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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는 역시 무섭네요 #5

임플란트와의 '전쟁의 서막'이 오릅니다(D-146)

드디어 오늘(2025년 6월 6일)부터 임플란트 치료의 시작을 알리는 '전쟁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저도 처음 하는 임플란트라서 기대와 걱정이 교차합니다.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치료가 끝나면 마음껏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임플란트를 심기로 한 부위는 왼쪽 아래 37번 치아 자리입니다. 예전에 치아가 손실된 곳으로, 치아가 손실되었을 때 바로 지료를 받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윗니가 아래로 내려오는 문제가 생겨 교정 시술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은 상황에 따라 적응한다고 하죠. 치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빈 공간이 생기니 이동을 하면서 스스로 균형을 맞추려고 대응한 것으로 보이네요.


임플란트 치료의 시작

오늘 처음으로 교정이나 스케일링을 하던 진료실 외에 임플란트를 위한 방이 따로 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방 안에는 각종 수술도구와 드릴이 놓여 있는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뜻 보기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소형 전기드릴과 드릴탭 같은 도구들인데, 크기만 좀 아담할 뿐이지 형상은 거의 유사합니다. 순간적으로 영화 속 고문 장면에서 등장하는 도구와 닮았다는 생각도 스쳤습니다.


수술에 앞서 마취를 아래쪽 잇몸 안쪽과 바깥쪽에 했습니다. 매번 맞는 마취주사이지만 솔직히 여전히 아픕니다. 치과 의자에 앉아서 한 10여 분을 기다리니, 왼쪽 입술 쪽 감각이 점점 무뎌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수술이 시작될 타이밍이네요.


의사분이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이제 입만 드러나도록 만든 천을 얼굴에 덮으니, 눈앞에서 메스나 드릴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쳐다보지 않게 되어 한결 마음이 편안합니다. 메스로 살을 째는 작업이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통증은 못 느낍니다. 이어서 드릴을 이용하여 잇몸에 구멍을 뚫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뼈를 뚫는 드릴탭의 소리가 귀에 들리고, 진동이 잇몸을 타고 전달됩니다. 이때 약간의 통증이 있어서 순간 움찔했더니, 추가 마취를 통해 통증 부위를 없애면서 계속 수술은 진행이 됩니다.


잇몸에 드릴링이 한참 진행되는 동안, 의사분은 "10㎜면 좋은데 쉽지가 않네요"라는 말씀을 하더군요. 전 처음에는 드릴탭의 두께가 10㎜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길이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래턱 밑에 신경이 지나기 때문에 너무 깊이 박을 수 없어서 조심스럽다고 합니다. 그리고 잇몸뼈도 약간 기울어져 있어 드릴링하기도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한참의 드릴링을 마친 후에야 드디어 임플란트 1개에 대한 식립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집에서 사용하는 스패너와 비슷한 도구로 조이는 소리와 느낌입니다. 잇몸에 뭔가가 박히면서 살짝 조여진다는 느낌을 받는데, 기분이 불쾌해서 그렇지 아프지는 않네요.


한 개 끝

임플란트를 식립 한 후 뭔가를 추가로 하고 있는데, 느낌 상 잇몸을 봉합하는 과정 같습니다. 바늘이 들어가는 느낌은 없지만, 실을 자르라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봐서는 꿰맨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잇몸을 꿰매는데 시간이 제법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슬슬 입을 벌리고 있는 게 힘들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수술을 마치려면 잘 버텨야 합니다. 봉합이 끝난 후, 마지막으로 봉합 부위에 거즈를 대어 지혈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하는 의사분의 말과 함께 임플란트 한 개의 식립이 끝났네요. 잠시 소독액으로 입을 헹군 후 임플란트 이식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파노라마 엑스레이를 촬영하였습니다. 다시 치과 의자에 앉아 있으니, 의사분이 오셔서 수술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네요.

임플란트 좌측 1개 파노라마사진.png [화살표 - 새로 식립 한 임플란트]


"임플란트 이식은 잘 되었고, 지난번 발치했던 치아로 만든 치조골을 잇몸과 임플란트 사이에 넣어서 잘 봉합하였습니다."

"뒤쪽에 사랑니가 있어서 피부 절개를 한쪽만 진행하다 보니, 봉합 시 공간 확보 어려워 시간이 좀 더 걸렸지만 잘 봉합이 되었습니다."

"피부를 당겨서 임플란트를 덮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아물면서 벌어집니다."라고 합니다.


임플란트 후 주의 사항

수술이 끝난 후, 간호사분이 주의 사항에 대해 설명을 상세히 해줍니다.

"우선 얼음찜질팩을 드릴 테니 잇몸에 데시면 됩니다. 1시간 뒤에 거즈를 제거한 후 출혈 여부를 확인하세요. 피가 나지 않으면 얼음찜질을 계속하시던가 아니면 얼음을 물고 계시면 됩니다."

"오늘은 딱딱한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세요. 유동식도 괜찮고, 아이스크림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와우, 아이스크림이라니! 수술 후 작은 위로 같네요.)

"그리고 남은 치과약은 모두 복용해 주시고, 내일 봉합 부위의 드레싱을 위해 한 번 더 오셔야 합니다."


상세한 설명을 듣고 프런트로 이동해 내일 진료에 대한 예약을 했습니다.


돌발 상황 발생

집에 온 후에도 잇몸이 얼얼한 느낌은 계속 있습니다. 그래서 왠지 불안하기도 하고 아플 것 같기도 해서, 단백질 음료와 요거트로 식사를 대신했습니다. 배가 좀 고파서 수박도 약간 먹었고요. 잇몸이 약간 욱신거리기는 하지만 견딜만하고, 다행히 출혈은 더 이상 없어서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파손된 교정 장치]

수술 다음 날, 봉합 부위에 대한 드레싱을 받기 위해 치과에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뜻밖의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점심식사 후 칫솔질을 하는데 뭔가 입안에서 "탕"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순간 교정 장치가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손으로 만져보니 치아에 뭔가가 매달려 있더군요. 살짝 당겨보니 끊어진 철사와 고무줄입니다.


바로 치과에 전화하여 교정 장치를 다시 손 봐야 할 것 같다고 연락했더니, 오늘은 교정 담당 의사분이 안 계시다고 하네요. 다행스럽게 탈락한 교정 장치로 인한 불편함은 없어서 진료 일정을 다음 날인 6월 18일로 변경하였습니다.



생각보다 교정 장치가 쉽게 파손이 되어 좀 놀랐습니다. 그래도 교정 초기이니 다음번에는 더 안정적으로 부착이 되겠지요. 다음 주까지는 마취나 수술 없이 드레싱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편했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겨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임플란트를 식립 한 왼쪽 아래턱을 만지면, 아직도 부어서 그런지 잇몸 쪽이 돌출된 느낌이 있습니다. 누르면 약간 아프기도 하고요. 이제 한 개를 작업했고 앞으로도 두 개를 더 해야 하는데 은근 걱정이 되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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