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해
역사를 통해 얻어야 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해박한 지식보다도 사람에 대한 이해다. 이해란 근본 원리에 대한 의식되지 않는 영역으로부터의 깊은 자각인데, 이는 주객의 구분으로부터 자유로운 몰입의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흙이나 유리 같은 재료에 접촉하자마자 그 물성을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물질에 대한 이해다. 동력과 저항의 줄다리기가 흐름을 만든다는 사실이 자연의 지배 법칙임을 깨닫는 것은 자연에 대한 이해다. 사람이 자연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임에 대한 근원적인 자각은 사람에 대한 이해다.
특히 사람에 대한 이해는 해박한 지식과는 달리 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녔다.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은 타인과 세상에도 긍정적으로 퍼져나가기 마련임을 알고 행하는 것은 사랑 그 자체다.
#2. 화해
현생에 한 번의 화해로 억겁의 전생과 모두 화해한다. 현생이란 0세부터 100세까지 이어지는 나의 스토리가 아니라 지금 여기 내 호흡이 존재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있는 그대로의 현재에 대한 포용은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이며 감사는 현재와의 화해다. 지금 내 눈앞의 너와 화해하면 나는 감사할 줄 알게 되고, 그때 지금 내 눈앞의 너를 빚어온 모든 과거와 동시에 화해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지금 내 눈앞의 너와 화해하려면 나는 우선 나와 화해해야 하며, 이는 긍정을 필요로 한다.
#3. 긍정
사람에 대한 이해만이 진정한 화해를 낳는다. 사람을 이해하려면 자기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간됨을 긍정한다는 의미다. 긍정한다는 것은 공감 또는 연민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응원과도 같다. 그것은 넘어져 무릎이 까져서 울고 있는 자신의 여린 모습을 발견하고 부축해 주는 것이다. 상처받아 마음의 문을 닫았던 나는 사실 사랑받고 싶었을 뿐임을 깨닫고 지금이라도 기꺼이 안아주는 것. 그리고 부축을 기다리는 상처받은 아이의 모습을 타인에게서도 발견하고 애정 어린 손길을 내미는 것이 화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