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_30 따뜻한 집밥과 단정한 살림 속 공감에세이
바쁘게 한여름을 시작하고 지칠 때즈음 달콤한 휴식을 가졌어요
카메라 속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 아이들의 얼굴을 조금 더 바라봤어요
아이들이 한 뼘 한 뼘 자랄수록 기특한만큼 그 시간의 유한함에 안타깝지만
나의 주름 속 한 살 한 살에 기쁘고 행복한 추억을 한 장 한 장 끼워 둡니다
메리 어렸을 적 늘 가지고 다니던 토끼 가족이 생각나서 꺼내봤어요
입추가 지났는 데에도 아직 더운데, 처서가 지나면 조금 시원해질까요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 지치고 힘든 날도 많았어요
여기저기 새순이 돋아나는 걸 보니 아무래도 베란다 정원의 아이들은 여름이 즐거운가봐요
그래도 이 정도면 참 잘 견뎌냈다
쉬는 동안 책도 많이 읽고 싶었는데 단 한 장도 읽지 못했네요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던 날들
늘 바쁘게 시간에 쫓겨 매일을 보내다가 가진 오랜만의 여유가
다시 새롭게 시작하게 하는 마음을 가져다주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만들어주는 따뜻한 요리에 엄마의 사랑을 담는 것처럼
늘 부족하지만, 소박하고 투박한 나의 살림과 요리를 작은 손바닥 안에 담아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눠주고 싶어요
이제 힘을 내서 다시 시작해 봅니다 :)
쉬는 동안 주방에서 복작복작 남편과 요리를 함께 했어요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트에 들러서 먹고 싶은 요리 재료를 잔뜩 샀어요
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 혀가 얼얼하도록 매운 마라샹궈, 고소한 새우 넣은 팟타이
보들보들한 돼지수육, 매콤달콤한 비빔국수, '서진이네'에서 나온 돌솥비빔밥을 요리했어요
여행지에서 맛집에서 사 먹는 음식도 좋았지만
모두 함께 마트에서 재료를 고르고 함께 만든 요리를 둘러앉아 도란도란 먹는 시간이
기쁘고, 설레고, 행복했어요
일상으로 돌아오는 처음은 이상하게 샐러드가 생각이 나요
한창 더운 8월은 달콤한 토마토를 꼭 먹어야 할 때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뿌려주면 순식간에 고급진 샐러드 맛이 나요
샐러드만 먹으면 섭섭하니까 간단하게 버섯 치아바타 만들어볼게요
맛있는 올리브 치아바타를 발견했어요. 반을 잘라서 구워요
노릇하게 빵이 구워지는 순간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
버섯은 잘라서 팬에 버터나 오일 두르고 구워요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느타리버섯, 아무거나 괜찮아요
발사믹 식초, 알룰로오스, 소금 톡톡
마요네즈나 타르타르소스 발라주고 하바티 치즈 한 장
로메인 올리고 구운 버섯 올려주면 완성이에요
맛있는 토마토 샐러드와 버섯 치아바타로 나의 새로운 하루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어때요, 우리 함께 시작할까요
다시 또 만나요.
영상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