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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꽃이 피었습니다

by 눈물과 미소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을 가져도 되냔다. 뭘 하게, 물었더니 가지고 놀려고 한단다. 가타부타 대답을 명쾌하게 하지 않고는, 아이섀도는 구운 거라 유통기한 조금 지나도 괜찮으니 엄마가 쓸 수도 있다고만 답을 했다.


밥 먹은 설거지를 하는데 둘이 하하 호호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티격태격 싸우기만 하던 녀석들이 오랜만에 웃으며 노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불과 두 시간 전만 해도 서로 언성을 높이던 아이들이 맞나 싶었다. 설거지를 마칠 때까지도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마침내 고무장갑을 벗어 걸어놓고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이 마주 앉아 서로의 얼굴에 화장을 해주고 있었다.


한숨과 웃음이 동시에 나왔다.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 그저 예뻐서, 끝나면 바로 세수해, 하고 말았다.


아장아장 어릴 때 생각이 났다. 무얼 하나 조용해서 가보면 온갖 살림살이 다 꺼내놓고 저지레를 하던 아가들이 저렇게 커서 새로운 저지레를 개발했다.


그런들 어떠하리,

웃음꽃이 활짝 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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