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내 위치한 스시 무한리필집입니다(D-149)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노량진 수산시장입니다.
예전 사무실은 수산시장 인근에 있었기 때문에 자주 방문하여 회식도 했던 곳이지요. 그런데 기존 수산시장을 허물고 새롭게 단장한 후에는 처음 방문하는 것입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모든 장소가 깨끗 해졌고, 퀴퀴한 생선 비린내도 덜 납니다. 무엇보다 실내에는 에어컨도 나오니 쾌적하네요.
토요일 오후인데도 주차장은 여유가 있었고, 2층 활어회 판매점이나 식당에도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합니다. 아무래도 여름철이라 생선회 먹기를 꺼려하는 것도 한몫을 하는 것 같네요.
오늘 노량진 수산시장에 온 이유는 ‘스시 101’이라는 무한리필 회전초밥집을 방문하기 위함입니다.
이곳은 수산시장 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자리가 몇 개 없어, 반드시 예약을 하시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예약자 확인이 끝나면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손소독대에서 손을 씻은 후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위생 상 잘 갖춰진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곳은 입장한 후 딱 1시간만 식사가 가능한 무한리필 집입니다.
저희가 갔었던 7월 27일에는 1인 기준 58,000원이었는데, 8월 1일부터는 68,000원으로 만원이나 올랐다고 하네요. 저희는 거의 막차를 탄 모양이네요. ^^
안내받은 자리에 앉으면 시원한 녹차와 된장국이 제공되는데, 한참 먹다 보면 시원한 녹차는 정말 요긴한 음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생고추냉이, 락교, 생강 그리고 간장을 준비한 후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바로 회전테이블에서 먹고 싶은 초밥을 내려놓았습니다. 바삐 지나가는 컨베이어 벨트를 한번 눈으로 훑어보니, 다른 회전 초밥집에 비해 고급스러운 초밥이 제법 눈에 들어옵니다.
가끔 초밥 위에 ‘도미’, ‘잿방어’와 같이 회 이름이 적혀 있는 깃발이 꽂혀 있으면, 이름을 알 수 있어서 좋았겠지만 대부분은 없습니다. 그냥 계란말이, 새우, 장어, 관자, 전복, 참치, 연어라는 정도는 알겠지만, 나머지는 그냥 이름 모를 회입니다.
그리고 회초밥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보카도, 아귀 간, 우니와 같은 것이 올려져 있어서 한층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회초밥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대게살, 아귀 간, 그리고 연어알이 올려진 김초밥도 제법 있으니 다양하게 골라 먹는 재미도 있네요. 만약 먹고 싶은 초밥이 안 보이면, 앞에 계신 셰프에게 요청하여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간장새우장이 안 보여서 직접 주문하여 먹었네요.
제가 좀 싱겁게 먹는 편이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초밥의 간이 좀 센 편이라고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집에 가서 시원한 냉수와 탄산수를 많이 마셨네요.
정신 못 차리고 먹고 있는데, 서비스로 갑오징어와 왕새우 튀김이 나왔습니다. 크기도 하고 바삭하게 새우머리까지 잘 튀겨져 맛있게 먹었습니다. 옆에 있는 소스는 튀김에 맞춰 만들어져서인지, 찍어 먹어보니 더 맛있네요.
이때부터 순간 배가 부르다고 느껴지는데, 이때 시원한 녹차가 큰 도움을 줍니다. 식사 중간마다 한 번씩 마셔주면 속이 개운해집니다. 물론 기분만 그렇고 실제로 배는 부릅니다.
비운 접시를 한쪽에 쌓아 놓으면 친절한 종업원이 재빠르게 치우는 바람에, 몇 접시나 먹었는지 모르는 게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상당히 배가 부른 것으로 보아, 다른 회전초밥에서 먹었던 양보다는 훨씬 많이 먹은 것은 확실하네요.
시계를 보니 식사를 시작한 지 30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식구들의 전투력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처음 생각에는 식사하기엔 1시간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습니다. 이제는 빠르게 지나가는 턴테이블 위의 초밥접시를 쳐다볼 여유도 생겼으니까요. 솔직히 여유라기보다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할까요. "음식을 많이 먹어 거북이가 되었다"라는 표현처럼 홀쭉한 배가 툭 튀어나왔네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 옆면에 길게 늘어선 식자재 냉장고가 보입니다. 이 매장에서는 와인과 샴페인, 냉동해산물과 생고추냉이 등 회와 관련된 식자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더군요. 만약 배가 덜 찬 상태였으면 한번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엄두가 안 납니다. 솔직히 이제는 초밥이 슬슬 질려가고 있습니다.
50분 정도가 되니 종업원이 와서 곧 나가야 할 시간이라고 알려줍니다.
이제 아내와 아들과 함께 최후의 힘을 내서 하나씩 초밥접시를 들었는데, 고구마 맛탕과 계란입니다.
아무래도 마무리는 디저트 같은 것이 당기기는 하는데, 고를만한 디저트 종류가 없기는 하네요.
모처럼 맛있는 초밥을 배부르게 먹기는 했는데, 너무 과욕을 부린 것 같습니다.
집으로 내려오는 내내 속이 거북하여 토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제 계산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따져봐도 1인당 가격 이상은 먹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다양한 초밥을 마음 놓고 먹고 싶으신 분이라면 강력하게 추천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좀 고민이 됩니다.
이번에 인상되어 68,000원이면, 그냥 동네 근처 뷔페로 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네요.
뭐 사람마다 다르니 각자의 선택이기는 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