번 먹겠다고 돈 많은 사장님 들한테 전화 같은 거 하지 마. 하루 굶는다고 안 죽는다, 안 죽어. 웃을 때만 그렇게 하라는 거지, 양다리는 다소곳이 모으고 있어야 해. 다리까지 쩍쩍 벌리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웃을 땐 쩍쩍, 다리는 호호!

반대로 알아듣는 깍쟁들은 없겠지!

이제 숙제할 거야. 다들 조용히 해.



이 핑여사가 젤로 햄볶할 때는 머니머니 해도 머니가 들어올 때야. 톡 까놓고 말해서 돈 싫어하는 사람 나와봐 봐. 난 솔까, 집 나간 서방 놈보다 돈이 더 좋더라. 서방같이 생긴 놈들 한 트럭을 가져다준다 해도 난 다 싫어. 남자라면 넌덜머리가 나. 핑여사 이래 봬도 '도도' 잡채거덩. 남자들이 한 트럭 타고 오면 남자들은 다 묻어버리고 트럭만 가져다 쓸 거야. 


내가 이골짝 저골짝 으로 토깽이처럼 뛰댕기는 이유가 다 있는거야.

초파일에 얻어온 김밥이랑 박카스, 떡,  커피믹스, 천가방은 큰 밑천이야.

스티븐 잡스런 오빠가그랬지.

 안쓰는게 버는거! 라고.

경제의 정의가 뭔 줄 알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수익을 창조하는 게 경제야. 그런 면에서 핑여사는 아주 훌륭한 경제 실천가라는 거. 지. 남자 말고 트럭! 인거. 지.




 그리고 음 ~~ 또, 햄볶할 때는 내입에 맛난 거 들어올 때야.

난 왜케 음식이 다 맛있을까?

핑여사가 어떻게  햄볶한지 알려줄까?


오전 6시에 기상하면 가장 먼저  감자를 두서너 개 삶아. 어차피 감자 찌는데 가스비 아까우니까 계란도 두서너 개 넣어둬. 냉동고에 굴러다니는 떡이랑 만두도 함께 쪄.

이게 바로 경제야. 최소의 가스비로 감자도 삶고 계란도 삶고 떡, 만두도 찌고. 그래야 냉장고를 탈탈 비울 수 있지. 음식 버리면 죄받는 거 알지? 내가 막 먹고 싶어서 그런 거 절대 아니다. 감자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한마디 할게. 이 남자, 저 남자 고르려 하지 말고 차라리 감자를 잘 골라서 먹어. 그게 정신 건강에 아주 좋아.


남자보다 감자! 꼭 기억해!


감자랑, 계란, 떡이랑 만두, 스뎅 양푼에 듬뿍 담아서 오렌지 한 개랑 까잡숴. 고양이 오줌같이 조금 놓고 먹지 마. 자고로 먹을 때는 푸짐하게 쌓아두고 먹어. 그래야 속도 든든하고 부자 같다는 거. 지.

나보고 모두들 복스럽대. 배가  빵빵한 게, 복. 어. 스럽대. 주는 대로 따박따박 잘 먹는 사람이 성격도 아주 좋다고 하잖아. 개털 된 지 오래지만 핑여사 성격만큼은 참 좋치. 차암~ 족ㆍ같ㆍ치ㆍ


 목멖히니까 초파일에 꼬불쳐온 둥굴레 한잔을 먹고 출근하는 거야. 

어데로 출근하냐고?

 이러실까? 오란곳은 없어도 갈 곳은 사람이라네. 머리도 감고, 이쁘게 화장하고 '마드모아젤 블란서 아방가르드 블링블링 팜므파탈 그무르스타킹' 나가는 거야.

 이케저케 놀다가 10시 30분부터는 전화기를 막 돌려. 아무나 받을 때까지.


"어머 어머, 오 싸장님! 잘 계셨어용. 호호호~

오랜만에 오 싸장님 목소리 들으니 엄청 햄볶해용. 머니머니 해도 여자의 햄볶은 남자 잘 만나는 게 큰 햄볶 아니겠어. 호호호호~ 핑여사 목소리가 언제나 통통 매력적이라고용?? 어머멈~머머나~~

오 싸장님!!

그럼 핑여사 오늘  통통 매력을 까발리고쩍벌리고, 다 할까 부당. 호호호호~~

오랜만에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용? 와우~ㄱㄱ씽이죵. 메뉴를 핑여사가 고르라~ 고라~고라~고용. 호호호~호홍~ 어멈머~ 우리 오 싸장님! 오늘 굿나이스! 굿무당이당!! 

요즘 제가 허해서 기력이 없어용. 쓰러질 것 같으니 그냥 아무거나 사주삼요.

 뭬양? 쓰러질 땐 소고기가 최고! 라고~~라고~~라고~라~~~고라. 어휴~~어멈머멈~어똑해~~~!!


많이 못 먹는 거 아시죵? 호호호.

점심이니까 가볍게 뿔따구 세 개 달린 한우 A 뜨리 뿔 8인분에다 시원한 물냉 한 사발 어때용?

입가심 술은 뭘롱?

그것도 나보고 정하라고용. 어멈멈머~ 오늘 여사, 계 탔넹~계 탔엉.

우리 오 싸장님 검나 멋쪄부렁~킹왕짱!

그럼 화끈하게 소고기 먹는 날이니까 술도 깔을 맞춰야죵. 투우사의 나라 스페인산 '샤또몽블로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20알데아스 레드와인' 어떠시와용? 미리 예약해둘께용. 이따 뵈어용. 홍홍홍~~~" 띡!


깍쟁이들! 깍쟁이들은 이러면 안 된다!

내가 서두에 강력하게 경고했지!

 이렇게 비비 꼬고 코맹맹 소리를 더럭더럭 하면 절대 안 된다고! 넘 싼 티 나잖아.  싸구려 커피를 마실망정 이렇게까지 소고기가 묵고 싶나?

통화 내용 다시 읽어봐.

난 절대 소고기 먹자는 말 안했다. 먼저 사준다고 했지. 비싼 소고기 사주신다는데 이 정도 리액션은 당연한 거 아냐? 돈내시는 분 체면도 있으니 네가지 없이 굴지 말고 그므르(그물) 스타킹정도는 신고 나가줘야지. 그래야  또 사줄 거 아냐.


오 싸장님은 부산에서 슈삼촌 빵집도 새로 개업하시고, 돼야지 꽃집도 크게 하셔. 소싯적에는 롤라스케이트 장에서 김연하 선수처럼 트리플 액셀 점프까지 하셨대. 외쿡물도 많이 잡숫고 성격이 아주 나이스 하신 분이야.  

오렌 글벗이라서 이 핑여사를 어여삐 이해를 해주시니까 이러는 거. 지.  

난 호호가 뭔지도 코맹맹이 뭔지도 몰라. 감기 걸렸을 때나 코맹맹 소리하는 거. 지.

그냥 부산 오 싸장님 목소리만 들으면 나도 모르게 그만, 호호호가 절로 나오네. 홍홍홍~ 나도 태초엔 어쩔 수 없는 이브였나 봐. 호호호.


 내가 누누이 강조하지만 난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라서 끼 부리는 뇬하고는 상종을 안 하고 싶어. 그런 뇬은 기냥 모가지를 눌러서는 뚝배기를 그냥 콱 ᆢㆍ


요즘 핑여사가 참 햄볶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 비결 공개할까?

싼티나게 호호 맹맹하지 말고 쫄쫄이 비엔나 한 봉지를 사는 거야. 남자보다 감자, 야채, 파프리카, 양파랑 넣고 토마토케첩을 듬뿍 넣어. 달달설탕 한 꼬집 넣고 볶아먹어 봐. 밥도둑이야, 밥도둑.


햄볶이 별거인남?

이렇게 햄 볶아 먹는 게 행복이지. 난 이렇게 햄 볶아서 브런치 먹는 게 젤 행복하드라.

깍쟁이들~ 내가 햄  많이 볶아놨는데

나랑 같이 행복 한 숟갈 뜰래?


 숙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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